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째의 결혼식 💕
💐 💐 💐
하루전에 서울에 올라갔다
멋진 호텔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혼주메이크업을 하러 예식장을 찾았다ㆍ
잠시 머물어 방값이 아까웠다ㆍ
동이 트지않은 새벽이었다 ㆍ건물만 빼곡한 도로를 건너 동묘 근처의 컨벤션 센타라서 지근 거리다ㆍ
평범한 사람은 평생에 몇 번이나 이렇게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하객들을 맞을 수 있을까?
사돈댁과 나란히 앉아 메이크업을 하고 단장을 하는 새 조금씩 해가 밝아온다ㆍ
익숙한 내 얼굴이 없어지고 화장과 머리손질등이 지나쳐서 맘에 들지 않았지만,
반가운 사람들이 먼길을 달려왔다는 사실이 그저 고맙고 즐거웠다
사실 둘째 결혼이라서 가까운 친척과 절친에에게만 알렸다ㆍ
장남이 2년 전에 결혼을 치렀기에 축하보다는 부담이 될지도 모르기에 그렇게 하고 싶었다ㆍ
작은집의 형님들은 그새 많이 연로 하셨지만, 오랫만에 서로를 만나는 자리가 되었다고 어찌나 기뻐하시는지!
형님들이 손을 내저었지만, 일일이 모시고 사진을 찍어 증거를 남겼다ㆍ
가실 때에는 충주부터 준비해 간 떡을 손에 들려드렸더니, 신나라 하신다ㆍ
"지혜롭고 영민한 질부~~
큰애 때도 감동였는데, 이번 혼인에 와서도 큰 에너지 받았네. 조카!
아내에게 잘하시게 보물이네, 보물 요즘 같은 시대에 잘생긴 아들 형제 적기에 결혼 시키는 일이
결고 쉬운 일이 아니야. 그대들이 행복하게 잘 사니까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거야ㆍㆍㆍㆍ"
둘째는 쾌활하고 즐거운 아이라서
친구들이 꽤 많았다ㆍ제약회사의 동료들도 많이 와서 잔칫집의 리듬을 띄워 식장안을 북쩍거리게 했다
어찌그리 자기와 똑닮은 친구가 많던지!
외모가 훈훈하고 씩씩한 젊은 청년들이었다ㆍ 덕분에 식장안은 젊은피의 열기로 가득했다ㆍ
환호성, 박수. 춤사위까지 ㆍㆍ아들은 입장하면서 자신감에 찬 제스쳐로 하객들의 웃음과 박수세례를 받았다ㆍ
한쪽 팔을 번쩍 들더니 야홋을 외쳤고, 양손을 들어 하객들에게 감사를 보낸다.
저 씩씩하고 늠름한 청년이 내아들이란 말인가?
좌중을 휘어잡는 저 멋진 사나이가 바로 우리 둘째아들이었다ㆍ
하객들은 소리를 쳤고, 박수를 보냈다.
결혼식장이 리듬의 도가니였다. 내가 본 어떤 예식장보다 흥겹고 즐거운 장이었다.
부모님 축사 순서에서 그이와 나란히 단상에 서서 차례로
하객들에 대한 감사와 결혼의 주인공 두 아이들을 격려했다ㆍ
공무원답게 공문서 양식처럼 격려하는 그이의 차분하지만 진실의 글,
이어서 내가 아이의 빛나는 과거를 모두에게 알리며 이제는 며느리의 남자로 보낸다는응원을 보냈다ㆍ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주책바가지 같은 눈물은 왜이리 흐르는지!
눈물 콧물이 흘러 하객들에게 박수를 받았다ㆍ
아이들을 키우며 행복했던 순간이 많아서 시절마다 머무르고 싶었다ㆍ
알토랑 같은 귀여운 아들 형제!
그 일들을 회상하면 자꾸 감정이 앞선다ㆍ
개구쟁이지만 너무나 귀여웠던 아들 형제!
사랑스럽고, 좋아서 문득문득 이대로 얼음 하고 멈추기를 원했다.
그만큼 아이들은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과 행복을 담뿍담뿍 넣어주었다.
삶에서 이보다 좋은 날들이 없었다.
아이들의 탄생과 정성들여 키우는 나날들은 온통 축복이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두 형제가 똑똑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힐 수 있을 때까지
돌보고, 다시 일을 찾아 하면서 사실 다른 친구들보다 승진이 늦고, 여러면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것을 얻었으니,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들 친구들이 들려준 열창의 축가,
그리고 기타를 치며 신부를 위한 노래를 부르며 흥겨워하는 신랑ㆍ
방문을 꽉 닫고 몇 달을 연습하던 노래가 저것이로구나
웃음이 나온다.
축제처럼 흥겨운 예식이 되었다
집에 와서 축의금을 정리하며 얼마나 놀랐던지!
아들의 친구ㆍ지인들의 마음이 담긴 봉투가 모두 너무나 두툼했다
금액이 성의와 비례한다고 하기는 뭣하지만 이렇게 서슴없이 주고자
한다는 것은, 아들이 그렇게 인간적 유대를 하며 살아간다는 뜻이리라ㆍ
친구와 회사에서 인기가 많고 유쾌하며 행복을 주는 우리 둘째 대규!
이제는 아들들로부터 독립했다ㆍ
충주로 녹십자에서 근무하다 경력직으로 충주에내려와 함께 살았던 아들과의 1년 동안
유난히 살가웠던 시간이었다ㆍ
성인이 된 아들과 따뜻한 밥을 함께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달천강가를 걸었다
어릴 때와는 많이 달랐지만, 의지가 되고 의논이 되는 친구가 되어주었다.
아들이 쓰던 방을 열때마나 빙그레 웃어주던 아들이 보이지 않고, 텅 비어서 자꾸 서러워진다ㆍ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알아서 따뜻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해바라기🌻
저와 꼭 닮은 신부를 맞았으니 천군만마가 되어 신나게 살겠지!
사랑한다 아들♡♡
내 품에서 이제 진짜로 떠났구나!
꼭 맞는 풋풋한 나이에 결혼을 한 멋진 둘째가 오늘로써 우리 둥지를 떠났다ㆍ
결혼식 이후
마음이 허해서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진다 ~♡
아들 형제 떠나 보내기에 한참동안 앓겠지.
2023.3.18
우리둘째 결혼 날
첫댓글 고맙고 또 고맙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