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다시
도깨비 최명운
추석에 음식 만들 때
맛깔스러운 무늬 넣으려
이웃집 텃밭에
홍고추 몇 개 따려는데
독사 어린 것이
수풀사이로 기어간다.
사방이 산중이라서
산에 오르면 독사
한두 마리씩 보는데
어린 것까지 있다는 것
텃밭에도 상당하게
독사가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라서 조심해야겠다.
밤나무 밑에서 알밤을 주었다
텃밭은 가을이 한참 진행 중이다
여름에 거둔 옥수수 대
말라가고 늦게 자란 옥수수
외면받은 채
듬성듬성 남아 수염이 말라간다
이랑엔 한련초 빽빽하게
잡초처럼 보인다
불확실하게 생긴 꾸지뽕 열매
군데군데 울룩불룩 빨갛게 익었다
꾸지뽕나무 타고 올라 달린 호박
노랗게 익은 것을 보니
분명 가을이다
지독하리만큼 무더위 계절 앞에서
결국 꼬리를 내렸다
아니 추석 명절에도
무더위가 기승이다
나뭇잎이 물들어 뽐내는 것은
한해의 수고스러움을 아름답게
수놓기 위해서일 거다.
우리 앞에 단풍이 곧 물결치겠지
어머니 아버지께서 알밤을 구워주셨던 추억
식구들이 들마루에 앉아
송편 빚었던 구수한 시골
억새 깃 날리던 고향 그곳에
다시 서고 싶은 가을🍂
카페 게시글
자유 게시판
다시 또다시
깨비최명운
추천 0
조회 38
24.09.20 03:51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가을이면 두고온 고향이 더욱 그립지요
계절이 바뀌면 배시시 문을여는 추억이 더 스멜대기도 하고요
고운 글 감사드립니다
즐건 신 주말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