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신천지,
마산의 설화 공부~~~~
마산이라는 동네는 바로 몇 년전 창원시와 통합되었지만,
실은 창원보다 역사가 오래된 동네에요.
오래된 것, 구수한 포구 이야기, 청춘들의 피 끓는 신천지를 찾을라 치면
마산 만큼이나 이야기가 많은 곳도 몇 안되리라 싶지요.
어릴 적에는 남의 동네라 마산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지만,
자라면서 마산과 엮이는 일이 많다 보니, 서서히 이곳 저곳 맛집도, 오래된 마을도,
오래된 마산 식당들의 할머니들을 만나 뵈며 구수한 얘기들을 들으며,
애착도 생기고 궁금해 지는 도시가 마산이 되었네요.
흔히들 신천지라 하면, 뭔가 특별하고 멋지고 대단한 곳,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색다른 곳을 신천지라하던데요,
관심이 없을 땐 몰라봤지만, 마산의 이곳 저곳 들여다보니
스토리도 많고 재미도 생기더라구요.그러니 마산이 바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의 신천지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서두는 이쯤에서 마무리 하고,
오늘은 마산의 설화를 통해 마산을 알아가도록 해요~
마산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는 이 마산이라는 땅의 이름 또는
특이하고 기이하게 생긴 바위에 관한 것들이 있는데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를 통해 보니 '만날고개 이야기', '말이나 해보지 고개 이야기',
'돝섬과 가락왕의 총비(임금이 사랑하는 여자를 이르던 말)에 얽힌 이야기' 등이 있네요.
저는 이 설화들을 다 읽어 봤는데요,
그 중에 '만날고개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어서 함께 공유해요.
만날고개는요, 마산 월영동(경남대학교 주변 동네)에서
내서에 있는 감천리로 넘어가는 고개에요.
고려시대 말 쯤, 마산포구의 이씨 가문 중에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만 사는 어려운 가정의 삼남매가 있었대요.
어머니는 바느질을 해서 삯을 받고 이 삼남매를 키웠지요.
그런데, 어느날 이 어머니는 심한 병에 걸려 들어 눕게 되셨고,
가세가 이렇게 기울고 있으니, 당시 삼남매중 첫 째 딸은
책임감이 강하고 효심이 지극했기에
어떻게든 집을 일으키리라는 마음먹었죠.
그리고 현재 내서에 있는 감천골에 사는 윤진사댁에 시집가게 되어요.
윤진사에게는 반신불수에 벙어리인 외아들이 있었는데요,
이 첫째는 시집을 가면서 땅 얼마를 받아 친정에 넘겨 줄 수가 있었지요.
그런데, 윤진사의 아들은 남편으로서의 구실도 못하는데,
며느리가 시부모와 남편을 극진히 섬겼음에도 그들의 모자란 아들은 보지 못하고
모든 책임을 며느리에게 떠넘겨 아이를 못 낳는다고 첫 째에게 학대를 심하게 했지요.
가족이 너무도 보고싶었던 첫째는 시집살이 3년 만에
친정에 다녀올 것을 부탁했으나 허락받지 받지 못하던 중,
이를 눈치챈 남편이 함께 만날고개까지 와서는 빨리 친정에 다녀오라고,
자신은 거기서 기다리겠다고 했지요.
친정의 형편과 어머니의 병도 회복이 된 것을 본 아내는
시집에 가지 않으려 했으나 어머니의 호된 말씀에 못이겨 만날고개에 왔더니,
아내를 기다리던 남편은
자신의 불편한 몸에 대한 속상함과 무능력하다는 생각에 빠져
바위에 머리를 찍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지요.
그리고 그동안 고마웠던 아내에게 딴 곳으로 도망쳐 살라고 유언한 뒤 죽었어요.
그래두, 이 착한 20세의 큰 딸은 다시 윤진사댁으로 들어가
고된 시집살이를 이어갔어요.
그리고 시댁의 구박에 시집살이가 가혹해져 친정이 그리워지던 어느 날,
첫 째는 만날고개에 올라 친정 마을을 내려다보는데,
마침 친정어머니와 동생들도 같은 심정으로 고개에 오르고 있었고, 모두가 만나게 되었지요.
그래서 이런 전설에서 고개 이름이 유래하였는데요,
그 날이 음력 8월 17일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매년 그 날이 되면 만날재에선 보고싶은 이들이 서로 서로 모여
각종 전통놀이로 어우러지는 만날제 행사를 하게 되었다네요.
어때요? 참 딱하기도하고 슬프기도하면서 한편,
따뜻하기도한 가족이야기죠? 마산만이 가지고 있는....
나머지 다른 설화들도 궁금하시면 "한국민족문화대백과"를 통해 꼭 읽어 보시길 바래요~
첫댓글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는지를 몰랐네요. 저도 마산에 살지만 이름에 대한 유래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네~... 그래도 남편이 눈치는 있었던 것 같네요.
가족이 다 만난다는 의미의 만날재 였으리라고는 저도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