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단 돌풍'의 주역들이 벌인 본선 24강전에서 심재익 초단(왼쪽)이 강태훈 초단을
꺾고 16강 티켓을 차지했다.
제23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24강전
심재익, 강태훈
누르고 허영호와 16강
예선에서 변상일을 꺾은 강태훈
초단(24)과 최철한을 꺾은 심재익 초단(20). 24명이 겨루는 본선에서 두 명의 초단이 맞대결을 벌이기는 흔치 않은 일이다.
1월랭킹에서 변상일은 5위, 최철한은 9위다. 반면 강태훈은 100위권 한참 밖이고
심재익은 기준판수에 모자라서 아직 랭킹이 없다. 한국기원 기사 프로필 난을 보면 둘 다 거의 백지상태이고, 승점이 패점보다 많지 않은
신예들이다.
▲ 예선에서 윤민중ㆍ김광식ㆍ최철한ㆍ김진휘를 꺾은 심재익 초단.
'초단 돌풍'의 주역들이 격돌한 24강전에서 심재익이 강태훈에게
252수 만에 불계승했다(26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 두 기사 간의 첫 대결은 진기한 '양패빅'이 등장하며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승부는
양패빅이 갈라놓는 결과로 이어졌다.
강태훈이 시간에 좇겨 심재익의 간과한
대목을 찔러 대마를 잡으러 갔다. 그때만 해도 기세가 좋았으나 초읽기에 몰린 나머지 실수를 범했다. 어느 한 쪽이 잡힐 것 같았던 대마 수상전은
결국 '양패빅'으로 결말이 났고, 상대 집을 깨고 중요한 선수를 가져간 심재익이 승세를 탔다. 심재익에게 운이 따랐다.
▲ 예선에서 현유빈ㆍ김은선ㆍ변상일ㆍ안조영을 꺾은 강태훈 초단.
국후의 심재익은 "중반에 너무 이상하게 두어 거의 진 바둑이었다.
(상대가 귀쪽을) 늘어 받았으면 (백에게) 사는 수가 안 보이는 것 같다"는 감상을 밝혔다.
심재익은 2017년 2월 입단자. 지난해 바둑리그 신안천일염팀에 뽑혀 11연패에 빠지는 고초를 겪다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감격적인 1승을 올리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짠하게 했다.
▲ 흑이 강태훈, 백이 심재익. 우상의 대형 수상전에서 A와 B, 두 곳의 패로 진기한
'양패빅'이 등장한 형태. 백이 흑진을 깨뜨리며 선수를 차지해 우세를 잡았다.
그 후에 심재익은 8연승으로 GS칼텍스배 예선과 미래의 별 예선을 통과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GS칼텍스배에선
윤민중ㆍ김광식ㆍ최철한ㆍ김진휘를 차례로 꺾고 종합기전 첫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 16강에선 전기 4강 멤버이기도 한 관록의 강자 허영호 9단을
만난다.
"예전과 다르지 않게 도장에서 계속 공부하고 있다. 허영호 사범님과의
16강전 준비는 잘 안 되어 있어 평소보다 더 열심해 해야 될 것 같다"는 심재익이다.
▲ "올해 목표는 세계대회 본선을 가야 될 것 같습니다. 바둑리그는 출전하고 싶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범님보다 약해서…."
한편 2012년
지역연구생 입단대회를 통과했던 7년차 '중고 신인' 강태훈은 현유빈ㆍ김은선ㆍ변상일ㆍ안조영을 꺾고 본선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나 더 이상 올라가는
데엔 실패했다.
278명의 프로기사가 참가했던 예선에 이어 24강
본선토너먼트, 결승5번기로 우승자를 가리는 제23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의 상금은 우승 7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2월 1일엔
최정-최재영의 24강전이 이어진다.
▲ 첫 종합기전 본선에서 16강으로 도약한 심재익. 바둑리거로도 이름을 올린 바 있는
20세의 유망 신인이다.
▲ 강태훈은 24세. 2012년 지역연구생 입단대회를 통과한 프로 7년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