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식 측 “당황해서 우왕좌왕”… “한동훈에 사과할 것” 검찰 진술 뒤집어

[螢雪]

신성식 측 “당황해서 우왕좌왕”… “한동훈에 사과할 것” 검찰 진술 뒤집어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뉴스1

2020년 7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유착 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이른바 ‘KBS 검언유착 오보 사건’ 당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한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측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겠다”는 취지의 진술이 담긴 조서를 부동의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서울남부지법 형사3부(재판장 이근수)에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신 검사장 측 변호인은 증거로 제출된 검찰의 피의자 신문 조서를 부동의하겠다고 했다. 검찰 측은 신 검사장 측 변호인에게 “신 위원은 검찰 조사 당시 변호인이 입회한,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환경에서 진술했고, 그때 피해자에게 사과하겠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조서에 담겨 있다”며 “어떤 부분이 불명료하다는 것이냐” 물었다. 신 검사장 측은 “갑자기 느닷없이 신문을 받았다 보니, 당황해서 답변이 우왕좌왕한 부분이 전체적으로 있다”고 했다. 검찰 측에서 재차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내용도 부인하는 것이냐”고 묻자, 변호인 측은 “선처를 전제로 수사에 협조한 측면이 있어 부인하는 취지”라고 답변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검찰 피의자 신문 조서는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 신 검사장 측이 신문 조서를 부동의함에 따라 당시 진술은 증거 능력을 잃게 된 셈이다.

지난해 10월 신 검사장은 남부지검의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KBS에 거짓 정보를 흘린 사실에 대해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초 1차 검찰 조사에선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으나, 같은 달 하순 2차 조사에서 검찰이 물증을 제시하자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는 것이다.

신 검사장은 지난 1월 검찰이 한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자신을 기소하자 “사실관계나 법리적으로나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신 검사장은 지난달 14일 남부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을 마친 뒤엔 취재진에게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며 “재판을 통해 진실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