'태양은 가득히...' 선우 3K
시카고 C전 2이닝 무실점 소사 내야땅볼 KO
최희섭 연이틀 볼넷…투-타대결 무산
◇김선우
< 시카고(미국 일리노이주)=박진형 특파원> '풀타임 선발 예약.'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햇살' 김선우(25)가 이적후 메이저리그 첫 등판에서 시카고 커브스의 강타자 새미 소사를 내야땅볼로 잡으며 그동안 햇빛을 못봐 쌓였던 분을 확 풀며 내년 시즌 빅리그 정착을 예고했다.
김선우는 노련한 완급 조절 투구로 2이닝 동안 2루타 1개를 내줬지만 삼진 3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최희섭과의 메이저리그 첫 한국인 투-타대결은 아슬아슬하게 타이밍이 어긋나 무산됐다.
김선우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시카고 커브스와의 원정경기에 3-6으로 뒤진 6회말부터 선발 요시이 마사토를 구원했다. 지난 3일 메이저리그에 오른 이후 10일만의 등판.
첫 상대는 왼손타자인 5번 루스벨트 브라운. 초구에 시속 148㎞짜리 강속구, 2구째 121㎞짜리 커브가 들어오자 브라운은 맥없이 헛스윙. 다시 148㎞의 볼을 꽂은 뒤 4구째 129㎞짜리 커브에 브라운은 멍하니 서서 삼진을 당했다. 강-약-강-약의 절묘한 볼배합이었다. 6번 크리스 스타인스 역시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체인지업으로 스탠딩 삼진. 7번 케빈 오리도 볼카운트 2-1까지 몰았지만 4구째 커브가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3루를 꿰뚫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8번 조 지라르디는 투수인 9번 앨런 빈스와 상대하기 위해 고의 4구. 9번 빈스는 볼카운트 2-1에서 다시 한번 커브로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최희섭
7회말 1번 마크 벨호른과 2번 코리 패터슨을 우익수 플라이와 2루수 직선타구로 각각 잡은 김선우는 3번 새미 소사를 초구에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소사는 바로 앞타석인 5회말 시즌 45호 장외 좌월 1점홈런을 터뜨리는 등 앞선 3타석에서 3타수 3안타로 독이 바짝 오른 상태여서 김선우의 주가가 더욱 치솟았다.
소사가 아웃되면서 공수가 교대됐고, 김선우는 8회초 대타 윌튼 게레로로 교체돼 4번 최희섭과는 상대하지 못했다. 한편 몬트리올은 추가득점에 실패, 3대6으로 패했다. < jinp@>
◇"칠테면 쳐봐!" 몬트리올 김선우
가 12일(한국시간) 시카고 커브스전
에서 7회 2사후 커브스의 강타자 새미
소사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있다.
<시카고(미국 일리노이주)=신보선 기
자 sbs@>
< 시카고(미국 일리노이주)=박진형 특파원> 투수는 역시 공을 던져야 행복하다.
몬트리올 김선우는 지난 3일 메이저리그 입성후 10일만에 처음 밟은 마운드에서 호투하자 모처럼 방실방실 미소를 되찾았다. 일찌감치 샤워를 마친 뒤 사복으로 갈아입고 무스로 머리까지 바짝 세운 김선우의 모습은 훅하고 불면 날아갈 것 같았다.
-첫 등판에서 호투했는데.
▶그동안 많이 쉰 탓에 힘은 남아돈 반면 제구력에 자신이 없어 한가운데만 보고 던졌는데 공이 저절로 코너워크가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첫 인상을 잘 심은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럽다. 변화구도 자신 있었지만 그보다 더 감이 좋은 직구를 많이 던졌다.
-소사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구질은.
▶직구(시속 148㎞)였다. 소사라고 해서 도망가지 않고 정면 승부를 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최희섭과의 맞대결이 무산돼 아쉽지 않았나.
▶오늘은 팀을 옮긴 이후 그렇게 기다려온 메이저리그 첫 등판이었다. 최희섭과의 맞대결에 주위의 관심이 높은 것은 이해하지만 내게는 일단 처음 주어진 등판에서 최선을 다해 잘 던지는게 너무 중요했기 때문에 미처 거기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최희섭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오늘은 비록 성적이 안 좋았지만 아주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