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성[月城山] 650m 충남 논산
위 치 충남 논산시 벌곡면
높 이 650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논산 달이성(650m), 바랑산(555.4m)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은 노승이 논산시 양촌면 오산마을로 찾아 들었다. 그 노승은 바랑을 바랑산에 걸고 장삼을 벗어 장삼봉에 걸었다. 그런 다음 장삼봉 아래 목탁골에 목탁을 치며 들어가 상여봉에 상여를 꾸며 받쳐놓게 한 다음 장삼봉에 머리를 베고 채광리 쪽으로 다리를 뻗고 누워 조용히 입적했다.
물산 오산리 채광리 일대의 산봉우리 이름과 지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전설로 추정되지만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진다. 바랑산의 암봉은 틀림없는 중의 바랑이고 일명 짜개봉인 상여봉은 상여 모양이 뚜렷하다.
또 재미있는 것은 달이성이나 바랑산에서 내려다보면 상오산과 중리마을 사이에 채광리 쪽으로 길게 뻗은 야슨의 숲이 영락없는 사람이 누운 형국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을 여기서 삶을 마친 노승의 몸통이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욱 묘한 것은 최근 달이성과 바랑산 사이 중산리 절골에 불교 양로원 격인 108실의 크나큰 법계사가 들어섰다는 점이다. 후손이 없는 많은 노승들이 여기서 노후생활을 하고 있다.
오산리 중리마을에서 수락고개 쪽으로 좁은 골짜기를 거슬러 오르면 골짜기가 둘로 갈라진다. 수락고개를 거쳐 달이성으로 오르려면 왼편 골짜기로 가야한다.
골짜기가 갈라지는 곳에 이르기 직전 넓은 반석에 맑은 물이 흐르고 개울가 한쪽은 병풍처럼 서너 길 바위벽이 둘러쳐져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미역소바위라 한다. 옛날 여기가 바다여서 이 바위에 미역이 달려 있었기 때문에 미역소바위라 한다는 것이다. 미역소바위는 좋은 기도터로 항상 촛불이 밝혀져 있다. 마을 사람들은 여기서 기도를 하면 명주실처럼 오래 산다는 이야기가 있어 명주바위라고도 한다.
오산리에는 또 1950년 한국전쟁 당시의 아픈 상처를 되새기게 하는 흔적도 있다. 공산군들이 북으로 쫓겨가며 논산과 성동, 강경 일대 유지 군경 가족 등 200여 명을 이곳으로 끌고 와서 학살했던 것이다 . 그들은 탄약을 아끼려 죽창, 돌, 쇠스랑 등으로 참혹하게 학살했다. 상리 마을버스 정류소 자리, 그 학살 현장에 '6.25 피학살 기념비'가 오석으로 세워져 있다.
깎아지른 바위와 시원한 조망
달이성과 바랑산은 여기 오산리의 뒷산이라 할 수 있다. 달이성과 바랑산은 오산리 쪽으로 100여m가 넘는 바위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장엄하고 경관이좋으며 조망도 좋다. 그토록 멋이 있고 이야기가 많은 산인데도 명산 대둔산에 가려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두 산이 멋있는 점은 산길이다. 두 산 모두 이 벼랑 위로 이어져 있다. 낙랑장송과 어우러진 벼랑의 경관도 종지만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벼랑 아래의 조망이 무척 시원하다.
달이성의 수락고개 쪽 능선은 바위지대로 거의 직벽에 가깝다. 달이성은 이곳의 바위벽을 타고 올라야 한다. 줄도 타고 좀 어렵기는 하지만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달이성과 바랑산의 가장 좋은 곳은 아무래도 두 봉우리의 고스락이 된다. 달이성의 고스락은 높고 높은 벼랑 위이지만 층으로 쌓인 것 같은 납작바위가 벼랑 밖 공중에 내밀고 있어 아찔하다. 여기에는 또 두 개의 둥근 납작바위 옆에 '수락 흔들바위'란 표지가 세워져 있다. 여러 사람이 위에 올라가서 구르면 흔들리는 모양이다.
'달이 뜨는 성채' 달이성
지도에는 바랑산과 달과 별의 봉우리라는 뜻의 '월성봉'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월성봉을 '달이성'이라 부르고 있었다. 양촌 논산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초저녁에 달이성 위로 달과 별을 보며 살았기 때문에 월성봉이라 부는 것으로 여겼는데 '달이성' 이라 부르는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달이성을 오르고 난 뒤에야 '달이성'의 뜻을 알 수 있었다. '달이성', 벼랑 위를 따라 성터 흔적이 있었다. '달'과 쌓는 '성(城)'의 뜻으로 '달이성' 이라 이름 붙였음에 틀림없었다. 지도에 있는 이름의 뜻대로 달과 별이라면 주민들이 '달이별' 이라 했지 '달'은 순수한 우리말로 하고 뱔은 한자로 '성(星)' 이라 해서 '달이성' 이라 했을 리 없다. '괘관산'을 '갓걸이산' 이라 하듯, 어느 산이든 산 둘레의 민초들은 순수한 우리말 이름을 오랫동안 간직해왔다. '달이성'은 산에 성이 있기 때문에 '달'과 '성(쌓는)'의 뜻으로 '달이성'으로 한 것이다.
상리를 들머리로 한 원점회귀산행
상리 6.25 피학살 기념비가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동쪽으로 미역소골을 파고 들면 미역소바위를 지나 수락고개에 올라선다. 수락고개에서는 대둔산의 온 모습이 건너다보이고 대둔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짜기인 수락골이 손바닥처럼 들여다 보이며 경찰승전비도 내려다보인다.
수락고개에서 달이성의 왼편 어깨 위까지는 거의 직벽에 가까운 바위벽으로 꽤 까다롭고 어렵다. 줄이 메어져 있기도 하고 손발을 다 써야 함은 물론 남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산 어깨에 올라서면 길은 성을 따라 벼랑 끝에서 벼랑 끝으로 이어진다. 왼편은 깎아지른 벼랑이지만 오른편은 숲이어서 숲속으로 들어가면 바로 가까이에 그처럼 깎아지른 벼랑이 있음을 짐작하기 어렵다.
이 벼랑길은 달이성의 머리로 솟아올라 가파르게 된 비탈의 아래까지 이어진다. 여기 가파른 비탈이 시작되는 곳에 절골에서 올라온 길도 보이고 안내판도 있다.
달이성 머리 일대 벼랑 끝은 그대로 하늘 위다. 다이빙의 도약대처럼 허공으로 뻗쳐나간 바위도 있다. 고소공포증이 없어도 벼랑 끝에 서면 어지럽다. 이 근처에 흔들바위도 있고 홍기처럼 된 석축도 있으며 헬기장도 있다. 보통 이쯤에 오르면 점심때가 되고 점심 보따리를 펼치고 둘러 앉아 먹기에도 좋은 곳이다.
달이성 머리의 서쪽 비탈을 돌아내려서 잘록이를 지나 또 한바탕 오르면 바랑산의 머리다. 잘록이의 상리에서 올라온 길이 보인다. 바랑산의 머리는 벼랑 위의 바위 같지 않고 모래밭이다. 벼랑은 바위로 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고 그래서 그 위는 너럭바위인 경우가 많으나 여기 바랑산의 머리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바랑산에서 조금 내려서서 절터로 알려진 끝봉(555m봉)의 남쪽 비탈을 가로질러 등성이 너머 골짜기로 내려간다. 골짜기에서 다시 조금 전에 넘었던 등성이를 다시 넘으면 바랑산 자락의 넓은 밤나무단지(조성중)가 펼쳐진다. 이 밤나무단지를 가로질러 내려가면 상리로 내려서고 법계사 들머리를 지나면 산행을 시작했던 피학살 현장 기념비로 돌아가 산행을 마친다.
*산행길잡이
중리정류장(피학살현장 기념비)-(25분)-미역소바위-(25분)-수락고개-(30분)-성터-(20분)-절골 갈림길(달이성 아래)-(30분)-달이성(흔들바위, 헬기장)-바랑산-(20분)-끝봉 아래 등성이-(10분)-밤나무단지-(25분)-정류장
상리에서 달이성과 바랑산 사이잘록이를 통해 두 봉우리를 오르는 길도 있고 절골에서 달이성 머리 동쪽으로 오르는 길도 있다. 이 길들을 통해 달이성이나 바랑산 어느 한쪽만을 오를 수 있으나 그렇게 하면 길이나 시간이 너무 짧다. 상리에서 먼저 밤나무단지 절터를 거쳐 바랑산을 먼저 오를 수도 있으나 밤나무단지에 나무도 없고 길도 포크레인으로 밀어붙여 만든 것이어서 너무 거칠다. 산행의 첫머리가 너무 멋이 없어 산행의 전부를 헤칠 수도 있다. 먼저 미역소바위를 거쳐 수락고개 달이성 바랑산을 거치는 것이 좋다. 총 산행시간은 3시간30분 내외면 된다.
*교통
대중교통
대중교통편으로 달이성과 바랑산에 가려면 논산과 양촌을 거치는 것이 가장 좋다. 열차 또는 버스로 논산에 가면 양촌(면 소재지)을 거쳐 산 아래 오산리로 가는 버스가 07:00, 10:00, 14:00, 16:00 네 차례 있다. 오산리에서 논산으로 되돌아가는 버스 시간은 08:00, 11:00, 15:00, 18:30. 논산에서 하루 10차례 거의 매 시간마다 양촌을 거쳐 신기리(양촌면과 전북 완주군 운주면 경계)로 가는 시내버스가 채광리 앞을 지난다. 채광리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오산리 상리마을과 중리마을에 이른다.
승용차
대전을 거칠 경우 달이성 바랑산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연산 양촌 경유- 1번 4번 국도를 이용하여 연산(논산시 연산면)으로 간 다음 697번 지방도에 들어서서 양촌을 거쳐 운주 방면으로 가다 채광리에서 좌회전하여 산 아래의 오산리로 들어간다. 진산 운주 경유-635번 지방도를 통해 진산으로 가고 진산을 지나는 17번 국도를 타고 대둔산 시설지구를 거쳐 운주에 이르고 운주에서는 697번 지방도로 양촌을 거쳐 오산리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잘 데와 먹을 데
달이성 바랑산 일대에 숙박할 만한 곳이 없다. 가까운 양촌의 장급 여관이나 대둔산 시설지구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대둔산 일대가 좋은 관광지여서 주위에 여러 종류의 음식점들이 많다. 달이성 바랑산 근처(오산리에서 10분 거리)의 양촌에 각종 음식점들이 많다. 그 가운데 논산집(양촌면 인촌리, 041-741-2930)의 생태찌개가 먹을 만하다. 2인분에 10,000원이며 알탕, 조기매운탕도 이 집에서 먹을 수 있다.
*볼거리
쌍계사 달이성 바랑산이 있는 양촌면 중산리에 옛 절 쌍계사가 있다. 쌍계사 바로 뒷산인 작봉산(418m)은 전북 완주군 화산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거의 전북과의 경계에 있는 절이라 할 수 있다.
쌍계사는 고려시대에 지은 절로 추정되며 대웅전은 규모가 크고 보물 408호다. 특히 대웅전 전면의 쌍여닫이문 창살 무늬가 특이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쌍계사는 대웅전 외에 경내에 누각, 명부전, 나한전, 칠성각 겸 산신각 등이 있다. 쌍계사의 중건비문에 의하면 목은 이색 선생의 문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갑사에 보관되어 있는 월인석보판본은 1569년 쌍계사에 두기 위해 만들어졌고 16~7세기 경 고봉화상선요 등 여러 판목이 쌍계사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당 안에 옛 전패(사물을 적은 나무조각)가 보관되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은진현 불우 조에는 '쌍계사가 불명산에 있다'로 기록되어 있다. 불명산은 현재의 작봉산이다.
글쓴이:김홍주 1932년 금산 출생. 현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
참고:월간<사람과산> 200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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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