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때이면
반드시 토론하는 최부장
비판이며 맹세도 그럴듯하여
처음 그 토론 듣는 사람은
준비된 정도와 그 열정에
감탄한다!
놀랜다!
그러나 그와 함께
책상을 맞붙이고 일하는 나는
그의 토론을 믿지 않는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토론만 하는 사람 ‘토론꾼’으로
그 이름 안지는 이미 오래다
그는 업무부장, 나는 그 부원
광산에서 가장 락후한 우리 부 사업이
회의 때는 의례 보고에 오른다.
부장의 자기 비판 맹세가 되풀이되나
날이 밝아지면 이야기는 다르다.
부장의 지각 조퇴는 사업 때문
배정된 물자는 실어오지 못하여
시장 물자에만 관심이 큰 …… 그
친구 친척이 그렇게 많을가.
가끔 부회가 있을 때이면
어데선가 ‘위신’이 갑자기 생기여
하부의 의견은 들은 척 만척
결론은 부원들의 과업뿐이다.
지배인 앞에 가면 머리는 못들고
련방 ‘네 네 알았습니다’
지배인 ‘사모님께’ 경의도 표해가며
애로 타령 간부 타령 하소연만 하는
‘능란한 일꾼’ ‘사람 좋은 친구’
회의 때 그의 ‘솔직’ 함이여!
공손한 접수며
‘눈물겨운’ 자기 비판
의례껀 뒤따르는 굳은 ‘맹세’가
사람도 달라진 듯……
레코드 판처럼 쏟아져 나온다.
하루는 또 한번 다짐해 보았다.
토론과 실천이 다를 수 있느냐고
대체 일은 언제 할 차비냐?고
허나 그의 대답은 판백이였다.
나는 부장이요
부장의 위신도 생각해 주어야지
보고에 근거해서 말만 하면 되는 것
토론을 잘 하였기 견디어 왔다면서
다음은 ‘에헴’ 소리가 나올 번 했다.
동무들 웃지 말라요
잠간 눈 감고 생각해 보시오
자비를 몇 번이나 되풀이했으며
그리고 주위를 살펴 보아서
혹시야 토론꾼이 없는가를
출처 :
박석정, 『박석정시선집』. 조선작가동맹출판사, 1956. 28~33쪽
음 뭐... 한땐 북한에게도 이러한 시절이 있었죠. 한때는. 하지면 결국 8월 종파와 도서정리사업 등등으로 폭망...
첫댓글 공산권 지도자중에서 가장 사상이 개판이였던 혹부리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