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33회 산행 써레봉(660m) 2008-65
(전북 완주군 경천면) 2008년 8월 16일(토) 비
원성연 백영준 윤여봉 이난희 김미성 박은경 참가
금남기맥의 산 써레봉은 써레를 뒤집어 놓은 듯 뾰족한 바위봉우리들이 써렛발처럼 일렬로 늘어서 산의 모습이 수려하다. 써레는 긴 각목에 둥글고 끝이 뾰족한 7-10개의 살을 박고 위에 손잡이를 대 소가 끌게 하여 갈아놓은 논밭에 바닥을 고르거나 흙덩이를 잘게 부수는 용도로 쓰이는 농기구의 이름 이다.
쎄레봉은 아기자기한 암릉 산행을 즐길 수가 있고 암릉에서 걸출한 조망을 할 수 있는데다가 절골이란 태곳적 자연미를 갖춘 계곡을 품고 있어 백두대간이나 정맥 등을 종주한 산꾼 들에게 인기 있는 산이다. 쎄레봉은 대둔산에서 남쪽 직선거리로 약 9Km 가량 떨어진 깊고 깊은 산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어 공기가 맑고 물이 깨끗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산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쎄레봉의 모산은 금남정맥의 산 750봉이다. 운장산에서 뻗어 나온 750봉에서 금남정맥 능선을 이탈하여 북서쪽으로 뻗어나간 산줄기가 왕사봉(708m)과 칠백이고지를 솟구치고 칠백이고지에서 북쪽으로 약 3Km를 더 뻗어나가 들어 올린 산이 바로 써레봉이다.
흔히 산을 양산과 음산으로 나누는데 날카로운 바위산인 양산 써레봉은 사색을 하며 조용하고 호젓한 산행을 즐기기에 그만이지만 산길이 비좁은 곳이 많고 잡목이 뒤엉켜 성가시게 하는 곳이 있고 산길을 잘 찾아가야 되기 때문에 긴팔 셔츠와 긴 바지, 등산화 차림에다 장갑을 반드시 착용하고 경험 많은 산행 리더와 동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 예보가 내린 8월 16일(토) 대둔산을 가는 17번 국도를 타고 운주를 지나 금남기맥 능선에 자리한 말골재를 넘은 차량은 원용복 마을 입구의 용복주유소에 닿는다. 용복주유소에서 좌회전해 신흥골 계곡으로 진행한다.
개울을 따라 이어진 도로는 개울 양쪽에 커다란 바위 벼랑이 문처럼 형성되어 있는석문을 지난다.
차도가 석문 사이로만 나있기 때문에 계곡의 안쪽으로 진입하려면 천혜의 요새 같은 지형인 이 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오늘 산행은 대전 시민들에게 올바르고 건전한 산행문화를 널리 홍보하고 있는 계룡산행회 백영준 회장(대전등산연합회 이사), 윤여봉 운영위원, 이난희 봉사부장, 김미성 총무, 박은경 회원 모두 6명이 함께 했다.
용궁산장이란 음식점 앞 도로 모퉁이에 차를 세우고 산행이 시작된다. (10:32) 산길은 다리 옆 차량을 통제하는 줄을 넘어 널찍한 길을 따라 신흥골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평지와 비슷한 길로 나아간다. 널찍한 골짜기 신흥골계곡은 장마철이라 수량이 풍부해 물소리가 요란하다. 금방 널찍한 길은 끝나고 좁은 길이 나타난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산길로 얼마쯤 나아가자 두 계곡이 만나는 합수지점에 이른다.(10:40) 널찍한 계곡에 너럭바위가 펼쳐졌고 작은 폭포가 형성되어 풍광이 아름답다. 이곳에서 산길은 두 갈래로 나누인다. 직진하는 계곡 길(동쪽)을 하산 길로 정하고 왼쪽(북쪽)길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조금 경사 급한 산길로 10분 정도 오르니 시야가 트이며 무덤이 나타난다.(10:52) 8분쯤 숨을 고르고 숲길로 5분쯤 올라간 후 2분쯤 평평히 가다가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급경사 산길로 12분쯤 올라가 다리쉼을 한다.(11:19) 5분쯤 쉰 다음 6분쯤 급경사 산길을 오른 후 완만해진 산길로 3분쯤 오르다가 가팔라진 급경사 산길로 8분쯤 올라가 써레봉 서봉에 선다.(11:41)
서봉 꼭대기는 나무에 둘러싸여 전망이 터지지 않아 신흥골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시원한 바위에 앉아 조망을 즐긴다.
먼저 금남정맥의 맹주 운장산(1126m)이 선명하게 다가와 눈길을 끌고 좌우에 구봉산(1017m)과 연석산(925m)이 뚜렷하다. 남쪽으로 펼쳐진 산뒤에 또 산, 그 뒤에 또 산마루, 눈길이 가는 데까지 그림보다 더 곱게 겹겹이 펼쳐진 산들의 향연에 대원들 모두 탄성을 지른다. 17분정도 조망을 즐긴 후 써레봉 고스락을 향해 오른쪽 길로 나아간다.(11:58)
산에는 가을바람처럼 시원한 바람이 쉴 새 없이 불어와 땀을 식혀준다. 조금 내려서니 집채만 한 큰 바위가 나타나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하여 오르니 암릉이 나온다. 칼날 같은 암릉을 기분 좋게 2분쯤 탄다. 좌우의 경관이 참 좋아 발걸음이 느려진다.
북쪽으로 천등산(707m)이 위풍당당하게 북한산 인수봉의 모습으로 조망되고 그 뒤로 철옹성 같은 대둔산(878m)이 산 병풍을 두른다. 암릉에서 4분정도 내려선 다음 오르막능선이 돼 환상의 전망이 열리는 바위에 올라선다. 계속하여 암릉을 타고 바위로 잠시 내려선 다음 날카로운 바위를 밧줄을 타고 올라가 써래봉 암릉 꼭대기에 올라선다.
이젠 충남의 진산 계룡산(845m)도 모습을 드러내고 금산의 진악산(737m)과 진산의 인대산(666m) 충남 1봉 서대산(904m)이 조망된다. 힘들게 올라온 수고를 덜어줄 만큼 경관이 참 좋아 아름다운 산세를 보며 온갖 시름을 잊을 수가 있었다. 암릉 꼭대기서 평범한 산길로 4분쯤 더 오르니 써래봉 표지석이 음각된 고스락이다.(12:40)
전망을 하니 신흥골 골짜기 위로 옅은 구름이 산자락에 걸려 있어 마치 선경의 세계에 온듯 신비롭다. 고스락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소찬이지만 진수성찬 부럽지 않게 맛있게 먹고 하산에 들어간다.(13:20)
급경사 내리막 암릉을 밧줄을 타고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곧이어 눈앞에 나타난 바위봉우리는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어 오른쪽 사면으로 나아가 능선에 이른다. 또다시 능선 사면으로 나아가 고스락에서 17분쯤 진행한 금남기맥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산을 내려가기 시작한다.(13:37) 좁지만 뚜렷한 길로 30분 정도 내려가니 계곡이 나타난다.(14:07) 다리쉼을 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해 비를 맞으며 나아간다.(14:20)
하산 길은 계곡을 따라 완만하고 호젓한 산길로 끝없이 이어진다.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기도 하면서 사람 키만큼 자란 산죽 밭을 지나기도 한다. 곧이어 잡목이 얼굴을 때리고 가시나무가 많아 사람이 다니기 힘든 상태인 곳을 어렵게 통과한다.
세차게 쏟아지는 폭포와 작은 바위가 있는 계곡에서 10분정도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한다. 이어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산길은 계곡을 건너는 회수가 많아지고, 비도 내리고 그침을 반복한다. 얼마 후 산을 올라간 합수지점 삼거리에 닿아 피로한 발과 손을 계곡에 씻는다.(15:25)
오늘 산행은 비록 비 오는 날의 산행이었지만 참가 대원 모두가 만족한 산행이었다. 마치 먹을거리가 푸짐한 들녘을 지나는 것만큼이나 넉넉한 마음이 솟아나고 행복에 겨워하는 즐거운 산행이었다.
◈ 산길
원점회귀 코스 신흥골입구-합수지점-써레봉서봉-암릉-고스락-
금남기맥능선-신흥골계곡-합수지점-신흥골입구
약 9Km 4시간 30분소요
◈ 교통
1. 대중교통
대전 서부시외버스 공영터미널에서 1일 6회(07:40~18:10) 운행하는 대둔산행 버스이용-50분소요
대둔산버스터미널에서 고산행 군내버스를 타고 용복주유소에서 내린다. 1일 10회 운행(07:40~19:10) 30분소요
용복주유소서 개울을 따라 산행 들머리까지 약 2.5Km를 걸어가야 되기 때문에 대중교통은 불편하다.
2. 자가용
17번 국도를 타고 대둔산을 지나 운주로 진입한다. 운주에서 말골재를 넘어 용복주유소 앞에서 좌회전하여 개울을 따라 나아간다. 화암사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나아가면 용궁산장 식당 앞 다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