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 럭비 대표팀이 2009부터 올해 대회까지 3연패를 달성했습니다. 이번대회는 HSBC 아시아 세븐스 시리즈의 첫 대회로 대한민국이 첫 대회의 우승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첫날 예선전에서 UAE를 가볍게 물리친 대한민국은 의외의 복병인 (최종7위) 필리핀에 일격을 당해 조 2위로 8강에 진출하게 됩니다. 아시아 랭킹제로 열린 이 대회에서 8강전 중국에 지게 되면 잘해도 최종 5위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저력을 발휘해서 36-7로 손쉬운 승리를 거뒀습니다. 우승을 한 지금 결과적으로 보면 조2위 8강에 진출해서 중국을 선택한 것이 일본과 홍콩을 피하게 되는 대진운을 가질수 있었습니다. 물론,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일부러 진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보약이 된 패배였지요.
이어 열린 4강전에서는 카자흐스탄을 17-7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결승전은 최근 몇경기 동안 이겨보지 못한, 아시아 7인제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홍콩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홍콩은 4강전에서 일본을 26-0으로 이겨 기세가 올라온 느낌이었습니다.
전반전을 17-5로 마친 대한민국의 승리는 더욱 어려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기 직전 극적인 동점을 만들고 서든데스 연장전에 돌입하게 됩니다. 10분간 전후반을 양팀 선수들은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황, 이제는 정신력으로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한건규 선수마저 2분간 퇴장을 당해 한국의 승리는 멀어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극적인 턴오버에 이어 전종만 선수의 비하인드 백패스, 김현우 선수의 오프로드에 이어 대회 MVP 김광민 선수의 마지막 트라이로 극적인 역전승, 3연패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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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스토리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항상 뒷이야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경기전 주최측에서 갑작스럽게 유니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저희가 항상 흰색 유니폼을 착용해 홍콩이 파란색을 착용했는데, 우리 보러 흰색으로 바꾸라는 의견이였습니다. 일단, 흰색과 파란색을 바꿔 입었던 우리는 바꿔 입을 필요가 없었고 양팀이 경기전 협의해서 정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우리가 흰색을 전에 입었더라도 우리가 협의없이 양보할 이유가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주최측에서 미리 확인을 안한 불찰이었고 홍콩이 억지를 부린 상황이었지요. 그래서 토스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토스를 졌고 대한민국이 흰색으로 갈아입어야 하는 상황, 솔찍히 경기 직전 유니폼을 갈아입는게 기분좋은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또 심판이 홍콩에 킥오프 선택권을 주는게 말도안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유니폼 토스는 토스고 킥오프 토스는 따로하는게 맞거나, 홍콩이 유니폼 선택권을 가져갔으니 킥오프 선택권은 우리에게 주는게 맞는 상식이지요.
이것도 말도 안되는 것이라 다시 토스하기로 결정, 킥오프 토스는 우리나라가 이겼고 사이드을 선택하고 킥오프 리시브를 선택했습니다. 전,후반이 모두 종료되고 서든데스 연장전을 시작하려는데 한국팀이 킥오프를 차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전반에 홍콩이 킥오프를 했고, 후반전에 대한민국이 했는데 연장전에 한국이 또 차는것이 맞지 않은거 같아 경기를 진행시키지 않았고, 컴플레인이 받아들여져 홍콩이 차고 한국이 받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원래는 토스를 다시해야 하는지, 아니면 순서대로 홍콩이 다시 차는게 맞는지 모르겠으나 느닷없이 우리에게 차게 하는건 맞지 않아 보였습니다. 국제규칙을 다시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하여튼 그것으로 인해 한국은 조금의 시간이라도 회복시간을 벌수 있었습니다. 잘못했으면 눈뜨고 여러가지로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유니폼 부터 해서 킥오프 토스에 연장전 킥오프까지 결과적으로 보면 홍콩의 꼼수가 우리에게 연장전 들어가기 전에 아주 조금이라도 쉴시간을 더 준 결과가 되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2
남자 결승전을 앞두고 여자 대표팀 감독님과 코치님하고 티셔츠를 사러 관중들이 있는 스탠드 쪽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2005년도에 제가 미국에 어학연수갔을때 같이 럭비를 했던 친구들을 우연히 만나게되었습니다. 6년만에 그것도 중국에서 그리고 1명씩 3명이 한곳에서 따로 만나서 3명의 팀메이트가 뭉치게 된것입니다. 현재 두명 모두 중국에 살고 있고 두명도 우연히 이곳에서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운데 있는 친구는 아틀란타를 떠나서 뉴욕에서 한달간 있을때 길에서 우연히 만난적이 있어서 세계 어디를 가나 럭비 커뮤니티는 작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반갑고 놀랍고...이러니 럭비를 끊을수(?) 있겠어요? ^^
비하인드 스토리 3
일본전에서 멋진 트라이를 기록한 알렉스 맥퀸 선수는 2006년에 홍콩 U-19팀 멤버로 한국 투어를 왔습니다. 그 당시 한국 청소년 대표와 시합을 가졌고 연말의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에서 한국은 홍콩에 패배하여 준우승에 머물게 됩니다.
지금 홍콩의 국가대표의 주요 멤버로 성장한 알렉스 맥퀸 선수가 한국에 왔을 당시에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나중에 식당에서 잃어 버린걸 알아서 착한 주인아저씨가 돌려준 기억이 납니다.
남녀팀 선수단, 지도자 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매우 보람있고 즐거운 투어였습니다. 자세한 사진은 추후에 업데이트 될것이며 여자대표팀의 리뷰는 따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