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출판돼 현대를 살아가는 고개숙인 아버지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소설
'아버지의 눈물'을 다시 보면서 주인공 흥기가 느꼈을 중년의 위기를 공감하게 됐다.
직장이라는 테두리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살다보니 어느새 가족들과의 데면데면한 관계
자식한테 제대로 힘이 되어주지 못해 느끼는 자격지심과 가족과의 갈등으로 인해
가정에서도 설 자리가 없고 그렇게도 열심히 일한 직장에서 조차 무능하고 존재감 없이
하루 하루 희망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아버지상을 그리고 있다.
그나마 자신의 첫사랑이라 말하는 첫째 아들 상인이에게 자신의 미래를 기대하지만
그 마저도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대학을 그만 다니겠다고 선언하고 가출하면서
주인공 흥기는 허탈함과 좌절감에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려 한다.
한편 흥기의 첫사랑 큰아들 상인은 지방에서 대학 1학년을 마치고 갈등하게 된다.
서울에서 명문대학 나와도 취업문이 치열한데 지방대학교 졸업 후의 자신의
모습을 답답해 하며 더군다나 점수에 맞춰서 선택한 학과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아닌 곳을 향해 계속 갈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자신이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갖기 위해
여행을 다니다가 카센터를 하기로 결심한다. 물론 카센터가 상인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고 나중에 카레이서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차와 함께 지내면서 차의 구조에
대해 공부하면서 알아가려는 결심을 한다. 물론 하루종일 기름 범벅이 된 우주복 같은
작업복을 입고 있고 손톱에 까만 때가 늘 끼어 있을 자신의 모습도 상상해보지만
그래도 자신이 좋아서 할 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은 기쁨과 설레임으로 가득찬다.
주인공 흥기는 마침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회사 공금에 손을 대고 그것을 채워 넣기 위해
친구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친구가 던진 미끼에 걸리고 만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했던 친구의 자살과 그 이후에 듣게된 친구의 깨진 가정사를 듣고
충격을 받고 인생의 덧없음을 생각하며 자신도 자식과 부인이 자신이 사라진 후에라도
제대로 살 수 있도록 준비해 주고 죽겠다는 결심을 하게된다.
주인공 흥기에게는
부모의 경제적 무능으로 공부를 계속하지 못하고 공부해야할 시기에
공장 취직해서 돈 벌어 동생 대학등록금 대주고 부모나 다름 없이 챙겨준
가장 빚을 많이진 누나 향숙이있다.
누나는 동생에 대한 희생을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고 동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동생의 성공만을 바라며 댓가를 바라지 않고 온전히 희생하며
살아온 흥인에게는 천사같고 엄마 같은 존재다..
가족과 회사 동창들을 통해서 보여주는 사회에서 느끼는 이질감 또한
흥기의 어깨를 짓누르며 결국 해서는 안될 회사 기밀 정보를 빼내 도주하려고
맘 먹고 마지막으로 누나를 찾아 간다.
하도 배고픈 시절을 살아온 사람이라서 얼굴만 보면 "밥 먹었니?"라고 묻는
누나한테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밥타령이냐며 핀잔을 주지만 흥기으
만 한켠은 늘 누나에 대한 안스러움과 미안함으로 가득하다.
평상시와 달리 이른 시간에 누나가 운영하는 분식집을 방문해 출장을 간다는
흥기의 말을 눈치 빠른 누나가 곧이곧대로 믿지을 수 없어서 어디 가냐고
물으니 중국으로 간다고 말하자 사태를 눈치 챈 누나는 세상이 무너지는
좌절감을 느끼며 주저 앉는다.
그렇게 넓은 곳에서 너를 어떻게 찾으라구~~~ 흥기의 뒤를 쫒아 오다가
골목길에 주저앉아 가슴을 쥐어 뜯으며 울던 누나
그 모습을 차마 잊지 못하는 흥기 또한 눈물 범벅으로 길을 떠나고,
............................
치열한 경쟁 비열한 사회 속을 살아가며 홀로 눈물 흘려야 하는
이시대 아버지들의 아픔에 함께 눈물 흘리고 공감하기에 충분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