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녀의 발원으로 제작된 〈묘법연화경〉 사경본이 발견됐다. 현영아 명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경기 의정부시 원효사에 조선 인조 4년 상궁 최씨가 펴낸 한글 음역 ‘묘법연화경’이 보존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5월25일 밝혔다. 가로 21.4cm 세로 28cm 크기 2권으로 된 이 불경은 한문을 한글로 음역한 경전으로 닥종이에 묵으로 글씨를 쓰고 녹색 비단 표지를 씌워 보존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사경본은 서품과 방편품, 비유품, 신행품 등 4품을 서사한 것으로 경전의 말미에는 상궁 최씨 혜원(慧遠)이 “내세에 남자로 태어나 석가세존에 참례해서 듣지 못한 법문을 듣고 깨닫지 못한 진리를 깨달아 번뇌로부터 영원히 벗어나 부처님의 지위에 이르게 되길”바라는 발원문이 남아있다.
현 교수는 “이 경전은 유교적 규범이 엄격한 궁중생활을 하고 있는 상궁이 성불을 발원해 만든 ‘공덕경’이라는 점에서 이채로운 희귀자료”라며 “발원자와 제작시기 목적 등이 명확히 드러나 17세기 전반 한글표기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