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에서 마라도까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책읽기 캠페인을 펼칠 계획입니다.”지난 6일 오전 평창효석문화제가 한창인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에 책버스가 나타났다.`꿈을 캔다! 행복을 만든다 작은도서관에서…' 로고가 새겨진 45인승 책버스는 깔끔한 푸른 매트가 깔려있고 책 1,000여 권과 48인치 TV모니터까지 비치돼 책을 읽고 공연도 펼칠 수 있는 움직이는 작은 도서관이다. 책 읽기는 물론 북콘서트와 손인형극 등 다양한 공연도 가능하고 영화관이 없는 오지마을에서는 영화관으로도변신한다.
문화부·KB국민銀 지원 책버스 강릉 대한민국 독서대전 참여 북 콘서트·책 나눠주기 캠페인
1984년 책 좋아하던 둘째 잃고 오지 다니며 책 나눠주기 활동 전국 곳곳에 도서관 310곳 건립
이 책버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KB국민은행이 지원해 지난 8월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 김수연(70·목사) (사)작은도서관만드는 사람들 대표는 이 책버스를 끌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빌 꿈에 부풀어 있다.
평창효석문화제가 끝나면 바로 강릉에서 열리는 2016 대한민국 독서대전에 참여해 책읽기 캠페인을 펼친다. 대한민국 독서대전에서는 시민들에게 탈무드, 논어, 도덕경 손바닥책을 나눠 주고 가수 서수남씨와 함께하는 북콘서트도 개최한다. 김 대표는 “2006년 월드컵이 한창 열렸던 그때 전국 87개 분교장을 찾아다니며 책과 월드컵 티셔츠, 월드컵 공인구를 선물해 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그때의 그 열기를 끌어모아 책 읽는 삶의 기쁨을 알리고 국민의 마음도 하나로 모아줘야 한다”며 “먼저 2017년 상반기까지 산간벽지, 오지마을이 많은 강원도를 중심으로 길이 끝나는 곳까지 책버스를 끌고 찾아가 북콘서트도 하고 경로당과 마을회관에 원목책장과 책을 선물하며 책읽기 캠페인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 행사가 끝나면 전국 지역축제 현장을 순회하며 핸드북을 선물하고 전국 유명 산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객들에게 시를 낭송하게 하고 책을 선물하며 책읽기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김 대표의 책사랑은 유명하다. 1984년부터 책읽기 캠페인을 펼쳐 온 김 대표가 지금까지 전국에 만든 학교마을도서관은 254개, 작은도서관은 56곳을 건립했다. 사람들에게 나눠준 책은 100만여권, 지금까지 운영한 `책 읽는 버스'도 6대다. 전국 400여곳 300만여㎞를 누비며 책읽기 캠페인을 펼쳤다.
처음에는 사비를 털어 오지마을에 도서관을 만들어 줬지만 김 대표의 진정성이 알려지면서 네이버, KB국민은행 등 기업도 함께 작은도서관 만들기 운동에 동참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도 6년째 후원하고 있다. 이제는 문화체육관광부까지 후원기관으로 나섰다. 2008년부터 파트너십으로 함께하는 KB국민은행은 매년 1곳의 작은도서관을 건립해 주고 5~6곳의 작은도서관은 리모델링해 주고 있다.
이 같은 김 대표의 책 사랑의 시작은 아픔에서 시작됐다. 동아방송을 거쳐 KBS 기자로 활약하던 1984년, 6살 된 둘째 아들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그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둘째가 책 읽기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 아이에게 책 한 권을 제 손으로 사주지 못한 것이 한이 됐지요.” 그의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세상에 사죄했다. 그렇게 산간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책을 나눠 주고 도서관을 만들어 주면서 묵묵히 책읽기 운동을 펼쳤다.
책이 인생의 이정표라고 늘 말하는 김 대표는 “KBS 기자 시절 선진 7개국을 다니며 선진화 비결을 취재했는데 그 원동력은 바로 독서에 있었어요. 전 국민이 책을 읽고 앞서 나간 선지자들의 삶의 경험을 배우고 각자의 삶에 투영한다면 그것이 곧 책 읽는 문화요, 물질에만 매달려 삶을 허비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강릉=조상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