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나에게 퀸이라는 밴드의 첫 이미지는
'뭐 이렇게 생긴 인간들이 음악을 한단
말인가'였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처음본 그들의 사진이
Greatest hits의 쟈켓표지의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마니아가 된 지금에도 그앨범 사진은
맘에 안 든다.)
그때가 1991년말이었나 1992년이었나 헤깔리는데
암튼 연말이었거나 연초인 겨울이었고 프레디가
죽은 얼마 후였다.
난 중 1이었고 의정부의 어느 외진 동네에서
목회를 하시던 아버지의 거룩하신 그늘에 가려
문화적 햇볕을 거의 못쬐고 살 수 밖엔 없었다.
세상의 문화는 하나님과 원수다라는 내 아버지의
논리에 반발심이 커져가던 그시절,그 게김성 풍부하던
꼬맹이의 귀에 알아들을수도없는 웬 음악이 꽂치게
될 줄이야 그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그랬다,어유~ 더럽게도 못생겼다라고 생각했던 그들,
그냥 취미이상한 사촌형의 많고 많은 TAPE중 하나였던
뭔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던 그 쟈켓속의 사람들.
그들의 노래라며 형이 틀었던 노래가 바로
Love of my life였다.
그 순간을 회상하면 어떤 냄새가 난다,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를 냄새...물냄새는 물냄샌데....짠 물냄새...
바다냄새? ....
어디서 읽었다,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 감각이 후각이라고.
그때 Love of my life를 들으며 내가 어떤 냄새를 맡았다는건
내 기억이 만든 환상일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순간의 그어떤
강렬했던 기운은 후각으로 내 기억에 저장된거 같다.
이제 퀸의 그 어떤 곡도 그냥 들어 넘길수 없는 완전중독,
숭배에 가까운 중독에 빠졌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중에도
Love... 는 특별하다.
내게 퀸을 가르쳐준 노래,팝송을 가르쳐준 노래,더 나아가
문화에 대해 가르쳐준노래인 Love of my life를...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