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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향년 82세]
어제 뉴스에서 들으니 사우디 국왕이 죽었다고 하더군요. 어느 나라 국왕이 죽든 저는 상관없지만, 그래도 맞춤법은 따져야죠?
뉴스에서 그 국왕의 죽음을 소개하면서, “향년 82세”라고 하더군요.
향년(享年)은, “한평생 살아 누린 나이”로, 죽을 때의 나이를 말할 때 씁니다. 산사람에게는 쓰지 않습니다. ‘향년 82세를 일기(一期)로 어디 국왕이 별세하다.’처럼 쓰죠. 뉴스에서 ‘향년’이라는 낱말을 참 적절하게 쓴 겁니다.
어떤 경우에는 나이를 말할 때, ‘방년(芳年)’이라는 낱말을 쓰기도 합니다. ‘방년 십팔 세/방년 스물의 꽃다운 나이’처럼 쓰죠. 그러나 이 ‘방년’은 “이십 세 전후의 한창 젊은 꽃다운 여자의 나이”를 의미합니다. 남자에게는 ‘방년’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방년의 방 자가 향기로울 방(芳) 이잖아요. 꽃다운 여자에게서 향기가 나지, 남자에게서는 땀 냄새밖에 더 나겠어요?
얼마 전에 보내드린, ‘재원’도 여자에게만 쓴다고 했죠. ‘방년’도 마찬가집니다. 남자에게는 쓰지 마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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