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싱가포르행을 두고 굉장히 고민했다. 사실 나는 유소년 팀을 유소년 축구리그에 참가시켜 우승하고 싶었다. 우승보다는 우승뒤에 오는 감독 연수가 맘에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유럽리그에 코치로라도 진출할 수 있지 않겠는가 라는게 나의 계산이었다.
'내 열달치 고민을 1주일동안 하는 군.' 나는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중얼거려도 이것은 과장이라는 걸 알고 있다. 감독이 되더라도 팀을 위해서 고민 할 것이고 만약 거절하더라도 유소년 팀때문에 고민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과장법을 쓰면서까지 중얼거리는 것은 이 고민이 내 인생에서 한획 아니 두획은 그을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일을 부모님께 말씀드릴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만두었다. 답변은 뻔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하는 와중에도 계속 글을 썼다. 그리고 전화가 왔다. 어머니의 표정이 굉장히 안좋다. 분명 친구이리라......
나 : 여보세요?
??? : 나 축구교실 원장이오......
나 : 아이구 원장님 무슨일이십니까?
축구교실 원장 : 소식다들었소. 싱가포르리그에 감독으로 간다면서요.
나 : 아직까지 결정은 안되었습니다만.......
축구교실 원장 : 흠......실은 SAFFC구단주가 우리 축구교실 사무실에 갔다왔소. SAFFC와 계약이 되어있다면서 잡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이 싱가포르에 석감독과 같이 가게된다면 기부금 형식의 이적료를 주겠다면서 그러더군요.....잡지 않는다면
분명 '석감독'이라고 했다. 원장님은 항상 나에게 '석코치'라고 했는데.......그 전화를 받고 나선 나는 종이와 펜을 들었다. 한자를 잘못써서 그냥 한글로 사직서를 썼다. 물론 그냥 갈 수도 있었으나 웬만하면 나는 공식적인 절차를 밟고 싶었다.
다음날 나는 사직서를 냈다. 원장님은 예상을 하고 있었다는 듯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의외로 결정이 빨리 끝난 것이었다. 나는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에 퇴직금은 없었다. 내가 결단을 빨리하는 바람에 3일간은 고민할 필요 없게 되었다. 앞에서 말한 일주일을 4일로 바꿔야겠다.
'열달동안 할 고민을 4일동안 했다'
사직서를 낸 다음......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말씀을 드렸다.
나 : 어머니, 아버지 저 싱가포르에 감독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 대충 알고 있었다. 저번에 전화왔을때 그 분(SAFFC관계자)이 말해줬거든 나는 네가 거기로 감독으로 부임하기를 바랬는데.
나 : 아.....네
아버지 : 나한테 말안해줬는데.......하여튼 가서 잘해봐라.
나 : 네......그런데요. 계약조건을 봐서 좋으면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싶습니다만.......
아버지 : 됐다. 내 니 결혼할때까지 손안벌릴끼다.
어머니 : 그래 니가 비록 돈못버는 백수이긴했어도 효자이긴 했다. 이제 직업도 있으니깐 돈모아서 결혼해야지.
나 : 아 저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한명있긴하지만......싱가포르에서 자리잡히면 결혼할랍니다.
아버지 : 내가 니한테 별로 해준건 없고 이거 갖고 결혼해라.
어마어마한 돈봉투였다. 300만원이었다.
나 : 언제 이런돈을 모아놓으셨.....감사합니다.
나는 바로 연락을 했다. 나는 여자친구는 많았으나 내 사정을 다알고 있는 진짜 여자친구에게 연락했다.
나 : 나 내일 대전갈거야.
여자친구(한주연) : 정말? 왜 오는 거야? 내일 축구경기 있어?
나 : 내일 너 놀래주려구
주연 : 그럼 나한테 전화는 왜해. 놀라게 해주려면 갑자기 와야지.
나 : 하여튼 내일 깜짝 놀랄거야. 내일 보자...
주연 : 취업이라도 한거야?
나 : 내일 가서 보자......엄청 중요한 얘기 할 거거든
주연 : 알았어. 잘자
나 : 응. 너두.
그다음날......대전행 첫차를 탔다. 대합실에는 친구와 주연이 있었다. 이 친구의 사촌이 주연이다. 우리 셋은 동갑이었고.......
나 : 넌 왜왔냐?
친구 : 너 온다길래......
나 : 잠시 귀좀 줄래?
친구 : 왜?
나는 귀에다 대고 뭔가를 말해주었다.
친구 : 주연아. 나 갑자기 약속해놓은게 생각나서 가야겠어.
주연 : 그래? 가봐.
친구가 가고......
나 : 나 사실 너에게.....
주연 : 우리집에 가자. 맛있는거 해줘.
나 : 아......알았어.
첫댓글 1. 받아들인다...ㅋㅋㅋ
3. 일단 보류...ㅋㅋㅋ
2번요....일단은 안이루어 졌다가 나중에 감독으로 성공한뒤 멋지게 프러포즈하는게 더 멋지지 않을까요?ㅋ
더 극적으로;; 차인다음 싱가포르에서 성공한다음 그 여자에게 청혼할려고 갔는데 그 여자는 이미 결혼을 한 상태...
그래서 그 모습에 열받아서 그여자를 잊고 더욱더 열심히 한다음 뗴돈을 벌어서 한국으로 귀국했는데 어느 소식통으로 그 여자의 남편이 죽어서 그여자는 혼자라는 말을 듣고 다시 청혼함 그리고 결혼골인;
너무 극적이죠-_- 그러면...그런서 꼬이면 공부도 안되는데 그 상황에서 더 열심히 일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감독일은 막노동이 아니잖아요-_- 게다가 그 주연이라는 여자는 지조를 버린셈이되니-_-이게 어디 동방예의지국에서 나올 러브 스토리 입니까-_-
아하-_- 태클걸려고 그런건 아닌데...재혼이라는 말에 부정적인 고정관념이-_-
그냥 장난으로 해본말인데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