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협동원정대(이하 협정대), 생각보다 어렵지만 또 막상 공략알면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두기에는 애매한
그런 난이도 입니다. 물론 다 떠나서 콘텐츠 자체만을 놓고 보았을 때 '진짜 못만들었다!' 이렇게 말하기엔 나름의 스토리나
새로운 플레이 방식, 가테에서 손꼽히는 멀티 협력 콘텐츠라는 점에서 없애야 한다는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개발자 분들도 참 고민 많으셨을 것 같은데 지난 베타 이후 개선 포인트는
A. 신규/복귀 유저도 참여 할수 있게 하자
B. 일반 난이도에서 학습을 통해 도전 난이도와 난이도 갭을 줄이자
C. 각 포지션(특히 탱커 포지션)의 역할을 좀 더 의미있게 만들자
세 가지로 보입니다. 아마 플레이 데이터와 설문 결과를 통해 저런 결과를 도출해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주관적인 생각이라 다를 수도 있습니다만, 중요한건 '단지 일반 난이도를 올리자!'가 현재의 협정대를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이 합쳐져서 지금의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위 세가지 모든 포인트가 난이도와 연결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난이도라는 것은 유저입장에서는 스트레스 요소를
필연적으로 제공하게 됩니다. 다들 게임 하실 때 '아 될 것 같은데 왜 안되지? 열받네....한 번만 더 해볼까...?' 라는 생각 해보셨을 것
입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그 스트레스를 이겨냈을 때의 기쁨이 더 크잖아요, 마치 우리가 흰박스 안뜰거 알면서도 계속 소환 하는 것 처럼 ㅎㅎ.
이 스트레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통 몬스터의 스펙을 올리거나(레벨, 체력, 공격력 등) 특수한 기믹(역할에 맞는 행동, 퍼즐 요소, 몬스터 패턴)을 추가하는 게 일반적이죠. 근데 그 모든 요소들을 '일반'난이도에서 건드리다보니 지난 베타에서는 상상도 못한 결과물이 나온 것 입니다.
2. 본론
1) 레벨 제한
레벨 제한 부분은 솔직히 필연적인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하긴 합니다. 그 이전의 협동전에서 일명 '버스'를 타며 최고 보상을 받는 것이 조금 기형적인 구조이긴 하죠(물론 개발사 입장에서). 또한 최대 레벨이 90인데 자동 매칭으로 45레벨 분이 들어온다면 그 방에서 탈주하시는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요? 라이트하게 즐길 수록 공개방 자동 입장을 많이 하실텐데요. 그래서 이 부분은 당연히 기존 유저분들은 불쾌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저레벨 유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느냐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하며 느낀 것은 생각보다 많은 유저들이 커뮤니티에서 직접 검색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던전 공략이 필요한 MMORPG만 봐도 일반 난이도 던전에서도 최소한의 공략이 필요함에도 그냥 들어오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신규/복귀 유저가 누가봐도 쉬워보일 '일반' 난이도의 '1스테이지'부터 입구컷을 세번 연속 당한다면 '될 거 같은데...안되네' 가 될까요 '아 이게 뭐야, 나중에 할래' 하다가 유기하게 될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만, 결국 기형적인 난이도 상승이 눈에 띄는 수치인 레벨 제한으로 옮겨 간 것이라 가장 나중에 해결해도 될 문제 인 것 같습니다.
2)난이도 갭과 포지션
이 부분이 제일 문제이고 특히 1스테이지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한 3~4스테이지였다면 그래도 '좀 어렵네!?' 하면서 다시 헤딩해도 됐을 문제이긴 한데, 일단 문제의 구간 보시죠.
입장하면 가장 먼저 진입한 사람 머리 위로 시한 폭탄이 그리고 4방향에서 레이저 빔이 찍힙니다.
레이저야 한대 맞고 빼면되지만 시한 폭탄은 월드에서 맞아보셨으면 알겠지만 바로 사망합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경험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은
1. 경직이 있는 평타로 캐스팅을 끊는다.
2. 연계기로 일단 눕힌다.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들을 무시하고 캐스팅이 안끊어지기 때문에 레이저는 혹시 모르니 한쪽으로 이쁘게 빼주고
나머지 사람들은 달려가서 폭탄 준비 중인 노란 박스 친구를 빠르게 처치해야합니다. 이게 안되면 탱커는 바로 사망하구요.
그래서 어찌저찌 쥐돌이 녀석들을 다 처치 했더니
냅다 위쪽에서 기관총을 갈겨버립니다. 탱커는 생존해서 위로 올라가 방패들 준비를 해야하는데 심지어 방향이 꼬여 위로 안펼치고 좌측이나 우측으로 펼치면 몇발 센 총알에 맞아 죽는 경우도 생기죠. 모르면 맞아야 하는 패턴입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첫번째 높은 탱커 의존도 입니다. 보통 RPG 파티 플레이를 하면 아는 사람과 함께 가는게 아니라면 항상 '자생기'에 손을 올리고 있습니다. 믿음에 배신당해 리트하는 것보다 일단 나라도 살아서 똥꼬쇼할 각은 봐야하니까... 근데 협정대는 그런 거 없습니다. 탱커가 죽으면 혼비백산입니다. 그나마 힐러가 살아남으면 부활로 똥꼬쇼 할 수 있습니다. 근데 힐러마저 죽으면 눈물 흘리며 헤어져야합니다. 협정대 UI로 돌아가 다시 공개방 버튼을 누르고 사람이 올때까지 기다리고 로딩을 기다려 다시 돌아가야해요.
개인적으로는 각 역할군의 스킬들이 클리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하는데 '억지로 역할군을 구분'하고 '무조건 활용해야만 클리어 할 수 있게 설계' 했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딜러 역할군에 딜링 스킬 2개가 아니라 즉발 연계기를 주었다면 다양하게 해결가능 하지 않았을까, 적어도 탱커가 쓰러져 위험에 쳐했을 때 나타나는 슈퍼 히어로가 되어 수많은 따봉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두번째 그래서 리트하는데 들어가는 수고로움이 생깁니다. 물론 망했으니 쿨하게 떠나고 싶을 수도 있지만, 또 방만들고 로딩 기다려서 들어왔더니 튕기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첫번째 방에서 망해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나는 이게 뭔지 파악도 못했는데? 리트라이 기능이라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라이즈 오브 킹덤즈라는 게임에도 탱커, 딜러, 힐러 역할군을 정해서 플레이하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여기서 각이 안나올 경우 초기화 버튼을 통해 모두가 동의하면 진행상황을 초기화하고 다시 플레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렇게 정말 공략이 필요하고 서로의 역할이 중요하게 설계했다면 리트 기능은 있어야 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세번째로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이 깜빡이 없이 들어오는 패턴입니다. 많은 분들이 튜토리얼을 이야기 하시는데 일리있는 말이기도 하지만 또 이런 다양한 공략 요소들을 모두 튜토리얼 형식으로 풀어내기는 힘듭니다. 제가 로스트아크는 안해봐서 모르는데 '전조'라고 하더라구요. 유저에게 위협적인 패턴이 있을 경우 발생전에 '전조'라는 것이 있어야하는데 이 놈의 기관총 부대는 캐스팅도 빨라서 나오자마자 그냥 쏴댑니다. 그것도 피할틈도 없게 말이에요.
도전 난이도라면 납득할 수 있겠지만(일반을 플레이 했으니까~) 일반 난이도라면, 적어도 경고 기능을 넣어주거나 아니면 연계기가 빠르게 적용되어 캐스팅이라도 취소해서 살아남을 희망이라도 볼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3. 결론
사실 말은 길었지만 이 정도의 컨텐츠,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하루 2회 반복 플레이 해야하는 일반 난이도에서 모르면 맞아야하는 패턴으로 리트한다면, 그 스트레스는 매우 고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채팅도 없어서 모르는 사람을 알려줄 수도 없어요. PC MMORPG는 수많은 패턴들을 기억하고 파티원들이 모두 알아야 공략하지만,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장비가 있기때문에 반복해서 플레이 하는거지 협정대는 폐지주워서 보상사는 반복 콘텐츠 아닙니까...만약 4~5성 랜덤 무기박스를 획득할 수 있었으면 납득했을지도?ㅎㅎ
그래서
1) 기존 경험들을 헤치면서 까지 역할군에 행동을 강제하지 말고 공략 다양성을 위한 레벨 디자인
2) 일반이라면 일반 답게 쉬운 난이도를 위해 일부 몬스터 연계기 약점 수치 낮춰 공략을 용이하게 하기
3) 리트 기능 만들어주기
세가지 정도라면 레벨은 사실 큰 문제가 안된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S: 사실 UI도 좀 그래요... 맨날 상단에 띄워줬으면서 3스테이지에 장비 구매 하단에 띄우는 건 무슨 심보... 왜 자꾸 3년간 쌓아온 유저 경험을 망가뜨리면서 UX를 구성하시는건가요 ㅠ 판 체력바 밑에 게이지바도 연계기 수치인지 몰랐어요 처음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