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워즈오토>가 ‘2018 인테리어 디자인 베스트 10’을 발표했다. 올해 등장한 신차와 눈에 띄는 변화를 거친 페이스 리프트 모델 가운데 40개 차종이 후보에 올랐다. 2017년에는 ⓵ 알파로메오 줄리아와 ⓶ 벤틀리 벤테이가, ⓷ 뷰익 라크로스, ⓸ 혼다 CR-V, ⓹ 렉서스 LC500, ⓺ 링컨 컨티넨탈, ⓻ 마세라티 르반떼, ⓼ 마쯔다 CX-9, ⓽ 미니 컨트리맨, ⓾ 스바루 임프레자가 영광을 안았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인테리어 디자인 어워드엔 어떤 차종이 이름을 올렸을까? 목록에 국산차가 두 대나 있어 눈길을 끌었다. 참고로 <워즈오토>는 베스트 10에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알파벳 순서대로 나열할 뿐이다. 기자는 <워즈오토>가 평가에 사용한 모델의 가격에 따라 차례를 재구성했다.
⓵ 현대 코나(2만9,775달러, 약 3,177만 원)
국내 소형 SUV 시장은 현대 코나와 쌍용 티볼리의 접전으로 뜨겁다. 2018년 1분기 판매량은 각각 1만971대와 9,994대. 근소한 차이로 코나가 앞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코나를 첨병으로 세우고 올해 2월 판매를 시작했다. 본격 판매에 돌입한 3월, 2,360대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으로 데뷔를 마쳤다.
코나의 인테리어는 화려한 외모와 달리 차분하다. 센터페시아 중앙의 분리형 모니터 아래로 송풍구와 공조기 버튼이 가지런히 자리 잡았다. 대신 ‘튜익스 내장 컬러 패키지’를 더하면 송풍구와 기어 레버의 테두리, 스티어링 휠 스티치, 시트 끝단 파이프 등을 라임색 또는 빨간색 포인트 컬러로 칠할 수 있다.
<워즈오토>가 평가에 사용한 코나는 라임색으로 곳곳을 물들였다. <워즈오토>는 “현대 디자이너들이 포인트 컬러로 칠할 곳을 아주 잘 고려했다”고 칭찬했다. 덧붙여 ‘힙스터(유행을 쫓는 사람)들의 놀이 공간’이라고 평가하며, “자칫 평범할 수 있는 디자인에 개성을 잘 살렸다”고 전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정갈한 폰트 디자인도 좋은 평가를 받은 요소였다.
⓶ 쉐보레 이쿼녹스(3만6,375달러, 약 3,882만 원)
쉐보레 이쿼녹스는 미국 SUV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2018년 1분기 8만2,398대 판매를 기록하며 전체 SUV 판매순위 3위에 올랐다. <워즈오토>는 “이쿼녹스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높은 인기를 증명하는 매력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곡선으로만 그려낸 디자인과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소재, 뛰어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높이 샀다. 특히 검정색과 버터스카치 가죽을 버무린 시트에 높은 점수를 줬다. 히팅과 통풍 기능을 1열뿐 아니라 2열까지 심은 점도 가산점을 준 배경이었다. 오는 6월 국내 출시를 앞둔 이쿼녹스. 과연 국내 소비자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⓷ 토요타 캠리(3만9,253달러, 약 4,188만 원)
7세대 캠리의 인테리어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운전석과 동승석을 가르는 뭉툭한 센터페시아에서 멋진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8세대는 달랐다. 센터페시아 밑동을 날카롭게 다져 ‘V’자 형태로 완성했다. 위에서 아래로 물 흐르듯 우아한 디자인이 8세대 캠리의 특징이다. 디자인 평가에 나선 <워즈오토> 에디터 중 한 명은 평가표에 ‘와, 이게 진짜 캠리야?’라고 적으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평가대에 오른 캠리의 새빨간 가죽 시트도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 중 하나였다.
⓸ 기아 스팅어(4만8,350달러, 약 5,160만 원)
올해 많은 디자인 어워드에 숱하게 이름을 올린 스팅어도 인테리어 디자인 베스트 10에 등극했다. <워즈오토>는 빈틈없이 아귀를 꼭 맞춘 ‘소재 마감’을 높이 샀다. 공격적인 주행에도 운전자의 몸을 잡아주는 시트의 볼스터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를 시승하다가 수입차를 타면 스마트폰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쌍으로 연결’할 때 답답함이 치밀어 오른다. 기민한 블루투스 인식 속도는 현대기아차의 자랑. 평가에 나선 기자들도 만족한 모양이다. “스팅어의 페어링(쌍으로 연결) 속도가 가장 빨랐다”고 전했다.
⓹ 인피니티 QX50(5만8,195달러, 약 6,214만 원)
2018 북미국제오토쇼에서 매력적인 가격표와 함께 등장한 인피니티 QX50. 우리 돈으로 약 3,890만~4,804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기대를 모았다. 센터페시아에 모니터 두 개를 위아래로 심어 인피니티의 정체성을 그대로 옮겨 담았다. 운전석과 동승석을 가르는 센터 콘솔의 유려한 라인은 눈길을 뺏는 요소. 다이아몬드 모양을 빼곡히 박은 시트도 흥미롭다. <워즈오토>는 “파란색과 브라운, 크림 가죽과 메탈 소재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지 누가 알았겠냐”며 컬러와 소재의 조화를 QX50의 자랑거리로 꼽았다.
⓺ 램 1500(6만5,945달러, 약 7,043만 원)
램 1500은 포드 F150과 쉐보레 실버라도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픽업 삼형제 중 하나. 지난해 램 픽업은 미국에서 50만 대 판매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8년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완전히 새로운 램 1500을 내놓으며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일단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좋다. 얼핏 코끼리 얼굴이 떠오르는 센터페시아에는 12인치 대형 모니터를 담았다. 각종 버튼을 터치스크린으로 대신해 보다 미래적 이미지가 묻어 나온다. 워즈오토는 “조작법이 쉽고, 직관적”이라고 평가하며 “비용이 얼마든 이 모니터는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극찬했다. 하만 카돈 스피커를 감싼 스피커 그릴과 각종 인테리어 소재 등에 대한 평가도 좋았다.
⓻ 렉서스 LS 500(8만9,780달러, 약 9,588만 원)
렉서스 LS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오모테나시’로 정리할 수 있다. ‘모든 기능은 인간을 위해’라는 주제를 담은 LS는 탈 때부터 특별한 기분을 선사한다. 가령 문을 열면 오르내리기 쉽도록 에어서스펜션을 30㎜ 높인다. 대시보드조차 평범하지 않다. 일본 전통 현악기 ‘고토(筝)’와 유리공예 ‘기리코(切子)’에서 영감 받아 빚은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은 예술작품을 보는듯하다. <워즈오토>는 “곳곳에서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LS를 가지기 위해서라면 10원도 아깝지 않다”고 칭찬했다.
⓼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9만1,830달러, 약 9,810만 원)
지난 3월, 2018 뉴욕 모터쇼에서 레인지로버 벨라는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4,830×1,930×1,665㎜에 달하는 길이와 너비, 높이를 가지고도 큰 덩치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비결은 빼어난 비율. 시선을 뒤로 옮길수록 날렵한 자태를 뽐낸다. 문을 열면 화려한 속살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거의 모든 물리 버튼을 지운 자리에 10인치 모니터 두 개를 심었다. 까맣고 매끈한 표면이 압권이다. <워즈오토>는 벨라를 ‘럭셔리와 스포츠, 기술의 아름다운 조화‘로 표현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⓽ 링컨 내비게이터(9만6,570달러, 약 1억316만 원)
내비게이터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와 메르세데스-벤츠 GLS, 캐딜락 에스컬레이더 등 경쟁사 SUV들의 등짝을 겨눈 링컨의 플래그십 SUV다. 내비게이터의 속살을 감싼 꼼꼼한 가죽과 우드 마감, 시원스러운 12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평가에 나선 기자들의 마음을 홀렸다. 내비게이터의 가장 큰 자랑은 ‘30웨이 퍼펙트 포지션 시트’. 최대 30가지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어 신체 굴곡과 몸무게에 따라 시트를 자기 몸에 꼭 맞출 수 있다. <워즈오토>는 “기다린 보람이 있다. 내비게이터에 올라타면 입이 턱하고 벌어진다”고 평가했다.
⓾ 포르쉐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20만1,540달러, 2억1,534만 원)
2018 인테리어 디자인 베스트 10에서 가장 비싼 몸값의 주인공은 포르쉐 파나메라 차지였다. 전투기 조종석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한 장비들이 운전자를 감싼다. 이른바 ‘어드밴스드 콕핏(Advanced Cockpit)’이다. 계기판엔 타코미터를 기준으로 좌우에 7인치 모니터를 심었다. 센터페시아엔 12.3인치 터치스크린이 자리했다. <워즈오토>는 “포르쉐의 실내는 정갈하고, 정교하다. 각종 버튼의 위치는 직관적이라 쓰기 편하다”며 “포르쉐는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말하며 평가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