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이하며
정용진 시인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은 어린이 날.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미국은 5월 두 번째 주일이 어머니날이고, 6월 세 번째 주일이 아버지날이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이는 성경에 기록된 주님의 약속된 당부의 말씀이다.
가정은 사랑의 온상이요, 행복의 샘터다. 그래서 우리의 선인들은 집안이 화평하면 만사가 다 이루어진다. 고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후손들에게 당부했다.
근세에 들어서면서 잦은 부모들의 이혼으로인한 가정 파괴로 자녀들은 고민과 방황에 빠지고, 이는 한 가정의 불행을 넘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민족은 6.25 사변으로 인한 동족상잔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겪고 있는 슬픈 민족이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남북대화의 결렬로 금강산에서 종종 이루어지던 이산가족들의 상봉도 중단된 상태니 삶이 얼마 남지 아니한 이산가족 노인들의 번민이 너무나 깊어만 간다. 이는 소수의 정치지도자들의 지나친 아집과 편견의 결과인데 이들은 먼 후일 민족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나는 2002년 우리 조국의 명산 금강산을 등정 하였고, 2004년 북한을 방문하여 평양. 묘향산. 남포. 개성을 순례 하였다.
헐벗은 산하에 굶주려 몸이 약해진 동족들, 우리 민족이 살길은 통일밖에 없구나 하는 절실한 생각이 눈시울을 붉게 하였다.
만나는 동족들이 하나 같이 어린아이 같이 순박한 얼굴이요, 같은 언어와 문자를 쓰고 동일한 음식을 먹는 동족들임을 강하게 느꼈다. 이는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이라는 명료한 여행의 감격 이었다.
우리의 조상들은 새봄이 오면 대문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을 써 붙이여 새봄에는 길한 일이 찾아오고 따뜻한 햇빛이 비취기를 기원하였고, 안채 기둥에는 당상학발 천년수(堂上鶴髮 千年壽) 슬하자손 만대영(膝下子孫 萬代榮)을 써붙여, 놓고 윗어른들은 그 머리털이 학의 깃털처럼 희어 천년의 수를 누리시고, 손아래 자손들은 만대에 이르도록 영화를 누리라, 고 기원하였다.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다. 라고 -R. 브라우닝은 말했다. 가정의 소중함을 단적으로 표현한 명언이다. 또 아버지가 엄하면 효자가(嚴父出 孝子)나오고, 어머니가 엄하면 효녀가(嚴母出 孝女)탄생한다고 일렀다.
오늘날은 효는 만행의 근본이라 이르신 선조들의 교훈이 퇴색하여 연로하여 수족이 불편하신 부모들을 학대하고 심지어는 폭행을 가하는 패륜아들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아버지는 아들의 덕을 말하지 아니하고 아들은 아버지의 허물을 들추어내지 않는다. 는 부불언자지덕(父不言子之德) 자불담부지과(子不談不之過)는 격세지감의 낡은 언어로 전락한 것이다.
거리에는 온갖 마귀들이 들끓고 있다. 이것을 지켜주는 것이 부모의 신성한 의무요 과업이다. 성공한 자녀들의 배후에는 반드시 훌륭한 어머니가 있다.
맹자의 어머니는 맹자를 훌륭한 아들로 키우기 위하여 세 번씩이나 이사를 하였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교훈이 있다. 또 포은 정몽주의 어머니는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하여 /가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난 가마귀 흰빛을 새오나니/ 창랑에 좋이 씻은 몸을 더러일까 하노라. 는 격려시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고, 한석봉의 어머니는 아들을 명필로 만들기 위하여 불을 끄고 자신은 떡을 썰고, 아들에게는 글씨를 쓰게 하였다고 전하며, 이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 또한 아들을 잘 양육한 모친의 표상으로 알려져 우리나라 화폐에도 올려져 있다.
성공적인 자녀들의 배후에는 어머니의 피나는 정성과 노력이 숨어 있다는 뜻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자녀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달이 되어야하고, 부모들은 자녀들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야하는 교훈의 달이다.
더구나 우리 한국 동포들은 정든 조국을 떠나 이 땅에 이주하여 자녀들을 잘 양육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불철주야 노력하는 처지가 아닌가. 우리 모두는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면서 훌륭한 후손들을 양육하고 행복한 이민의 삶을 누려 제2의 조국에 성공적인 뿌리를 내리자. 그리고 많은 후손들을 지도자로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