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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하반기 추가채용 경기도 일반행정 합격수기입니다.
12월 16일에 시험을 보고 채점을 하자마자 이 카페에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믿기지 않는 성적을 받았고 제가 합격이 가능한 것인지 여쭤본 글이었는데
많은 분들께서 불안했던 저에게 좋은 말씀들을 해주셔서 합격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었어요.
당시에 많은 분들께서 저의 공부방법에 대해서도 여쭤보셨고,
장수생인데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셨어요.
(당시 올렸던 글입니다.
http://cafe.daum.net/ngongsa/GMNq/167718
제가 드릴 수 있는 공부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위 게시글 댓글에 적혀있습니다.
이 글에는 공부방법에 관한 내용이 없습니다.)
2월 14일에 최종 합격 발표가 났고,
제가 이 카페에서 얻은 심리적 안정에 대해 보답하고자 합격수기를 쓰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공부방법에 관한 것은 다른 많은 분들이 올려주신 좋은 정보들이 있으니,
저는 제가 장수생으로서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여러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자 합니다.
질문은 민팸 여러분들이 고민하시는 많은 부분 중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이 글에 적힌 것은 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입니다.
하나의 생각일 뿐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목차
<공부하기 지겨워졌을 때>
<슬럼프가 왔을 때>
<이제 그만 쉬고 싶을 때>
<공부 장소가 고민이 될 때>
<친구가 힘들게 할 때>
<목디스크로 아플 때>
<공부 자세 때문에 힘들 때>
<생리 문제가 있을 때>
<운동하고 싶을 때>
<불면증이 있을 때>
<우울할 때>
<장수생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혹은 부탁>
시작합니다
<공부하기 지겨워졌을 때>
저는 한 과목당 기출을 적어도 15-20회독은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기출 문제들은 문제만 봐도 답이 바로 보이기도 했어요.
장수생으로서 제가 공부하며 정말 힘들었던 점은 같은 내용의 책을 계속 보고 또 보고 또 봐야했다는 점이에요. 어느 순간에는 제가 이미 다 아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미 한 기출 책을 수 회독 했고, 내년 시험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고 책을 보는데 있어서 더 이상 보기도 싫고 지겨움이 극에 달했다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강사분의 책을 새롭게 사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다른 형태의 책을 보게 되면 신선한(?) 마음이 들 거예요. 같은 문제도 다르게 보이는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지겨운 마음이 들면, 책을 바꾸거나 펜을 바꾸거나 공부하는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마냥 시간에 이끌려가기 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수험생활을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어요.
<슬럼프가 왔을 때>
분명히 도서관의 누군가 혹은 독서실의 누군가는 아무 기복 없이 공부를 잘만 하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감정에 휘둘리고 공부를 못하게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습니다.
슬럼프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절대로요.
공부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그게 아닐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혼자만 겪는 것이 아니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공부를 너무 하고 싶은데 공부가 잘 안될 때에는 인강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합격 수기를 읽는 것도 자극이 될 것이고, 부모님을 떠올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거예요.
어떻게든 공무원 시험에 대한 동기부여를 다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번 하반기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역시나 슬럼프를 만나게 되었어요.
버티고 버티다가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 하루 날 잡고 혼자 춘천의 한 절에 다녀왔어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몸을 회복하고 싶었고 복잡해진 머리를 쉬게 해주고 싶었고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도 다시금 주고 싶어서 여행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가방에 물 하나, 가볍게 읽을 책 하나 (수험서x)를 들고 음악 없이, 핸드폰 사용 없이 자연 속에서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낮잠도 자고, 하루 종일 힐링하면서 제게 생각할 여유를 주었어요.
여행을 다녀와서는 슬럼프 없이 시험까지 쭉 공부할 수 있었어요. 스스로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왜 내가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잡히면서는 흔들리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이제 그만 쉬고 싶을 때>
저는 제게 관대한 편이었어요. 속이 조금만 안 좋아도 그냥 내일 일찍 나오자며 오늘의 할 일을 미루고, 오늘 공부가 좀 안되면 집에 가서 하자며 짐을 싸고는 책을 펴지도 않은 적이 많았어요.
그 때마다 드는 자괴감은 너무도 허무하게 쉽게 잊혀지고 저는 또 같은 행동을 반복하곤 했어요.
결국 그 자괴감이 쌓이고 커지면서 시험에 대한 자신감을 억누르고 결국에는 슬럼프에 쉽게 빠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어요.
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된 것은,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래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어요. 저는 순공부 9시간이면 제가 할 만큼 다 했고 더 이상은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던 사람이었어요. 공부를 한 총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동안 얼마나 더 집중을 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순공부 9시간을 채우면 왠지 머리도 아프고 눈도 침침해지고 집에 너무 가고 싶어졌어요.
저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여기까지라는 생각을 깨뜨린 것이 이번 하반기 시험에서 합격할 수 있었던 요인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요.
이번에 공부를 하면서는,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공부는 여기까지라고 생각이 들고 너무 집에 가고 싶고 힘이 들 때 ‘딱 15분만’ 하고 집에 가자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더도 덜도 말고 딱 15분만 혹은 10분만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정신이 번쩍 뜨이면서 집중도 할 수 있었고, 어떤 날은 그 시간이 30분, 1시간이 되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깨닫게 되었어요.
더는 못할 줄 알았는데 더 공부할 수 있었구나. 이렇게 하는데도 합격 안 할 수가 있을까. 이렇게만 하면 나는 무조건 합격이다. 그래 오늘 좀 더 버텨보자.
<공부 장소가 고민이 될 때>
저는 집공도 해봤고, 공공 도서관, 독서실, 카페에서도 공부를 해봤습니다.
제가 어떤 환경에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초반에 장소를 정하는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던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저는 약간의 소음이 있고 옆 사람이 딱 붙어 있지 않는 1인 좌석이 잘 맞는다는 것을 늦게나마 알게 되었어요.
스터디 카페를 처음 이용한 것이 재작년이었는데 독서실 비용과 비슷하면서도 제가 마음에 들어하는 환경에서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이번에 하반기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처음 생각한 것이 공부할 장소였는데, 여러 곳을 탐방해보고 제가 공부할 장소를 정했어요.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어요. 결정만 난다면 훨씬 집중을 해서 공부할 자신이 있었거든요.
이번 하반기 시험 공부를 한 스터디 카페는 버스로 왕복 1시간이 걸렸지만 그것 역시 중요하지 않았어요.
공부하는 내내 추위나 더위 때문에 고생하지 않아도 되고, 너무 조용히 해야 하는 환경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았다는 것이 훨씬 기뻤어요. 저는 이번에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것에 이 스터디 카페의 역할이 정말 컸다고 생각해요.
가끔, 공부할 장소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의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았어요.
바로 집 앞 가까운 독서실,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시간이 좀 더 걸려도 자신에게 맞는 장소에서 공부하는 것이 훨씬 좋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부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넘쳐나는 암기와 두꺼운 기출 책이 주가 되어야지, 공부하는 장소나 친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친구가 힘들게 할 때>
최종 합격하게 되면 임용후보자 등록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거기에는 지인 두 사람의 신상에 대해서도 기재하라고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9꿈사 카페에는 서류에 쓸 친구가 없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에 대한 질문도 많습니다.
저 역시 현재 연락하는 친구가 몇 안됩니다. 다 연락이 자연스레 끊기게 되었어요. 저는 그래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 가운데에서 또 다른 좋은 사람들을 사귀게 될 것이라 생각해요.
소꿉친구, 학교 동창, 동네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다면, 합격하고 나서 다시 연락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수험생활을 할 때에는요.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느라 공부시간에 방해를 받게 되는 상황이라면 친구에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친구를 잃을까 걱정하지 마세요. 본인의 공부가 더 큰 걱정이어야 합니다.
<목디스크로 아플 때>
-목디스크 상태
저는 오랜기간 공부를 하면서 목디스크를 얻었습니다. 처음 2년 정도는 독서대 없이 공부를 했었는데 확실히 무리가 오더군요. 왼팔을 책상에 살짝 얹기만 해도 어깨부터 손끝까지 저리고 통증이 있어서 공부할 때 왼팔을 쓸 수가 없었어요. 필기를 하기 위해 오른팔만을 책상에 올렸는데 왼쪽으로 몸이 기울어 결국 허리와 무릎쪽에 통증이 오고, 오른쪽 어깨가 심하게 뭉치게 되어 결과적으로 양팔 다 책상위로 올릴 수 없는 상태까지 가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 때 좌절을 참 많이 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도 안 되는구나.
앞으로 공부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래도 공무원 공부 아니면 저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매일 버티고 자리에 앉아서 방법을 찾아나갔던 것 같아요.
공부를 하기 위해서 저는, 독서대 밑에 책을 몇 권 깔아놓아 독서대와 제 눈의 눈높이가 일치하게끔 만들어서 더 이상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게 높이를 조정했어요. 양 팔을 아래로 툭 떨어뜨리고 눈으로만 공부하기 시작했고 본의 아니게 책을 깨끗이 쓰게 되었어요.
기본서의 경우에는 거의 눈으로만 보았고, 기출의 경우에는 틀린 문제 옆에 체크를 하는 정도만 팔을 쓰게 되었어요.
-목디스크 치료
정형외과에 가서 진단을 받은 뒤에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을 가야 했고, 제가 공부하는 곳까지 왕복1시간이 좀 넘었어요. 치료시간 까지 합하면 하루 3시간이 소비되었어요. 시험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너무나 스트레스였지만, 이대로라면 죽도 밥도 안되겠다 싶어서 치료를 계속 받았어요.
하지만, 시험 한 두 달을 앞두고까지 계속 시간을 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치료를 그만두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저는 실제 시험을 치르면서 계속 팔에 나는 저림증상, 목의 통증과 싸우느라 문제를 풀면서 목 스트레칭과 팔을 뻗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야만 했어요. 그 피 같은 아까운 시간에 말입니다.
이번 하반기 시험을 준비하면서 생각했어요.
제발 단 한번이라도 통증 없이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발 100분동안 시험지에만 집중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저는 이번 하반기 시험보기 이틀 전까지 한의원을 다녔습니다.
시간을 버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시험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치료를 계속 받았어요.
그 동안 제가 목과 팔에 통증이 생긴 이후로 3시간 넘게 한 자리에 앉아서 집중하는 일이 단 한번도 없었어요. 한 시간만 지나도 뻐근함이 오기 때문에 한 시간마다 짧게라도 목과 팔, 허리를 스트레칭하는 버릇을 들였어요. 그리고 집에 와서도 자기 전에 항상 어깨 스트레칭을 해주었습니다.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다음날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기에 매일 스트레칭을 생활화했어요.
그리고 이틀에 한 번씩은 자기 전에 목 어깨 쪽에 따뜻한 찜질을 해 주고, 테니스 공을 이용해서 등과 허리 쪽도 마사지를 해주었습니다.
이런 제 노력과 한의원의 도움으로 이번 시험에서 단 한번의 통증이나 불편함 없이 시험을 볼 수 있었어요. 100분 동안 고개 숙이고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이번 하반기 시험은 제가 아픈 이래로 처음으로 통증 없이 치른 시험이었어요.
목디스크가 있으신 분들은 병원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스트레칭과 관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 어깨 허리 모두 공부 쉬는 시간에 잠깐이라도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내 몸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공부 자세 때문에 힘들 때>
저는 키가 작은 편이라 의자에 앉으면 발이 동동 뜨곤 했어요. 이 상태에서 공부를 하게 되면 발끝에 하루 종일 힘을 주어 제 무게를 받치게 해야 하고, 때로는 몸이 책상 쪽으로 착 달라붙어 목을 앞으로 쭉 빼게 되는 자세를 할 수 밖에 없어요.
공부가 끝나고 나면 종아리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저를 더욱 피곤하게 만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공부할 때 발 받침대를 항상 이용했습니다. 특히 저의 경우에는 의자 등받이에 완벽히 기대어 고개를 숙이지 않는 상태로 공부했기 때문에 발 받침대는 더욱 필수였어요.
발 받침대를 사용하며 독서대를 이용해 책과 저의 눈높이를 맞추어 공부를 하니 어깨와 목의 통증도 줄어들었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게 되면서 몸의 피로감도 확실히 줄었습니다.
<생리 문제가 있을 때>
작년 6월 지방직 시험에 소수점 차이로 떨어지고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공부를 하고자 마음을 먹은 것이 9월이었어요. (하반기 시험 12월 16일)
그 때부터 지금까지도, 저는 약 6개월 동안 부정출혈이 있습니다.
여러 검사를 했는데 스트레스에 의한 부정출혈이라고 하더군요.
호르몬제(피임약)를 처방 받아서 먹고 있음에도 아직 잘 낫지 않네요.
다행히 암도 아니고, 심각하게 안 좋은 상황도 아니라서 계속 약을 먹으면서 제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피임약 부작용 중에 하나가 계속 속이 울렁거리고 두통이 있는 것인데 하필 시험을 2주 앞두고 약의 브랜드를 바꾸는 바람에 부작용과 싸우느라 혼이 났습니다. 두통약을 먹어가며, 매일 피를 보며 공부했습니다. 그래도 왜 나만 이러냐며 좌절하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또 시련이 오는구나
이것마저 버텨내면 나는 합격한다고 주문을 외우고 제가 흔들리지 않게 저를 다독였어요.
이제 일을 하게 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게 되면 몸 상태가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생리에 문제가 생기신 분들은 꼭 병원의 진단을 먼저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는 기간이 너무 길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운동하고 싶을 때>
공부를 하면서 헬스장을 등록해서 다닌 적도 있었고, 수영을 다닌 적도 있었습니다.
몸이 하도 여기저기 아프니 건강하게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에 무리해서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둘 다 오래 가지 못했어요.
평소에 운동을 아예 안 하던 사람이 운동을 하니 몸이 더 힘들더라구요.
그 힘든 기간을 버텼어야 했지만, 저는 소방, 경찰직 분들처럼 몸이 튼튼해야만(?)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스스로 위안을 하며 운동을 그만두었습니다.
저에게는 무리하게 땀을 빼는 운동보다는 스트레칭 위주로 운동하는 것이 잘 맞았고, 그것을 끝까지 잘 유지한 덕분에 지난 하반기 시험을 볼 때 몸에 무리 없이 공부를 할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각자 어울리는 운동이 있고 각자의 몸 컨디션에 맞게 운동해준다면, 마지막에 좋은 몸 컨디션으로 시험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면증이 있을 때>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불면증이 있었어요. 자려고 누우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한 마음에 늘 새벽 늦게 잠이 들곤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좋아졌었는데, 공무원 수험생활을 하면서 불면증이 다시 찾아오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공무원 수험생활을 하면서 불면증을 제 스스로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내일이 오는 것이 너무 싫었기 때문에 잠이 들고 싶지 않아서 잠을 스스로 회피했습니다.
눈을 감고 뜨면 또다시 지옥 같은 이 지겨운 생활을 또 해야 한다는 것이 싫어서 자기 싫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만들어낸 불면증은 제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데에 일등공신이었어요.
저는 잠을 자기 위해 노래를 이용했습니다.
먼저, 이루마 피아노곡과 같은, 가사 없는 서정적인 음악을 켜 놓고 음악 소리에 집중을 해보았습니다. 어느 앨범에 수록된 전곡을 들었는데, 그 노래 목록을 바꾸지 않고 매일 자려고 누울 때마다 습관처럼 들었어요.
처음에는 노래 리스트가 한 바퀴 다 돌 때까지도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그래도 잠을 반드시 자야만 한다는 압박감 없이 그냥 편하게 음악 감상을 하듯이 눈을 감고 있다가 보면 어느새 잠이 들어있었어요.
며칠을 그렇게 루틴을 가져가다 보니, 자려고 누웠을 때 제일 처음 나오는 멜로디를 듣게 되면 마음이 너무 편해졌고 점점 빠른 시간 내에 잠을 잘 수가 있었어요.
<우울할 때>
저는 성대결절 치료 목적으로 항우울제를 복용한 적이 있습니다. 목에 항상 긴장을 하고 있어서 성대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긴장을 풀어줄 목적으로 항우울제를 복용했었어요.
그래서 항우울제를 먹게 되면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를 직접 겪었기 때문에 우울증 약은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마음에 병이 크게 있는 분들은 의사의 처방 하에 약의 도움을 받으셔야겠지만, 수험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이 있는 경우라면 약을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우울감이 있는 분들은 약을 먹는 대신 저는 심리상담센터를 다니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상담센터를 다니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거나 쓸데없는 일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귀가 아프면 이비인후과를 가듯이, 마음이 아플 때에는 마음을 어루만져줄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이나 상담센터가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가족이나 친구 혹은 민팸 누구든 어디든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본인의 마음을 드러내셨으면 좋겠어요. 우울감을 혼자 안고 주저앉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공무원 시험은 장기 레이스예요. 내 마음 따위 둘째 치고 공부부터 하자는 게 안 되는 시험입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들고 우울한지 생각해보고 나 스스로를 위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 공부하느라 네가 힘들구나. 오늘 독서실 옆에서 떠들던 애들 때문에 네가 화가 났구나. 그 지겹고 힘든 하루를 또 버텨냈네. 잘했어. 맛있는 거 먹자.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대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를 진정 위로해 줄 수 있는 건 주변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힘든 감정을 숨기지 말고 들여다보시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내가 나를 알아줄수록 우울감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해요.
이상, 저의수험생활 이야기였습니다.
아래는, 필기합격 발표가 나고 여러 감정이 벅차오른 상태에서
가만히 장수생(글쓴이)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대로 끄적였던 ‘장수생’이라는 시(?)입니다.
가볍게 봐주세요 ㅎㅎ
<장수생> --(우울주의!!!!!!!!!!!!)
같은 책을 또 보고 또 봐야 하는 지겨움.
아무리 공부해도 안 될 것 같은 불안감.
지긋지긋한 외로움.
매일 증식하는, 암기할 것들에 대한 버거움.
불합격 할 때마다 느껴지는 무기력.
아무도 주지 않는데 혼자 만들어 내는 눈칫밥.
계속 나이만 늘어가고 나만 뒤쳐지는 것 같은 상대적 박탈감.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해야만 하는 의무감.
그리고 그것을 벗어났을 때의 죄책감.
재생. 멈춤. 재생. 멈춤.
왜 나만 안 되는 걸까.
남들은 쉽게 쉽게 붙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러지.
왜 나만 아프고 왜 나만 힘든걸까.
나는 안 되는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 된걸까.
흠흠..
마지막으로..
<장수생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혹은 부탁>
너무나 평범하고 평범한 제가 몇 년 만에 결국 합격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려고도 했었지만 버티고 노력한 끝에 합격했습니다.
장수생 분들은 특히나 멘탈 관리를 잘 하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꾸 떨어진다고 해서 영원히 합격하지 못하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도 충분히 노력하고 있지만 나는 더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믿고 되뇌고, 스스로에게 힘내라고 자꾸 얘기해줘야 해요.
장수생은 앞으로 다가올 날들동안 해야 할 일들을 이미 알고 있고, 벌어질 일들에 대해 알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패턴으로 내가 공부하게 될 것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지겨움들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서 봤던거 또 보고 또 보는게 얼마나 지겹고 괴로운 일인지 너무나 잘 압니다.
그래도 시험 전에 한 번 더 꼼꼼하고 빠르게 정독할 수 있어야 합격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해요.
시험 전 날에 제가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가락바퀴가 청동기가 아닌 신석기 시대 유물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고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이미 알고 있고 외우고 있던 것들도 사람인지라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너무 간과하고 있었고, 늦게나마 그 점을 깨우쳐서 마지막까지 빠르게 읽고 꼼꼼하게 공부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이번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내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도 마지막까지 점검하시고, 시험에 다가올수록 빠르게 회독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마시고 주눅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슬픈 마음이 드시면 엉엉 울다가 또 툭툭 털어내면서 일어나 그 자리를 지키셨으면 좋겠어요.
시험보러 가는 날에도 저는 이게 과연 내가 될 수 있는 시험인지에 대해 계속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진짜 이렇게까지 열심히 했는데도 안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도 계속 안고 있었습니다.
시험 보면서까지도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제가 믿을 것은 그 동안 죽어라 공부해왔던 저 자신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억울해서라도 무조건 합격한다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너무나 불안했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공부했는데. 목 어깨 통증 다 참아가면서 부정출혈까지 안고 매일 죽어라 공부했는데 내가 합격 못하면 말도 안 된다는 생각과 함께 이번엔 무조건 될 거라는 생각은 언제나 마음 한 곳에 두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노력하고 계시겠지만 더더더 힘을 내셔서 공부하는 그 자리를 끝까지 지키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슬럼프가 있었든 아니면 지금 슬럼프가 있든 상관없습니다.
지금껏 몇 년을 공부했는지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앞으로이고 내일입니다.
남은 시간 동안 쏟아내면 됩니다.
이번 시험에서는 반드시 운도 따를 겁니다.
찍는 족족 정답을 찾아갈 겁니다.
힘이 들 때면 합격통보를 받고 소리지르고 있는 나를 상상해보세요.
반드시 현실이 되어있을 겁니다. 포기하고 주저앉지 마세요.
스스로를 믿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한계를 넘고 넘어서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다 쏟아내고 나면 반드시 합격해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 제발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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