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7. 23. 일요일.
오후에 우산을 들고는 아파트 현관문을 밀고 바깥으로 나갔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로 바람 쐬러 나갔다.
장마철 비가 구질구질하게 내리고, 빗물이 스며든 헌 운동화는 질컥거린다.
나이가 든 탓인지 올 들어와 등허리뼈가 활처럼 굽어져서 허리 통증이 인다.
길 걷다가는 가끔씩 멈춰서서 주먹 쥔 손으로 등허리를 토닥거렸다.
비 내리는데도 석촌호수 서호쉼터 햇볕 가림막 근처에서 운동기구에 매달려서 운동하는 영감도 있었고, 할멈도 있었다.
햇빛 가림막 아래에서는 돌벤치 위에 걸터앉아서 바둑을 두는 영감들이 제법 많았고, 구경꾼은 더 많았다. 오늘은 장기를 두는 영감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바둑구경을 하지 않는다. 바둑 한 판을 구경하려면 시간이 너무나 지루하다.
석촌호수 한 바퀴를 돌려고 숲길 산책로 에 나섰다. 오고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한 바퀴 2,563m 천천히 다 돈 뒤에 서호에 있는 남자화장실에 들어갔다.
오줌은 눈 뒤에 수돗물에 손을 씻고는 바깥으로 나가려고 할 때다.
화장실 안쪽 타일로 깐 바닥에 커다란 지렁이 한 마리가 이리저리 꿈틀거린다.
세상에나. 남자화장실 안까지 기어들어 왔다니. 어찌하려고? 자칫하면 밟혀서 죽기 싶상일 터.
저걸 어찌한담?
나는 바지주머니에서 화장지를 꺼내서 지렁이를 살짝 짚어올렸다. 지렁이가 이리저리 마구 움적거렸다.
변소 출입구 바깥으로 나와서 빗물이 스며드는 풀밭에 내려놨다. 지렁이가 꿈틀거리면서 비에 젖은 풀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화장실 안으로 다시 들어가서 수돗물로 손을 씻었다. 화장지로 지렁이를 짚어올릴 때 지렁이 몸뚱이에서 끈적거리는 분비물이 손가락에 묻었기에 이를 깨끗이 씻어야 했다.
이렇게 비가 구질거리며 내리는 날에는 지렁이가 자주 눈에 띄인다.
자칫하면 오고 가는 사람의 발길에 밟혀서 죽을 게다.
나는 이따금 지렁이를 발견하면 손가락으로 짚어올려서 풀섶에 놔준다.
사람의 발길에 밟히지 않도록.
지렁이는 친환경 자연계에서는 아주 소중하다. 또한 그들도 하나뿐인 목숨을 지녔다.
나는 집나이 76살(만나이 74살). 나는 시골 산골태생이라서 그럴까. 자연생태계의 작은 동물, 자잘한 식물 등을 무척이나 아낀다.
나는 내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기에 작은 동식물의 생명조차도 아주 소중히 여긴다. 그들한테는 하나뿐인 생명이기에.
지겨운 잡초가 아니라면 자연식물을 더욱 아끼고, 종자번식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고 싶다.
단숨에 쓰기 시작한다.
잠시 쉬어야겠다.
쉬는 동안에 아파트 베란다에 나가서 130개 이상의 화분 속을 들여다보아야겠다.
징그러운 민달팽이가 혹시라도 화분 바깥으로 나와서 기어다닐까 싶다.
내 눈에 띄이면 이들은 곧 죽음이다.
내가 꽃삽 안에 징그러운 민달팽이를 올려놓고는 쇠로 된 티-스푼으로 탕탕 내리쳐서 민달팽이를 죽인다.
나한테는 징그럽고, 혐오스런 해충이기에. 이들은 또한 너무나 많이 나타난다.
민달팽이 :
암수 한몸으로 알을 낳는다. 알껍질은 무척이나 동그랗고, 딱딱하다.
등 껍질이 없기에 살갗이 무척이나 흐물거리고, 다리가 없기에 몸뚱으로 기어서 지나가면 끈적거리는 분비물(체액)이 곳곳에 남는다.
식물의 잎사귀, 줄기, 뿌리 등을 갉아먹는다.
나중에 보탠다.
2023. 7. 23. 일요일. 바람의 아들 윤환이가...
이 글을 쓰다가 중지하고는 글을 저장했더니만 자정이다!!
전립선비대증 약을 먹고는 자자...
자다가 일어나니 2023. 7. 24. 03 : 07.
컴퓨터를 켜서 카페에 들어오니 박민순 님의 댓글이 올랐다. 퍼서 여기에 옮긴다.
박민순 시인의 댓글 :
지렁이는 비만 오면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결국은 수분이 없는 땅바닥을 기어 다니다가 말라 죽더라구요.
지렁이만 살려주지 말고
민달팽이도 아파트 꽃밭 풀숲에다 살려 주셔요.
내 회신 덧글 :
박 시인님은 저보다 훨씬 더 야생동물을 사랑하시는군요.
민달팽이...
나한테는 무척이나 징그럽고, 혐오스럽고, 이들이 많지요.
야행성 동물이라서 밤중에 더 자주 나오고, 화분 속의 식물 잎사귀와 줄기를 갉아먹지요.
민달팽이를 잔뜩 잡아서 모았다가 박 선생님 댁으로 택배 보낼까유?
저보다도 야생 동식물을 더 많이 사랑하는 박민순 시인/ 수필가 님.
첫댓글 잘 하셨습니다.
며칠 울진 산간마을에 있었는데,
비온뒤 마당에
웬 지렁이가
그리도 많은지...
숲속 습한 곳에 있다가
다 나온 것 같았습니다.
물을 틀어
아래 도랑과
밭으로
내려 보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시는
최 윤환님
즐거운
꿀잠 주무시기를...!
댓글 고맙습니다.
지렁이는 비만 오면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결국은 수분이 없는 땅바닥을 기어 다니다가 말라 죽더라구요.
지렁이만 살려주지 말고
민달팽이도 아파트 꽃밭 풀숲에다 살려 주셔요.
박 시인님은 저보다 훨씬 더 야생동물을 사랑하시는군요.
민달팽이...
나한테는 무척이나 징그럽고, 혐오스럽고,이들이 많지요.
야행성 동물이라서 밤중에 더 자주 나오고, 화분 속의 식물 잎사귀와 줄기를 갉아먹지요.
민달팽이를 잔뜩 잡아서 모았다가 박 선생님 댁으로 택배 보낼까유?
저보다도 야생 동식물을 더 많이 사랑하는 박민순 시인/ 수필가 님.
허리아프시면
습관처럼 철봉에 매달리는 연습하세요
댓글 고맙습니다.
철봉을 두 손으로 붙잡고서는 허리를 펴지요.
하지만 매달리지는 못하지요.
초등학교시절에는 철봉 매달리기 선수가 되어서 학급-대항전에 출전했지요.
늙은이가 된 지금에는.... 혼자서 ... 그저 뒷짐 지고는 주먹 쥔 손으로 쿵쿵 두들기는 정도로만.....
네~~건강하세요
댓글 고맙습니다.
오늘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 쉼터에서 철봉에 매달리는 흉내를 내면서 등허리를 조금 펴는 체했지요.
지난 4월 5월에 꽃가루 알레르기 현상으로 구토하면서 밥을 조금 먹었더니만 등허리가 굽혀지대요.
이게 어느새 굳어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