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 선지식 20차. 48, 선운사 동백꽃
선운사 동백꽃
선운사에 동백꽃은 이미
시들어 버리고 동백꽃은
바람에 날려 산 바닦에 굴러
자기 모습을 슬프게 하였다
어이하여 그러한 모습으로
선운사 법당 뒤를 장엄하고 있는
푸른 동백나무만이 나를 반기네
동백꽃을 안고 살아야 하는 동백나무는
먼리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이야기
눈 속에서는 그렇게 화려하더니
봄이 찾아오는 동백은 슬프게
변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네
나는 마당 제자는 아니지만 서정주라면
선운사 동백꽃이라는 시를 읽기도 했는데
나보다는 동백꽃이 피기 전에 선운사 동백꽃밭은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네
미당이라고 하면 최고의 시인이라고
그렇게 부르게 되었는데
한 순간에 그러한 모습이
저기 동백꽃이 바람에 날려 버린
선운사 동백꽃밭이 되었나
동백꽃이 바람에 날려 버린 숲길을
걸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내 심장을
마당은 알고 있는지 묻고 싶네
일본을 찬양했던 시인이라고
그렇게 칭하는 오늘의 이 시대
미당은 선운사 동백꽃을 바라보면
자신의 운명을 돌아보지 못했나보네
그것은 바로 동백꽃이 만발할 때가 아니라
동배 꽃이 피기 전이라고 하여
육 자백이 노래를 여인이 불렀다고 하는
시어를 보니 알 수 있네
선운사 동백꽃을 바라보는 이 마음은
미당이 찬양했던 여인의 노랫가락은
너무도 슬픔을 이야기 함이라고
땅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이들
미당은 알고 있는지 몰라
나는 말하지 않으련다 아무말도 하지
않으련다 않으련다 선운사 동백꽃을 보니
더 이상 할말을 하지 못하겠네
나에게도 감정의 눈물이 흘러내려
바람에 날린 동백꽃일지라도 밟지 못하고
아직도 꽃이라는 이름으로 있어
나를 노려보고 있는 꽃
숲 속에 우는 새들도날아와
나를 달래고 있음이다
비록 미당 서정주 시인이
친일파라고 하여도 용서하는 대승의 모습
그러한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친일파 시인에게도 불성이 있어
미당을 선운사 동백꽃 시인으로
칭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당을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민족을 악압하고 탄압하던 일본을
찬양한 시인이라고 칭하자는 말
이 말을 하고 싶구나.
동백꽃이 바람에 날리는 선운사
겨울을 참고견디면서 자신의 몸을
그러게 지켰는데 바람에 날린 선운사 동백꽃
붉은 몸으로 자신을 지키고 있어
대지를 떠나지 않으려나 보다
저렇게 슬픈 날의 모습으로
나를 슬프게 하는 구나
나는 선운사 동백꽃을 보려
찾아간 것이 아니라고 말함이네
아 나에게 주어진 것은 바로 슬픔을
참고 견디는 인욕을 보려 갔네
2023년 4월 13 일
출처: 불교평화연대 원문보기 글쓴이: 진관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