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온라인 북스토어에서 '청소년 권장도서'로 추천 받은 소설 속에서 민주화 비하 표현이 나타나 누리꾼들이 들끓고 있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미국 유명 작가 제임스 패터슨(66)이 쓴 '내 인생 최악의 학교'(원제 Middle school, Get me out of here) 번역본 2권 중 '민주화됐다'는 표현과 함께 '바보처럼 당했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원작에서 쓰인 영어는 'got dinked'. 이는 보통 '한방 먹었다', '당했다' 등의 뜻으로 쓰인다. 부정적 의미의 단어를 번역자가 임의로 '민주화'라는 단어로 의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누리꾼들은 "일베 성향의 번역자가 민주화운동을 조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오역했다"는 반응이다. 민주화는 보수성향 인터넷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5.18 민주화 운동 등을 조롱하는 의미로 범용된다. 일베에서는 '비추천'을 뜻하는 아이콘도 '민주화'라 쓰여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저따위로 번역한 걸 교정 없이 그대로 낸 출판사도 문제다", "원 저자가 소송 걸어도 할 말 없겠다", "원 작가랑 미국 출판사에게 '당신 글이 왜곡되고 편향된 색을 가진 언어로 번역됐다'고 메일 보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내 인생 최악의 학교' 시리즈를 쓴 제임스 패터슨은 존 그리샴, 스티븐 킹 등과 함께 미국에서 손꼽히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청소년 도서 제작으로 유명한 도서출판 미래인에서 발행을 맡은 한국판 번역은 서강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김모씨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 인생 최악의 학교'는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시리즈에 포함돼 있다.
'내 인생 최악의 학교'는 이달 초 알라딘 추천도서로 선정됐다. '민주화' 표현이 들어간 2권은 지난해 8월 9일 11번가 '오늘의 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서강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고 전공과 그리 관련 없는 증권사에서 잠시 근무했으나, 글과 문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몇 개의 잡지사에서 기자, 편집장, 객원기자를 역임했다. 옮긴 책으로는 『내 인생 최악의 학교』 『방관자』 『정글의 법칙』 『행복의 심리학』 『성격의 탄생』 『문명에 반대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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