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독 치료제가 아토피에 효과가 있다면?
뱀독이 알려지면서 일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특히 아토피 환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송의 힘이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것이, 겨우 4명의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 방송을 보면서, 암치료에 사용되었던 콜리 톡신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 독소는 현재는 면역치료의 시초로 생각되지만, 당시만 해도 반대론자들도 많았고, 효과도 일정하지 않아서 결국 식약청으로 부터 금지되었던 치료법입니다. 하지만 후에 그것이 LPS에 의한 것임이 확인되었고, 그 후로 선천성 면역계에 대한 연구가 발전되면서 메카니즘이 이해가 된 이후로, 최근에는 훨씬 더 안전한 약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들 논문의 상당수가 콜리 톡신을 면역치료의 최초의 사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질병은 잘 모르겠지만 아토피에 대해서는 과연 효과가 있을 가능성도 있겠다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토피의 치료는 스테로이드와 피부장벽 치료인데, 스테로이드 치료와 면역억제제 치료가 모두 아토피의 증상을 빠르게 없앨 수는 있는데, 이것으로 인하여 면역력이 약해져서 오히려 피부 감염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토피는 단순한 면역 질병이 아니라 피부장벽질병이기도 한데, 스테로이드로 인하여 면역력이 낮아지는 것은 분명 최적의 치료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증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병이 악화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을 비난할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만약 면역 증강제를 사용하면 어떻게될까요? 좀 쉽게 말해서 Th1면역 증강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과연 치료가 잘 될까요? 이 부분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거의 연구되지 않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를 한번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골치아픈 것은 면역증강제중에서 염증반응이 거의 없는 안전한 제품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Th1 사이토카인과 Th2 사이토카인을 구분해서 살펴보면 Th1은 대개가 염증을 일으키고 Th2가 오히려 염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러므로 Th1면역증강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몸에 염증을 일으킬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염증이 아토피의 피부 염증과 비교해서 더 안전해야만 사용할 생각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Th1의 중요 사이토카인인 감마 인터페론은 부작용이 심해서 약으로 개발되다가 중단되었습니다. TNF라는 사이토카인도 역시 보통은 TNF를 억제하는 항체를 사용하지 TNF를 증가시키는 약은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약으로 사이토카인을 개발하는 것은 아토피 환자들에게는 아마 사용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우선 이러한 약은 주사제이고, 효과가 불확실하니까요.
면역을 증가시킨다는 말이 사실 의사들과 환자들이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의사들은 면역이 증가하면 염증이 증가한다고 믿고 있고 (사실 맞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다지 틀린 내용도 아닙니다.) 환자들은 부작용은 없이 치료 효과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가 아는 한, Th1을 증가시키고 면역을 높이면서도 안전한 약은 생각보다 매우 드믈기 때문에 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앞서 말했던 LPS는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 매우 독성이 강해서 절대로 약으로는 판매되지 않을 것입니다.(동물용 의약품으로는 판매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구조를 조금 변경시킨 것은 독성은 거의 없어졌지만, 면역력은 증가시켜서 현재 약으로 사용되고 있고, 가격상의 문제로 주로 백신의 면역증강성분(어쥬번트 라고 부릅니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것도 주사제라서 아토피 환자들에게 사용되기는 좀 어렵습니다.
이와 같이 최근에는 안전하지만 면역력을 높여줄 수있는 물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고, 그 핵심에 선천성 면역계가 인지할 수 있는 물질에 대한 연구가 있습니다. TLR라는 수용체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수용체가 외부의 항원을 인지할 수 있는데, 이것과 반응하는 물질을 잘 찾으면 안전하게 면역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대개 면역 다당체로 알려진 많은 물질들이 바로 이러한 기능이 있습니다.
이영돈 PD의 방송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뱀독을 생각해보면, 뱀독은 분명 독성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독성이 있다는 것은 몸 안에서 염증을 일으키고 세포를 파괴시키거나 무슨 반응을 일으키겠죠.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피부장벽의 손상과 면역계통의 이상이 해결되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약간 연결되어 있는 부분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성분상으로는 면역문제가 해결된 이후에 자연적으로 피부장벽이 해결되었다고 보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이 경우는 뱀독 자체가 일으킨 현상인지, 아니면 뱀독에 의해 손상을 받은 세포에서 나오는 독성 물질들이 이러한 문제를 일으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주 불가능한 현상은 아닙니다. 왜 처음엔 염증이 강화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반응은 Th1반응일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Th1 사이토카인이 나와서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여튼 아토피 치료제용으로는 환자수가 적어서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원래 약이라는 것은 수만명에 몇명의 부작용도 그 부작용이 치명적이라면 결코 허가받기 어렵기 때문에 정식적인 약이 될 가능성은 낮아보이고, 그 정도의 효과라면 면역 다당체로 먼저 시험을 하고 그래도 치료가 없을 경우에 이런 좀 자극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앞서 말한 콜리 톡신은 지금은 사용할수 없지만, 그 맥을 이어가는 많은 제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는데, 이와 같이 앞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될 것 같기는 합니다.
아 그리고 방송중에 이것이 혈관의 항응고 작용이라는 주장은 방송내용중 가장 신뢰도가 낮다고 생각합니다. 대개 항응고작용으로는 이러한 질병을 치료할 수 없고, 항염증치료제만이 버거병이 치료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뱀독이 항응고 작용이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고 항응고 실험에 널리 쓰이니까 아무것이나 갖다 붙여서 설명한 것 같습니다.
첫댓글 뱀독 케바케인듯...
케바케가 뭐에요?
케이스바이케이스요 사람마다다르다..
저도 주변에서 뱀독 이야기 하면서 해보라고....권하시더라고요....
이럴 때마다 설명해 주기 힘들어요...
설명하면..해보지도 않고 노력도 않는다고~
저희 동네에 뱀독을 바르고 투병하던 아토피 환우가 있었습니다.
그 환우,,뱀독 실패하였습니다.
성공한 사람만 방송에 나오고, 실패한 사람은 나오지 않으니 이 또한 문제입니다.
제 생각에는 자연과의 생활이 최고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