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장(終章)의 미(美)
황득 김한규
초장(初章)이라
약관(弱冠)이라 칭하네.
새싹으로 시작하고
널부러진 일들을 죄다 헤아리고
그 속성을 말하기에 참으로 바쁘다.
중장(中章)이라
빨리 성장하기를 바라고
희망을 품고, 목표를 정하고
일촌광음(一寸光陰)아껴 치열하게 다투며 살아왔네.
중장(中章)중의 중장(中章)이라
불혹(不惑)과 지천명(知天命) 그리고 이순(耳順)
절정(絶頂)에 이르고
정상(頂上)에 오르고
후회없는 삶에 몰두와 매진을 하였네.
종장(終章)이라
고희(古稀), 팔순(八旬), 구순(九旬)
마음은 청춘(靑春)이요 초장(初章)이나
메마른 육신(肉身)과 영혼(靈魂)
홀로 태어났으니 홀로 가야할 시간
왜? 이리 외로운가?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독수공방(獨守空房)이 왠말이냐?
종장(終章)이 이런 것일 줄 미처 알지 못했네.
종장(終章) 중에 종장(終章)이라
무엇을 남기리요,
아무 것 남길 것 없네.
모범이 되지 못한 일장춘몽의 삶
조용히 그리고 말없이
새벽 안개처럼 그렇게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종장(終章)의 미덕(美德)이런가 하노라.
2023年 1月 23日 作 皇得
※시작(詩作)노트
설 명절이 왔는데도, 팔순 노인 혼자 사는 아파트!
날마다 온몸이 아파서 끙끙 앓고 지내는 노인네
영감은 요양병원에 누워있고.
삼남매 자식들은 일류대학 시켜 시집 장가 보내고
서울시 한가운데 집한 채 씩 다 장만해주었네.
이제사 좀 쉬려 했는데, 병마가 친구되어 함께하니...
설 명절이 되어도 자식하나 찾아 오질 않네.
성그런 냉방에 홀로 누워 있으려니
살아온 인생이 서럽고 기가차네.
그 마음 대신하여 한수 적어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옴도 감도 없고
생도 멸도 없고
아무것도 없음으로
돌아가는 것
이것이
인생 종장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영춘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늘 건필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