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도둑 수준을 지나 웬만한 조직을 갖춘 악당들도 나름 대의명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조직원을 규합해주는 고리요 힘입니다. 종교적 색채를 띨 수도 있고 우두머리 개인적인 사상을 주입시킬 수도 있습니다. 규모가 커져서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조직이라면 보다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자기네 본 모습을 감추기 위한 수법입니다. 숨어서 나쁜 짓을 하는 것이지요. 사람들의 비난을 피하면서 도적질을 하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세계 평화 실현’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과연 그러한지는 하는 짓거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평화를 실현하고 싶으면 방법도 평화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평화를 얻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이 얼마나 모순된 일입니까?
‘고통 없이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 고통이 클수록 평화는 더욱 확고해진다.’ 그들의 명분입니다. 사실 인간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전쟁을 수행해야 했을까요? 평화롭게 살려고. 이해가 됩니까? 하기는 악을 물리쳐야 바라는 평화가 이룩됩니다. 일부 또는 소수의 이익을 위해 무력을 동원하는 악한 무리들을 퇴치해야 평화가 따라올 것입니다. 그래서 싸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전쟁은 평화를 위한 필수 조건입니까? 문제는 우리 사회 속에 악의 요소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일단 평화가 수립되어도 그것이 지속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 서로가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 사람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역사가 교훈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난 것도 그 이유일 것입니다.
이 허망한 평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대량 학살을 꿈꾸는 무리가 등장했습니다. 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그들이 핵무기를 쥐려고 합니다. 그러한 첩보가 입수되었습니다. 핵무기 암거래를 공식화하면 사회적인 파장이 커집니다. 위험은 배가될 수 있고 그 짓을 막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 거래에 누가 연결되어 있는지 모두 밝혀진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은밀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결국 은밀하게 활동하는 첩보단체에게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저러한 나라들이 개입될 수도 있습니다. 국제문제화 되면 더 어렵게 되고 해당 국가나 정부는 매우 곤란한 위치에 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은밀하게 추진되는 이 일은 만약 실패할 경우 정부와는 무관한 사건으로 치부됩니다. 따라서 희생된 사람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은 없는 것입니다. 첩보원의 운명이기도 합니다.
‘에단’이라는 비밀요원에게 이 사명이 주어집니다. 그에게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살해 위험이 자신만이 아니라 아내에게까지 미치는 것을 가만두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못해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피신시켰지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 몰랐습니다. 아무튼 임무수행 중에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을 만납니다. 물론 여성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관심을 갖는 사람은 언제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뒤쫓으며 돕는 여성 첩보원이 나옵니다. 물론 에단이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목표를 향해 서로 다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남녀 간의 심상치 않은 감정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단한 첩보원 ‘일사’가 계속 에단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이 허황한 평화 수립자를 찾아내서 가지고 있는 핵무기를 해체해야 합니다. 쫓고 쫓기는 속에서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됩니다. 에단이 말합니다. 지금 상황에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외에는 없다. 그렇습니다. 함께 죽자사자 일해 온 팀원 3명 이외에는 믿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들만의 힘으로 문제를 쫓아가며 오지까지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뜻밖의 사람을 만납니다. 바로 전 아내 ‘줄리아’입니다. 매우 위험 지역에 의료봉사를 나온 것입니다. 새 남편과 함께. 그랬습니다. 에단과 헤어져 새 남자를 만난 것이지요. 반가움? 서운함? 미안함? 복잡한 심경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 운운할 때가 아닙니다. 급박한 위험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지요.
역시!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 영화의 전신은 ‘제5전선’이라는 TV시리즈입니다. 007만큼의 독특한 음악을 배경으로 깔고 있습니다. 특징은 007처럼 독불장군으로 설쳐대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팀으로 활동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심인물이 있기는 하지만 일 처리 과정에 있어 기막히게 조화가 잘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불가능하다시피 한 임무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과정이 시간 내내 마음 졸이게 만듭니다. 처음 흑백 TV로 시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역시 오랜 시간 방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이 TV시리즈물이 영화로 확대되어 나오게 됩니다. 원제 그대로 ‘미션 임파서블’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벌써 6편이 나왔는데 2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같은 맥락의 이야기지만 그 때마다 배경이 조금씩 다르기는 합니다. 그러나 아직 처음의 주연배우가 그대로 이야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래서 별명이 붙어 있더군요. ‘톰 크루즈의 게티즈버그 영화(톰 크루즈의, 톰 크루즈에 의한, 톰 크루즈를 위한 영화, 한마디로 혼자서 다 해먹는 영화)라는 것입니다. 그럴 만합니다. 팀워크로 일하지만 그가 앞장서서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007과는 좀 색다른 이미지와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007에서는 놀라운 기술의 무기가 특징이지만 여기서는 기막힌 요원들의 조합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 폴 아웃’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