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73596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세르베르 제파로프(성남 FC) 말고도 우즈베키스탄의 특급 왼발이 나타났다. 한국이 8강에서 조심해야 할 공격형 미드필더 '사르도르 라시도프(분요드코르)'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그의 역습 결정력을 우리 왼쪽 수비 라인(김진수)이 조심해야 한다.
미르자랄 카시모프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이 18일 오후 6시 호주 멜버른에 있는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B조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맞대결에서 3-1로 완승을 거두고 B조 2위 자격으로 8강에 올라 A조 1위 한국과 만나게 되었다.
새로운 왼발 '라시도프'의 85초 벼락 선취골
우즈베키스탄은 예상을 뒤엎고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세르베르 제파로프(현 성남 FC), 티무르 카파제(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현 아크토베-카자흐스탄)를 포함하여 골잡이 이고르 세르게에프(파흐타코르-우즈베키스탄) 등 핵심 선수들을 모두 쉬게 했다. 그 대신 들어간 비교적 젊은피들이 멋진 승리를 이끌어내며 자신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대표적으로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들어간 새 얼굴 사르도르 라시도프가 경기 시작 후 85초 만에 벼락같은 선취골을 터뜨리며 8강 진출 전망을 일찌감치 밝혀주었다. 중국에 이어 2위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승점 3점이 반드시 필요했던 우즈베키스탄이었기에 이른 선취골이 그만큼 중요했다.
성남 FC의 제파로프와 마찬가지로 왼발을 잘 쓰는 라시도프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공격 시작점부터 적극 압박을 가하여 공을 가로챈 다음 놀라운 순간 스피드를 자랑하며 달려들어가 왼발 인사이드 킥으로 선취골을 넣었다. 대체로 선수들이 오른쪽 대각선 슛의 경우에는 달려들어가며 오른발을 사용하는데, 라시도프는 엇박자 스탭을 밟아가며 왼발로 마무리한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왼발 인사이드 슛이 깔려오자 사우디 아라비아 문지기 왈리드 압둘라는 가랑이 사이로 공을 통과시키고 말았다.
사르도르 라시도프는 78분에도 결정적인 역습 기회를 완벽하게 마무리지었다. 카사노프가 왼쪽 옆줄 가까운 곳에서 멀리 반대쪽으로 넘겨준 패스를 받아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지은 것이다. 상대 수비 라인이 밀고 올라온 뒤쪽에 공간이 넓다는 것을 잘 활용한 역습이 제대로 성공한 장면이다. 이번 대회에 후반전 역습을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했던 한국 선수들이 특히 눈여겨봐야 할 장면이다.
수비수들의 거친 성향을 읽어라
1-0으로 앞선 상태에서 후반전을 시작한 우즈베키스탄은 59분에 앞이 캄캄해지는 경험을 했다. 왼쪽 수비수 데니소프가 측면 띄워주기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골잡이 나이프 하자지를 밀어 넘어뜨린 것이다. 벤자민 윌리엄스(호주) 주심의 휘슬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렇게 얻은 11미터 페널티킥을 사우디의 모하메드 사흘라위가 오른발로 차 넣어 1-1이 되었다.
이대로 끝났다가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골 득실차에서 앞서있기 때문에 2위 자리에 오르게 되는 것이었다. 이에 카시모프 감독은 66분에 새내기 날개공격수 이스칸데로프를 빼고 보키드 쇼디에프를 들여보냈다.
이 교체 지시는 거짓말처럼 맞아떨어져서 단 4분 만에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바꿔 들어간 쇼디에프가 물라쟈노프의 오른쪽 띄워주기를 받아 힘찬 헤더로 사우디 아라비아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정확하게 흔든 것이다. 역시 높은 공 다툼 과정에서 힘이 느껴지는 우즈베키스탄 축구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의 이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는데, '수비수들의 거친 스타일' 바로 그것이다. 비록 경고가 누적되어 한국과의 8강전에서 출장 정지 징계를 당한 선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세 경기를 치르며 우즈베키스탄 선수들 여섯 명이 주심으로부터 노란딱지를 받았다는 것. 그리고 그 중에 이 경기 두 번째 골을 터뜨린 쇼디에프 빼고 모두 수비수들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과의 첫 경기에서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쇼라크메도프가 딱지를 받았고 중국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가운데 수비수 물라쟈노프가 딱지를 받았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는 더 많은 수비수들(데니소프, 이스마일로프, 무캄마디에프)이 줄줄이 거친 반칙으로 걸려든 것이다.
특히, 무캄마디에프의 54분 경고를 시작으로 페널티킥을 내준 데니소프의 59분 경고까지 5분 사이에 세 명의 핵심 수비수들이 줄줄이 위험한 반칙을 저질렀다는 것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이는 수비수들이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커버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개인적인 수비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오는 22일(목) 오후 4시 30분(한국 시각)에 멜버른에 있는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해야 할 한국 선수들이 지한파 미드필더 두 선수(제파로프, 카파제) 말고도 이 두 가지 특징(성공률 높은 역습, 수비수들의 거친 성향)을 잘 기억한다면 4강에 올라 오랜만에 우승 트로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