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뉴판에 문학가나 철학자들의 이름을 넣어 가격을 매김으로써 문학과 철학 등 정신적 가치마저도 상품화하는 현대 사회의 물질 만능주의 풍조를 비판한 작품이다. 일종의 패러디 형식을 사용한 이 시는 속물적 세계에 대한 문명 비판적 성격과 시 장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보여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전반부에는 서구의 유명한 문학가와 철학자들의 이름에 1,000원 안팎의 가격을 붙여 두었다. 이러한 메뉴의 패러디 형식을 통해 인간도, 문학도 모두 상품화시키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후반부는 시를 공부하겠다는 제자와 커피를 마신다는 내용으로, 주목할 것은 그 제자를 ‘미쳤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는 물질적 가치가 중시되는 현실에서 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정신적 가치일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적 가치를 배우려는 제자를 미쳤다고 표현한 것은 반어적 표현이며, 이를 통해 정신적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제일 값싼/프란츠 카프카’는 물질 만능주의 사회에서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통찰한 카프카를 가장 값싸게 취급한 반어적 표현으로 문학을 값으로 환산하는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결국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문학과 사상, 철학 등의 인문학이 물질 만능의 각박한 현실에 외면당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제시하는 동시에 그와 같은 현실 풍조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 작가 소개 - 오규원(吳圭原, 1941 ~ 2007)
시인. 경남 밀양 출생. 1968년 “현대문학”에 ‘우계의 시’, ‘몇 개의 현상’ 등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주로 시의 언어와 구조를 탐구하거나 물질문명과 정치화되어 가는 현대 언어를 비판하는 시를 썼다. 시집으로 “분명한 사건”(1971), “순례”(1973), “이 땅에 씌여지는 서정시”(1981), “마음의 감옥”(1991),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1999),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2005) 등이 있다.
프란츠 카프카
오규원 시
북튜버 낭송
- MENU -
샤를르 보들레르 800원
칼 샌드버그 800원
프란츠 카프카 800원
이브 본느프와 1,000원
에리카 종 1,000원
가스통 바슐라드 1,200원
이하브 핫산 1,200원
제레미 리프킨 1,200원
위르겐 하버마스 1,200원
시를 공부하겠다는
미친 제자와 앉아
커피를 마신다
제일 값싼
프란츠 카프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