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승산
간밤에 수북하게 내린 눈을 치우는 주민들을 보며 고당교를 건너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민가들을 지나 무덤가에서 산으로 들어간다.
매섭게 불어오는 찬바람에 뺨을 에이며 나무에서 떨어지는 눈을 온통 뒤집어쓰고 신경수님의 표지기 한 장을 만나서 삼각점(전의471)이 놓여있는 180.8봉으로 올라가니 멀리 공주시가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간간이 붙어있는 태달사와 감마로드의 표지기들을 보며 바로 앞의 활공장으로 올라가면 시야가 확 트여 유구천변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청양 쪽으로 사마산과 묵방산이 시야에 들어오며 삐쭉 솟은 철승산이 올려다 보인다.
멋지게 펼쳐지는 설경에 연신 감탄을 하며 널찍한 임도를 따라가다 왼쪽에서 오는 임도와 합류해 산으로 들어가니 발목을 덮는 신설에 자주 미끄러진다.
간벌목들을 피해 무덤 한기가 눈 이불을 쓰고 있는 철승산(411.3m)으로 올라가면 '깃대봉' 코팅판이 붙어있고 삼각점(?/79.8건설부)이 숨어있으며 지나온 나지막한 능선이 잘 보인다.
▲ 고당교
▲ 180.8봉 정상
▲ 활공장에서 바라본 철승산 깃대봉
▲ 유구천과 고속도로
▲ 남쪽으로 묵방산과 사마산 조망
▲ 북서쪽 옥녀봉(?) 조망
▲ 임도
▲ 임도
▲ 철승봉 정상
- 구재
냉랭한 바람을 맞으며 흐릿하게 이어지는 족적 따라 임도가 넘어가는 물안이고개로 내려가 이런저런 이정판과 국가지정 안내문을 보며 뚜렷한 산길로 올라간다.
밧줄들이 쳐져있는 급한 능선을 눈길에 미끄러지며 통과해 380봉을 넘고 완만해진 산길을 타고 정상석이 서있는 활인봉(x423.1m)으로 올라가니 큼지막한 정자가 있으며 산악회에서 온 한 때의 등산객들로 붐빈다.
갈수록 차가워지는 바람을 맞으며 눈이 덮여 미끄러운 나무계단들을 타고 백범 김구선생의 명상 길을 한동안 따라가 무덤 앞에서 '나발봉 200미터' 이정표를 보며 오른쪽으로 꺾어졌다가 방향이 안 맞아 되돌아온다.
마곡사로 내려가는 등산객들과 헤어져 무덤을 지나서 나발봉(416.9m)으로 올라가면 삼각점과 안내문(예산322)이 있고 작은 코팅지만이 붙어있는데 인적이 끊겨 쓸쓸하기 이를 데 없다.
얼어붙은 귀와 뺨을 어루만지며 지루한 눈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무덤을 휘돌아 임도와 만나고 곧 따뜻하게 연기를 피우고 있는, 민가 서너 채가 있는 604번 지방도로의 구재로 내려선다.
▲ 물안이고개
▲ 활인봉 정상
▲ 나발봉 정상
▲ 구재
- 법화산
지나온 활인봉과 나발봉을 뒤돌아 보다 참호들이 파여 있는 능선으로 붙어 산불초소를 지나고 완만한 산길을 따라가니 유구 쪽의 산봉들과 금북정맥의 산줄기가 흐릿하게 펼쳐진다.
간간이 붙어있는 야광 띠들을 보며 줄줄이 나오는 무덤들을 올라가면 지나온 철승산과 무성지맥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흰 눈으로 덮여 있는 산자락의 장송들이 몽환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계속 돌아가는 아이젠을 고치고 앞에 솟아있는 법화산을 바라보며 지루한 산길을 한동안 지나 뚜렷한 안부인 세동고개로 내려가니 벌써 늦은 오후가 되어서 초조해진다.
쉬지 않고 몸을 때리는 눈보라를 맞으며 가시나무들이 나타나는 흐릿한 산길을 따라가면 방향이 틀려지지만 덤불이 너무 심해 능선을 포기하고 왼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묵은 임도를 올라간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며 깊은 눈길에 푹푹 빠져서 무너진 성터처럼 돌무더기들이 널려있는 법화산(x470.1m)으로 힘겹게 올라가니 작은 정상판과 케언 한기가 산객을 맞아주고 태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 당겨본 유구의 송전탑봉
▲ 뒤돌아본 철승산
▲ 무덤가에서 바라본, 맨 뒤의 철승산
▲ 송림
▲ 무성지맥
▲ 당겨본 금북정맥과 차령고개
▲ 철승산
▲ 무성지맥
▲ 무성지맥
▲ 철승산
▲ 법화산
▲ 세동고개
▲ 법화산 오르며 바라본 무성지맥과 철승산
▲ 벽화산 정상
▲ 법화산에서 바라본 태화산과 광덕산
- 금계산
한기에 몸을 떨며 젖은 장갑들을 교환해서 태달사의 표지기들이 붙어있는 두루뭉술한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꺾이는 지점을 놓치고 금계사 안내판과 이정표가 서있는 임도삼거리로 떨어진다.
붉은빛 석양과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마루금을 바라보다 너무 시간이 늦어 계곡을 건너 가정집 같은 금계사 뒤에서 산자락으로 붙어 무성한 잡목들을 헤치며 바로 금계산으로 향한다.
한동안 사면을 치고 길을 만들어 가다 추계리에서 오는 뚜렷한 등로와 만나서 배창랑님의 표기기 한 장을 보면서 534봉으로 힘겹게 올라서면 박건석님의 '추계봉' 코팅판이 쓸쓸하게 걸려있다.
하루 종일 굶어 허기진 속을 초콜릿과 사탕 몇 개로 달래고 오른쪽에서 이어질 산길을 유심히 살피며 금계산 정상석이 서있는 전위봉으로 올라가니 벤치들과 이정표가 놓여있다.
앙증맞은 금계 표시석을 지나서 금계산 정상을 무심코 넘었다가 돌아와 눈에 덮인 삼각점을 찾다 포기하고 20여분을 허비한 채 힘 빠진 다리를 채근하며 하산을 시작한다.
▲ 금계사 임도
▲ 임도에서 바라본 금계산
▲ 금계사에서 바라본 법화산자락
▲ 534봉 정상
▲ 금계산 정상석
▲ 금계 표시석
▲ 금계산 정상
- 문암마을
깊은 눈에 푹푹 빠지며 '뒷골산' 코팅판이 붙어있는 둔덕봉을 지나 난간 밧줄들이 쳐져있는 급사면을 두 번이나 미끄러져 내려가 바위지대들을 지나고 멀리 불 밝힌 민가들을 보며 서둘러 능선을 따라간다.
손전등을 켜고 내려가다 어둠속에서 능선을 놓치지만, 무덤들을 지나 임도와 만나 개만 짖어대는 빈집들을 보며 개천을 건너서 마금리 문암마을의 포장도로를 타고 정자 한 채가 서있는 39번 국도로 나간다.
버스승강장에서 대강 몸단장을 하고 유구 택시를 부른 후 독한 마가목주 한 모금으로 덜덜 떨려오는 몸을 진정 시키고 있으면 등 뒤에서 훤하게 불을 밝힌 시내버스 한대가 유구 쪽으로 휙 하고 지나간다.
첫댓글 와~ 눈산행 지대로 하셨네요. 멋집니다. 서을에도 저렇게 눈 맛 좀 봐야 되는디..ㅠㅠ
아,, 그 버스 탔으면 되는 거자나요? 아깝습니다. 강추위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ㅎㅎ 자세한 버스 시긴을 모르니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눈이 꽤 많았습니다. 어~~추버라...
눈속에서 엄청 고생하셨네요, 뭐 따뜻하게 먹을 걸 먹으면서 해야지, 굶으면서, 날씨도 오지게 추운데. 나까지 추워지네요....
너무 추우니까 먹을 생각을 못했지요. 막걸리도 그냥 가져왔어요. 새벽 3시 30분에 집에서 밥 조금 먹고 종일 소주 몇모금만...
저 같이 먹기 좋아하는 사람도 추우면 앉아서 먹기 진짜 구찮더라고요. ㅎㅎ
저런날은 좀 짧게가고 뭐라도 끓여서 먹고 가야 하는데
그려~~눈속에 버너 확 꽂고 끓여 먹으면 대끼리지...
@킬문 킬문님, 앞으로 추운 날은 나 따라와요, 내가 버너가지고 가서 따뜻하게 끓여줄께요,
다음 낙남갈 때 부터 같이 가면 되겠네....ㅎ
감솨...^^
등로도 험하고 거기다 눈도 오고, 바람도 불고.
하루종일 굶으면서, 대단하십니다.
좀 드시면서 다니세요.
ㅎㅎ 집에 와서 늦은 저녁 먹었습니다. 눈이 꽤 왔더군요. 청양쪽도 많을려나?
철승산 자태가 좋아 보이며 임도 설경은 마치 연하장 같네여ㅎ
철승산은 낮지만 산세가 좋아 보였습니다. 역시 마곡사를 품을 수 있는 산 같더군요.
아! 철승산 삼각점이 무덤의 봉분위에 있던걸로 기억이 납니다.
고놈은 확인했습니다.
들머리는 버스타고 간 기억인데...들머리도 택시 타셨나요? 산세도 별볼일 엄따는...멀리 추븐데 고생하셧네요~
예~들머리도 택시로 14,500원...
@킬문 유구에서는 아산으로 가도되고 공주도 되고...
눈길에 날도 추운데 ,많이 고생하셨습니다.주변 산세들이 십승지라고 하더니~~정말 교통이 나쁠때는 찾아가기 어려웠겠습니다.덕분에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십승지만 찾아 다니는 분들도 있지요...
눈이 엄청왔네요
날도 쌀쌀한데 ..좌우간 힘이 넘쳐나시네요~
신설이 꽤 많았습니다. 설경이 괜찮았네요...
@킬문 1년전에 무성지맥에서 보고 교통편도 궨찮아 저기도 가볼까했는데 이렇게 그림같은 풍경을 보네요
덕분에 귀한 눈구경 하게 되어 감사합니당~~^^
수도권과 북쪽 지방은 올해 거의 눈이 없네요...
@킬문 네..이번주 일욜 남덕유를 갈려고 하는데..눈이 남아 있길 ..ㅠㅠ바라고 바라고 있어요
@킬문 아가씨 회원입니다. 의정부 거주하고
술만못먹고 나머지는 다 잘해요
@칼바위 허걱~~^^칼바위님~~~큭큭♡-♡
신곡동 은하수아파트에서 몇년 살았지요...반갑습니다.
@킬문 아하...그러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