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라 시야가 깨끗합니다.
학기가 끝나고 이제 시간이 나니 콧바람 살살 불던 계절은 이미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벌써 여름입니다.
냉동실에서 나갈 날짜만 기다리며 꽁꽁 언 물병 몇 개와 냉장실에 있는 채소 약간을 챙겨들고 길을 떠납니다.
시간이 되는 사람이 먼저, 그리고 또 시간 되는대로 그 뒤를 따릅니다. 그러다 보니 장소도 늘 비슷합니다.
장소보다는 쉬는데 중점을 두는 캠핑이 되어 버린거죠.
장마여도 좋고 바람이 불어도 햇빛이 정수리를 찔러도 좋습니다.
가릴 처지가 아닙니다.
우리 부부의 캠핑 스타일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자연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좋아졌습니다.
크고 작은 벌레에 깜짝 깜짝 놀라던 심장도 이제는 웬만한 일엔 견딜만 합니다.
비가 내려 땅이 질척거리는 게 싫어서 보도 블럭 위에 집을 짓습니다. 덕분에 비 오는 이틀을
고슬 고슬한 바닥에서 잘 지냈습니다.
아무도 없어 적막하기까지한 캠핑장에 타프를 때리는 빗소리가 인디밴드의 리듬 같이 명쾌합니다.
향후 아파트를 팔고 하다못해 풀이라도 자랄 조그마한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 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아늑함과 고요함이 사랑스럽고
이 환한 웃음에서도 편안함이 묻어납니다.
비 오는 날, 두분만이 계셔 쓸쓸하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본가 부모님을 모시러 예정에 없던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차콜에 구운 고기쌈에 김치뿐인 식사를 맛있다를 연발하시며 드셨습니다.
아들의 정성과 사랑을 드신게지요.
젊을 적 사용하던 가마솥같다며 신기해하는 두분께 가져온 게 없어 겨우 감자 구이만 해드렸습니다.
그래도 모셔다 드리고 오는 마음만은 가벼웠습니다.
이만한 건강이라도 유지하며 오래 오래 옆에 계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날 이틀간 내리던 비가 완전히 그치니 블럭위의 집이 무척 뜨겁습니다.
딸을 데리러 가기전 딸의 쾌적한 휴가를 위해 나무가 있는 아래의 캠핑장으로 집을 옮겼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의 느낌부터 다릅니다. 이제야 마음이 편안합니다.^^
다음 날엔 동생 내외가 방문해 우리를 또 즐겁게 합니다.
언니는 아무 것도 하지말고 쉬기만 하라며 손수 김밥을 말고 빵을 구워왔습니다. 참 따뜻한 사람들입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햇빛아래가 아니면 이렇습니다.^^
며칠 후에 있을 기말고사를 대비해 문제지를 사 온 우리딸은 가는 날까지 문제 풀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무엇이든 스스로 하는 우리딸,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될 지는 모르지만 어떤 사람이 될 지는 알것같습니다.
굳이 랜디 포시 (마지막 강의의 저자) 의 말이 아니어도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위해 노력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릴때 부모님과의 캠핑은 바른 정서의 한 켠으로 자리할겁니다.
방화동의 7월도 기억이 되겠지요.
가족과 함게 하는 즐거운 캠핑..화이링~~~^^
첫댓글 부모님과 함께 하시는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알아서 하는 착한 따님이 든든하시겠습니다.. 건강한 캠핑 되십시요~~
즐캠하세요~~
잘 보았습니다. 효도^^
다음엔 더 잘하겠습니다.^^:;
안녕하시지요??...한가로운 캠핑하셨군요...저두 조만간 칠순이 넘으신 장인,장모님 모시고 고기좀 궈드려야겠습니다..제 처가 많이 좋아할것같네요...즐감했습니다.
말씀만으로도 사모님이 기쁘시겠는데요^^ 다음에도 캠장에서 또 뵙겠습니다.
아버님 구두신고...ㅋㅋ 저희아버지도 항상 외출하시면 구두신고 다니셨지요 어디 가시든지.. 가끔 농사일할때나 등산화 같은거 신으시고....
교육 공무원 퇴직하셨는데 아무리 반바지에 샌들신자해도 긴바지에 구두를 고집하세요. 그런분 많을걸요~~
참으로 부러운 여유를 즐기셨군요,,,제 아이들은 시험핑계로 잘 안따라 오려고 하는데 이놈들 꼬실려면 뭔가 잼나는 이번트를 만들어야.....
아이들이 크면 시험에 대한 부담이 커지니 이해해야죠. 저도 고3 딸은 집에 두고 다닙니다.
켄셉 좋습니다.
닉에서 근엄함이 느껴지네요.ㅎㅎ
부모님에게 감자만 해드린것이..글을 읽는 사람이 걸립니다,,,진수성찬도 부족한데,,,
그러게 말입니다.;: 다음엔 맘먹고 초대해 진수성찬 해드리렵니다.
부모님과의 캠핑 저도 눈여겨보고 실행한번 해볼렵니다^^...즐거운 후기 고맙습니다^^
부모님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쉬운듯 하지만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을 하셨네요...정말 대단하십니다...
별일도 아닌데 촛점이 그 쪽으로 맞춰져 민망합니다^^;:
딸래미 옆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막내놈 사진인줄 알고 너무 닮았네요... 옆모습남... 다음에 똑 같은 사진 하나 올려야 겠네요. ㅎㅎㅎ 즐겁고 행복한 캠핑 쭉 이어지시길...
ㅎㅎㅎ~~~^^ 다음에 꼭 한번 올려주세요.
오랫만에 반갑게 후기를 봅니다.^^. 입시가 얼마 남지 않았군요. 큰 따님도 안보이는 듯하고...여러모로 힘들 때, 원기충전에는 호젓한 캠핑이 최고인 듯 합니다. 부디 더위 잘 나시고, 좋은 성과 있으시기 바랍니다...^^.
한번도 뵌적 없는데 잘 아는 느낌이 드는 분입니다. 잘 지내시죠? ^^
이번에도 전용(?)캠장 그 자리에 계셨군요...^_^....오랜만에 후기에서 뵈니 반갑습니다.
전용캠장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트레일러 사신후론 뵙기 어려워서 서운해요~~ 오늘도 또 방화동 다녀왔답니다.^^ 가을에 바뻐 못갈거 생각해서 덥고 힘들어도 열심히 다니렵니다.
기쁨가득 행복만땅...즐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