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인사들에게 망신살이 뻗치면
보도하는 이나 보게 되는 이들 모두가 마음이 조금 불편해집니다.
마음은 몸과 이어져 있어서 다른 이가 볼 수도 없고 보여줄 수도 없건만,
몸이 티를 내니 숨길 수가 없습니다.
기쁘면 입꼬리를 올리고, 슬프면 입술을 씰룩거리거든요.
실망하면 어깨가 처지고, 부끄러우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분하면 어금니를 깨물고 긴장하면 몸이 굳습니다. 두려우면 닭살이 돋습니다.
그러니까 몸은 마음이 하는 말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망신’(亡身)-
몸을 망가뜨리거나 몸이 망가졌다는 뜻이었겠지요.
고행처럼 몸을 고통 속으로 밀어 넣어 육신의 욕망을 뛰어넘고 참자유에 이르겠다는 의지였겠지요.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데,
몸을 잊음으로써 인간의 존재 이유를 묻는 것이겠지요.
오체투지, 단식, 묵언, 피정, 금욕도 망신(고행)의 일종입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궁리하는 일이라면 여행이나 산책마저도 망신일까요?
‘몸을 잊고 던지는’ 망신은 쉽지가 않을 터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몸은 안 던지고, 세 치 혀만 잘못 놀려 스스로 무덤을 팝니다.
아는 척, 잘난 척, 있는 척 헛소리를 하고 허세를 부리다가 들통이 납니다.
자초한 일이니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망신은 망심(亡心)입니다. 얼굴을 들 수 없고 낯이 깎입니다(대패에 얼굴이 깎여나가는 아픔이라니...).
망신에도 크기가 있는지, ‘개망신’을 당하면 며칠은 집 밖에 나갈 수 없고,
‘패가망신’을 당하면 전 재산을 잃고 몰락합니다.
홀로 감당하지 않고 ‘집안 망신’이나 ‘나라 망신’을 시켜 민폐를 끼치기도 합니다.
인간은 실수하는 동물이기에 크고 작은 망신을 피할 수 없습니다다.
다만, 망신살이 뻗쳤는데도 뻔뻔하게 낯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늘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