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내 심정이 어떠냐면.
선로를 이탈한 느낌이야.
잘 달리던 튼튼한 철길을 마다하고. 선로를 이탈한 느낌이라고.
선로를 이탈해서 느끼는 감정이 여러가지가 있어.
이게 썩 유쾌하진 않아.
사실 너무 겁나고 두렵고. 난 왜 이렇게 편하게 살지를 못하는걸까 하는 어떤 원망도 있는것같고.
무서워.
괴롭고. 하지만 결정은 한 것 같아. 분명히..결정은 했어.
외롭기도 하고. 혼자인 것 같고. 너무 어려운 길을 택한것 같고. 편한 길이 저 앞까지 깔려 있음에도..편하고 튼튼한, 내가 마음먹지 않는 한 이탈할 리 없는..죽을때까지 편하게 갈 수 있는 그런 선로를 이탈한 거 같다고.
...
지난 금요일에 면접을 보러 간다고 했잖아. 작은 스튜디오에.
가서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엄청 긴장되고 너무 긴장되고 쫄아든 느낌이 심해서 아, 들어가지 말까 이대로는 들어가서 아무말도 못할거같애 하는 마음이 들었어.
그래도.
이런 기회가 막 자주 있는건 아닐테니까, 그리고 여기까지 왔는데..들어가기로 했지.
그리구 여기 면접 오고싶어서 다른곳 2차면접 안간다고도 했는데..
그래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사무실로 보이는 곳의 문을 두드렸어. 간판도 표식도 없더라고.
문이 반투명해서 안에 상황이 다 보이더라고.
근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건 엄청나게 창고처럼 쌓인 박스들이었어.
그게 딱 보이는 순간 긴장과는 또 다른 의미로 들어가기가 싫더라고..ㅠㅠ
아..내가 또 홈페이지와 광고에 속았구나 하는 생각이..
아니나 다를까, 들어갔더니 직원은 대표까지 딱 세 명.
그나마도 대표는 약간 사짜(?)같은 분위기가 났어..ㅠㅠ
바로 돌아서 나오고 싶었지만..
진짜 무슨 창고에서 근무하는 거 같아서....하아...
그래도. 여기까지 왔고. 또 이미 얼굴 봤는데 뭐..그냥 면접 보기로 했지.
뭘 물어볼지 몰라서 잔뜩 긴장해 있는데..물어보기는 커녕 자기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PR하기 바쁜거야.
내 경험상 면접자를 '고르는' 느낌이 아니라 '여기서 일해달라'는 식의 느낌이 드는 회사는 영..아니었거든.
근데 그러더라고. 면접이 면접이 아니고 내가 어디 투자할 생각인데 투자설명회 듣는 느낌.
그래서 일순간 고민했어. 아..여긴 안되겠다.
그럼 또 어딜 알아본다...미치겠네.
일을 되게 광범위하게 했던 거 같애. 일반 광고디자인부터 팜플렛이나 편집디자인도 하는거같고. 나름의 캐릭터 브랜드도 있는거같고. 상품 제작해서 판매하는 거 같더라고. 다른거보다 상품 제작해서 판매하는건 좋았던 거 같아.
모르겠어..
내가 진짜 너무 지치긴 했던건지, 그리고 어차피 디자인업계가 대기업 아니고서야 다 이런식이라는걸 지난 3년간 여기저기 들락거리면서 깨달았거든. 그리고..솔직히 디자인은. 삐까뻔쩍한 사무실이 필요가 없어. 모든것이 다 컴퓨터 안에서 이뤄지니까. 그냥 책상, 컴퓨터, 마우스, 툴만 있으면 뭐든 해낼 수 있는. 그런거니까.
겉보기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사업의 내용을 듣자고 생각했어.
그랬는데 생각보다 뭐..직원도 세명이니 사람 크게 신경쓸것도 없어보이고. 상품 제작해서 판매하는부분이 관심이 갔던 것 같고. 하지만 또 편집디자인이나 일반 광고, 시각디자인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거같아서 나름 광범위한 디자인을 해볼 수 있을것도 같고. 그리고 해외에도 여기저기 클라이언트를 만들려고 하는 중인거 같으니까..해외업무도 있을 거 같고. 내가 구해보려고 했던 영문 이메일관리같은거..그런것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일이 막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물어봤거든. 해외 바이어들 피드백같은것도 혹시 할 수 있겠냐고. 난 좋지. 내가 하고싶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 하는거니까..
그리고 회사가 너무 크지도 않고, 하루종일 컴퓨터만 붙들고 디자인만 하는거같지도 않고..복장도 자유고. 그리고 연봉도..과연 얼마를 주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쨌든 내가 이쪽 일은 신입이지만 사회경력이 5년정도 있으니 그걸 아예 무시할 수 없을거같다고 하는걸 보니..이 업계에서 완전 신입들보단 좀 더 줄것도 같고.
어차피 지금 내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하든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데. 그렇게 나쁜 조건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컴퓨터를 맥을 쓴다는게 좀 불편할거같긴 한데..
한 두어달 써 본 적이 있기도 하고. 그냥 그건 회사 방침이니..적응해야겠지.
하루에 한 세시간정도는 다같이 상품 포장하는 일에 매달려야 한다는걸 보니..약간 쇼핑몰같은 느낌으로 운영되는거같기도 하고.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대표의 말이 사기성 짙게 부풀려진것만 아니었으면 좋겠네.ㅎㅎ
그날 면접 보고 나서 집에 돌아왔는데. 한 세 시간쯤 뒤인가. 바로 전화가 오더라고. 같이 일 해보고싶은데 어떠냐며.
조금 고민을 하긴 했는데 다른 곳 찾아봐야 더 나은 곳 없을것같기도 하고, 쨌든 상품 제작해서 판매하는걸 배워보고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하겠다고 했지.
그래서 다음주 화요일부터 출근.
지금 나의 상황에서 꽤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이 괴로울까.
뭔가 후련하다기보다. 괴롭고, 씁쓸한 부분도 있고, 외로운 부분도 있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집같은게 있는거같기도 하고.
복잡해 마음이.
솔직히 내가 생각했던 그런 '느낌있는'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가 아니었다는거에 좀 실망하긴 했어.
느낌있는 소규모 스튜디오에 드디어 내가 면접보러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니었지..ㅎㅎㅎ
근데 그런 '느낌있는'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것같단 생각도 드는거야.
그리고 그들의 작업물이 느낌있고 좋더라도. 그들이 일하는 환경과 그 사람들 자체는. 그렇게 느낌있지 않을수도 있을거라고.
그런 생각이 들어서.
어차피..작업이라는게 그렇지않나. 작업물 자체에는 혼신의 느낌과 힘을 다 싣지만, 정작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거나 환경을 보면 그렇게 꿈결같지만은 않다는 거.
어쨌든 난 이 분야에 혼자서만 해왔고 실무에서 배울게 너무 많기 때문에, 어딜 가나 뭔가를 배우긴 배울거야.
그리고..괜히 돈도 많이 못받으면서 엉뚱한 서비스쪽이나 해외마케팅쪽 일 하느니, 그냥 이렇게 디자인으로 가되, 상품을 제작쪽으로 가는게 좋은 선택 같아.
내가 상품성 있는 디자인을 언젠가 할 수 있게 되고 또 완성도 있는 디자인을 하게 된다면. 실제로 보고 듣고 배운걸로 내 상품을 제작해서 팔 수도 있을거아니야.
그리고..그런것보다..
그냥 요즘에 드는 생각들이. 나를 이 쪽으로 이끌었어.
하지만 선택을 했고 분명 다른 때와는 다른 기분이지만. 마음이 괴로워. 아직도 두 가지가 부딪히는 느낌이야. 아니지, 부딪히는 느낌이라기보다 명령불복종을 하는 느낌?
하지만 그런 생각인거야..나는 어쩔 수가 없다고.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인거라고. 내가 해야되는게 뭐고 되어야 하는 모습이 어떤건지는 아는데, 근데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거라. 그래서 명령불복종의 오류(?)가 뜨더라도 어쩔 수가 없다고..
어제는 꿈에서 전 직장 친구가 나왔는데. 이 친구는 되게 순종적이고 사람을 따르는 캐릭터의 친구야. 근데 이 친구랑 헤어지게 된거야. 이 친구는 몹시 슬퍼하면서 이제는 내가 가야한대. 나도 그 친구 손을 잡고 눈물이 글썽거리긴 했지만 솔직히 이 눈물이 진짜 슬퍼서 그러는건지 그냥 분위기만 맞춰주는건지 모르겠더라고. 나는 그 친구만큼은 슬프진 않았던 거 같아. 갈때 됐음 가야지 뭐..
그러다가 그 친구는 눈물을 훔치면서 바이바이하고 갔어.
뭔가 상징적인 것이 있는걸까..? 나의 순종적인 면이. 이별을 고한것인지 뭔지.ㅎㅎ
요즘엔 상담선생님한테도 그렇고. 엄마든 아빠든 누구든. 그냥..모든게 다 고루해지고 짜증도 나고 이런 무의미한 상태에 이력이 나기도 하는거 같고..내가 해야 하는게 뭔지 알긴 아는데 그거 나는 이제 못하겠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거같다고 생각하는거같애.
근데 이 상태가 참 웃긴게. 후련하다거나 그런건 아니야. 괴로워 좀. 내가 딱 후련하게 '나는 이렇게 살거다!'하고 외치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해내야 하는 걸 못할거고, 또 내가 그걸 할 만한 사람이 아니고,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걸 알아서 그러는거기 때문에. 그리고 그냥 뭔가 느낌이..아 지겹기도 하고. 그냥 내가 이런 사람이니까 이렇게 하는거지 뭐. 하는 느낌일 뿐이고. 진짜 딱 그냥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이렇게 결정한 것 뿐인 그런 느낌.
뭐 막 뭔가를 해내기 위해서, 거창하게 뭘 하려고, 그런게 아니고. 그냥 나한테 이런 고집이 있어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그런 느낌이야. 내가 내 고집에 두손 두발 다 든 느낌.
솔직히 내가 이쪽 분야에서 잘 할지 아니면 진짜 그지같이 할지는 아무도 몰라.
근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냥 일단 할거야..만약에 영 아니라고 하면. 세계에서 가장 디자인을 못하는 디자이너를 목표로 삼으면 되지. 그러면 못하든 잘하든 부담이 없으니까 내 생각대로 마음껏 해 볼 수 있을거아니야.ㅋㅋ안 그래?
나도 내가 너무 어렵고 피곤해. 그 레이어가 얼마나 쌓여서 내가 이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나를 모르겠어. 나도 나를 감당하는게 너어무 힘들어. 나는 진짜로 그냥 내 친구들처럼 평범하길 진심으로 바랐어. 예를 들어서. 대기업에 입사했으면 그냥 거기서 어떻게든 해보거나. 그것도 두 번이나 기회가 주어졌는데 거기서 어떻게든 버틴다든지. 그냥 그 삶에 만족하고 나름 또래들에 비해 꽤 버는 월급가지고 누리면서 사는거지. 거기다 아빠가 소개해주는 돈 많은 의사랑 결혼해가지고 그냥 문화센터 다니면서 여유롭고 호화롭고 마나님처럼 사는거야. ...그러면 얼마나 쉽겠어. 얼마나 쉬웠겠냐구 인생이..
하지만 나는 탈선했어.
그 쉬운 인생의 철길을 벗어났다구.
존내 무서운데, 근데 내가 그냥 이런 사람이어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거야.
이제는 좀 알겠더라구. 내가 그냥 이런 사람인거야. 뭔가 내 나름대로 해보고싶은게 있는거야. 그게 성공할지 안할지는 모르는건데,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이제는 그냥 그게 성공하든 망하든 그건 잘 모르겠고 내가 이런 사람이어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그런거같더라고. 그런거같더라고...
분명 내 코어에는 뭔가 나름대로 해보고싶은 게 있는거같아. 그게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그냥 이렇게 비루하게 시작하고 비루하게 살게 되더라도 이쪽으로 결국 오게 된 걸 보면..내 속에 있는 그 뭔가가 고집이 세도 엄청나게 센 거 같아.
그 코어를 감당하기에는 내가 너무 연약한 것 같아. 그래서 나도 너무 힘들어. 너무 감당하기 벅차. ...
저렇게 편한 삶을 사는 나를 상상해 봤을 때, 조금 슬퍼.
겉으로 보기엔 정말로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사는거나 마찬가진데. 결핍된 것 하나 없이. 근데 내가 왜 이렇게 불쌍하게 느껴지는지..그냥 자기 인생 없이 껍데기로 살다가 종착지에 닿고 마는..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
하지만 진짜..편하긴 편했겠다.ㅎㅎ
근데 내 안에 있는 그 뭔가를 무시하는게 정말 너무 힘든거같애.
다 좋은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알게되었고 만나왔고 관계를 맺어왔던 사람들을 보는게 어려워.
내가 너무 변한 것 같아서.
진짜로 말 그대로 180도로 돌아선 것 같아서.
이런 모습은 왠지 받아들여질 것 같지가 않아서..
다 이상하다고 할 것 같으니.
평범함과 흔히 4차원이라고 부르는. 혹은 자기 특성이라고 하는? 그건 무슨 차이일까?
나도 상담받으면서 그런 단계를 거쳤다.
자기 특성과 튀려고 하는건 다른거라고.
겉으로 보면 다를게 없어보이는데..무슨 차이가 있는걸까. 지금 난 이런 것들이 내 특성인건지 아니면 성공하기 위한 몸부림인건지.
분명 나는 처음 상담받을때와는 아주 많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지만, 가끔은 헷갈린다.
하지만 지금 시작점에 선 나는, 결국 이것은 내 특성이었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내가 독자적으로 해보려고 하는 것 같긴 한데, 이 알수 없는 괴로움은 뭘까...
그냥 편히 살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고 그냥 그렇게 만족하고 살았으면 되는걸, 왜 이렇게까지 일을 만들어야 했을까, 이런 생각때문에 자책하는건지. 아니면 내가 지금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등을 돌렸다고 생각하는건지.
아니면 단순히 새로운 시작과 결정이 무서워서 그러는건지.
이 모든건..내가 지금 한 순간 자탐을 한다고 해서 밝혀지는 건 아니다.
살다 보니 어느순간엔가 알게 되는거더라..
그리고 선생님은 말했다.
정서가 미숙할 수록 커다랗게 느낀다고.
내가 음악을 듣거나 바티칸의 대성당에 갔을 때 천장에서 내려오는 한줄기 빛을 보고 눈물이 났던 그런 것들이. 정서의 미숙성으로 인해서 너무 과장되게 느낌을 받는건지 궁금하다.
내가 감수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너무 지나치게 풍부해서. 그런게 아니라 단지 정서적 미숙성에서부터 오는..그런 거라면.
난 길을 잘못 들어도 한참 잘못들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디자인이든 그림이든. 감수성이 모든걸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객관성이 '통하는' 디자인이든 그림이든 글이든 암튼 그런걸 만든다는 생각도 든다.
공감은..내 안에서 나와 주변을 둘러볼 때 만들어낼 수 있는것 같으니까.
무슨 소리를 해대는건지 모르겠다만..
내가 후진을 한건지. 아니면 전진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선생님은 내가 뭘 겪고 있고 왜 이렇게 괴로운지 하나도 모르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사는게 왜 이렇게 나한테는 어렵고 힘든건지.
너무 속에서 부대끼는것들이 많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것이 왜 이렇게나 힘들고 괴로운건지.
나는 이상하게 보여지기 십상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 취향 이런것들이 왜 이렇게 이상하게 보여지는지 나이에 안맞는다는둥 특이하다는둥..왜 그렇게 보여지는지.
하지만 상담을 하면서 이제와서 느끼는 건. 이전의 내 충동적인 행동과 탈규범적인 행동은 분명 내 안의 부대낌으로부터 왔다는 건 알겠다. 그리고 그런것들이 특이하고 이상하게 느껴졌을거라고 생각은 든다. 그리고 이해도 간다.
문제는 지금의 나도 그런가이다.
난 여전히 내가 어떤 창작자로써의 고집이라든지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것들이 내가 후진을 하고 있는건지 전진을 하고 있는건지 그걸 모르겠다.
난 분명 상담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고, 그걸 모두 흡수해 받아들이려고 노력했고, 그러면서 난 내가 가졌던 그런 성향들이 전부 꾸며진것이고 겉치레를 위한 것이고 허세였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거들떠도 보지 않으려고 했었고. 현실적이고 보편적이며 보통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시발.
그게 존나 힘든거다.
그것 또한 하나의 틀이 되니까..
저 전제에서 나의 개인성같은건 전혀 들어가있지가 않지않나..
어쩌면 지금 내가 겪는 이런 괴로움이나 씁쓸함, 슬픔이라든지 우울감은 내가 일할 방향을 선택해서라기보다 나의 개인성과 관련된 문제가 아닐까?
난 항상 그 두가지를 섞어서 생각하는데.
직업은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데 반절 이상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은 한다.
어쩌면 나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려 하는가, 그리고 내가 어떤 선택을 내리고 어떤 결정을 내렸는가에 대한 결과를 보고. 나 스스로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질거고 또 다르구나 하는 생각으로 느낌이 싱숭생숭 한 것 같기도 하다.
분명한 건, 내가 지난 3년간 상담을 받고 많이 울고 많은 고비를 넘기고 많은 생각들을 하고 많은걸 알게 되었고.
전보다 충동적이지 않은 사람이 된 것 같고. 전보다 소박한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물논. 전의 나와 비교했을때 말이고. 아직도 내 안에는 커다란 자아가 존재는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괴로움도 없지 않을까?
...
어제는 핸드폰도 바꿨다.
계속 벼르고 벼르다 4년만에 바꾼건데.
이번에는 모든걸 다 인정하고 들어가는 회사이기 때문에. 쉽게 그만 둘 것 같은 생각은 안 들기 때문이다.
쨌든 바꿔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으니까. 바꿨다.
솔직히 미용실도 한번 가고싶고 피부에 여드름도 심해서 피부과도 한번 가고싶은데.
그러면 너무 출혈이 커서 일단 참고있다.
일 해 보고.
...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이게 후진이 아니라 전진이었으면.
내 마음의 괴리감도. 이렇게 행동하면서 직접 겪어가면서 조금씩 그 갭이 좁아드는거라면 좋겠다.
나에 대한 모든 오해를 좀 풀고..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그리고 내가 그 진실한 길을 택한 것이기를.
...
|
첫댓글 일단 뭐든 하게 됐다는 부분에서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환경이 아쉬운 점이더라두요.. 화이팅 !! 입니다^^
넴..지금 상황에서 환경이 더 좋아봤자 거기서 거기일거같기두 해요. 하..쫌 겁나긴 하는데 그래두 해보고싶네요. 힘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