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거래 전 한국 증권시장을 체크, 월스트리트의 새로운 관습” / 7월 20일(월) / 중앙일보 일본어판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하이닉스 경영진이 10일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SK하이닉스 ADR의 나스닥 상장 세레모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연합 뉴스]
미국 증권시장을 따라잡느라 바빴던 한국 증권시장의 위치가 변하고 있다. 반도체 등 인공지능(AI) 관련 종목 비중이 큰 KOSPI가 전 세계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런던·도쿄의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한국 증권시장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새로운 관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JP모건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시장 전략가 타이 휘 씨는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팀이 한국 시장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HSBC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 책임자인 헤라드 판델린데 씨는 “요즘 한국은 ‘모든 회의에서’ 논의된다”고 말했으며, 런던에 있는 파인브리지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하니 레다 씨도 “매일 아침 한국 증시를 확인해 AI 투자 심리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증권시장의 거래 흐름이 전 세계 AI 주식의 방향을 24시간 동안 좌우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AI 수요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KOSPI가 13일에 약 9% 급락하고, SK하이닉스 ADR이 9.3% 하락하는 등 파장이 미국 증권 시장에도 확산되었다. 엔비디아는 3.5% 하락했고, 인텔은 6.1% 떨어졌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7% 하락했다.
양국 증권시장의 연계성은 통계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KOSPI와 나스닥 100 지수의 최근 60일 상관계수는 0.46이었다. 이는 지난 5년 평균 0.16의 약 3배에 해당하며, 최근 2년 중 최고 수준이다.
티그리스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이반 파인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KOSPI가 미국 AI와 반도체 관련 위험을 나타내는 프리마켓 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