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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여자 갱년기에 좋다며 홍보로 뜬 석류 이미지가 있었다
붉은 것이 댕기는 요즈음
한번정도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따라해본 석류
손대면 톡 하고 터질 봉숭아처럼 그렸어야 할것 같은데
뭉글 뭉글
터질것도 없고 먹고프게도 생기기 않았지만
마음만은 터질것 같고 마음만은 생기가 가득하다고 위로하며 ....
성탄절이 돌아왔다
캐롤송이 안들린지는 하도 오래 되어 버려서
성탄인지 뭔지 느낌도 없다
어릴때는 교회에 가면 과자도 주고 선물도 주고
그맛에 여름성경학교때랑 겨울 성탄절에는 교회 문턱을 넘어서봤었다
남의 생일에 뭘 그리 좋아 하냐던 손예진 말이 생각나지만
왠지 성탄을 그냥 넘어가기엔 섭섭해서
손끝으로나마 카드처럼 그려봤던 그림이다
카톡 하나면 모든것이 해결되는 요즘
솔직히 난 우표값을 모른다
편지 한장 보내본적이 20년도 넘어 버렸다
아주오래전 친구들과의 편지는 그래서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있다
미래에..혹시나 보물로 남을까 싶어서..
너무도 오지 않는다
겨울은 눈이 있어서 기다리는 계절인데
올해에는 작년보다도 오지 않는다
눈을 뿌려주는 선녀님들도 다 나이를 먹어서 날아다니질 못하나보다
하늘나라에서도 애기들을 낳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나?
땅에서만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아니고 하늘도 땅을 닮아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송이만 날려도
난 이렇게 많은 눈송이를 뿌려 놓는다
게을러진 선녀들 대신에
늙어버린 선녀들대신에
손톱에 하얀 아크릴 물감을 묻히며 겨울을 만끽하곤 한다
대리만족이라도.
19년이 저물무렵
너무도 많은 이미지가 폰에 넘치고 넘쳐났다
너도 나도 보내주는 이미지는 나중에는 쓰레기취급을 당하기도 하는데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차라리 한줄이라도
친구야 잘 지내니? 라고 물어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카톡개 이미지로 달랑 한개
귀여운 쥐 이미지로 달랑 한개
어딘가에서 저울질해서 보내온 일출 풍경 달랑 한개
나 또한 같은 것으로 돌려보내고 싶다가도
나까지 그러는 것은 아니다 싶어 몇줄을 남긴다
어쩌고 저쩌고 건강하시라고 복 많이 받으시라고
내 손끝은 더 많이 움직여서 보답을 한다
꾸~~욱 눌러서 복사 붙여넣기 하는 것은 정말 아닌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는 지인이
20년 새해 일출 사진을 보내왔다
너무도 추워서 얼어죽을 뻔 했다면서
그 마음이 고마워서 일출을 그린다고 시도는 해봤지만 역시나 사진을 따라갈 수가 없다
50 이 넘도록 일출을 보러 간적이 없는 집안이다
매일 뜨는 해....뭐가 달라?
엄마가 늘 해왔던 말이 씨가 되었는지
내 생각에도 엄마 말이 자라고 또 자라서
똑같은 말을 한다
좋게 보면 자기애가 강하고 나쁘게 보면 고집불통이다
다 좋을 순 없다
세상에 태어나서 남에게 나쁜짓 하지 않으면 된다
남의 눈에 눈물 흘리지 않게 하면 잘 살고 있다는것이 인생관이다.
어딘가에선 또 눈소식이 있다는 예보가 들렸다
지나간 사진들을 골라봤다
눈이 내렸는데 기온이 높아 금방 녹아 버렸던 어느 날
소주 한병을 샀다
물론 먹으려고가 아닌 물에 타려고 산 소주 한병
그 소주병을 물에 타서 그림을 그렸던 동네가 있었다
디딜방아가 있던 쓰러져 가는 건물에는 고양이 가족이 서른마리쯤 살고 있었다
그 옆에 살짝 끼어 설경을 그렸던 마을
그 마을로 다시금 들어가 봤다
이곳은 아니지만 다른곳은 눈이 내린다니
참..맑고 이쁜 그림이 설경인데
일년내내 그린 그림은 설경보다는 푸른색이 더 많이 차지 한다
춥지 않은 날들에 야외를 나가다보니 어쩔수가 없다
차갑긴 한데 난 겨울이 좋다
마법이 펼쳐지는 유일한 계절이니까
물이 얼어 눈이 된다지만,,,눈처럼 신기한 것은 없는것같다
장마철에 하늘에서 미꾸라지가 떨어진다는 것도 그랬지만
그래도 눈처럼 신기하지는 않다.
뭔가를 당했을 뻔 했던 날..레루..라레루였던가?
아니 세라레루? 사세라레루였던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왔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얼른 와...둘째언니의 한마디에
무작정 달려갔다.인천으로
무의도와 소 무의도 그리고 실미도
여기저기 돌아 다니면서도 영혼은 혼미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해물칼국수 맛이 어떠했는지도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도....
마약을 한듯 헤롱거렸던 주말
그 주말도 이제와 돌이켜보니 내가 가야 했던 길이었던 것 같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이란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왔으니까
경험의 값어치는 돈으론 절대 바꿀수가 없는 것 같다.
九十九折리
굽이 굽이 인생길처럼
참 멋진 풍경이었다
역시 겨울이었고
푸르고 시린 느낌이 하얀 여백을 더 맑게 해주는 풍경
비료푸대라도 하나 타고 무작정 달리고 픈 그런 풍경
동심으로 돌아가기엔 제격인 풍경
낮은 지대..... 지붕도 눈에 흠뻑 쌓인 풍경이라니
어디가면 볼수 있을까?
진고개를 넘어가면 볼수 있을까
미시령을 넘어가면 볼수 있을까?
아침 일찍 엄마한테 갔다
엄마들은 말한다
뭔가가 있는데 가져가 먹으라고
자식들은 먹을것이 지천인 세상이라서
알았어 대답만 하고 가질 않는다
대부분이 그렇다
가져다 주면 먹어도
일부러 가지러 가진 않는다
그게 딸이든 아들이든
그런데 엄마들은 가지러 간다고 하면 기다리고 있다
상할까봐서도 그렇고
얼른 먹어야 맛있다고 생각할수도 있어서도 그렇고
두부를 만들었다
손두부를 직접
그걸 가져다 먹으래서 그런다고 대답을 했다
물론 나 또한 가기 싫었다
그런데 가야 하는것이 엄마가 기다리고 있기때문이다
두부 한모가 아니고
엄마가 기다리기에
가면서 스케치북을 챙겨갔다
다시 아이가 되는 순간이다
80이 넘은 늙은 엄마는 먹을 것을 가져다 주고
난 가져다 준 먹을 것을 먹으며 그림을 그린다
어릴때처럼.
마치 결혼도 하지 않은 엄마의 애기인듯
50 중반의 내가 애기가 되어 있는 순간이다
그림 그리는 나 그리고 그런 나와 이야기 하는 엄마
뭔가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평범한 일상이 너무도 행복했던 시간이다
많은 말이 필요없다
그냥 옆에만 있으면 된다.
눈보라가 치는 이미지다
나무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졌다
혹독한 추위일 것이다
이정도면.
따듯한 추위가 있기도 하고
매섭게 추운 추위가 있다고 한다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던 날
그 마음을 채우려 붓을 들었더니
이렇게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었다
한파속에서 따스한 커피 한잔은
허전하고 가난했던 마음에 여유와 풍족함을 챙겨주고 있었다
오랫동안 연락도 없던 친구한테 톡을 보냈다
추웠는데...어떻게 지내니?
딱 한마디...
응...추웠는데 감기도 없이 잘 지냈네...너는?
응..나도....
그리곤 다시 먹통이다
풍족함은 먹통이 되어도 찰랑 찰랑 차 있는 느낌을 준다
완전 마음에 행복이 있다는 뜻일것이다.
어딘가 다녀온 그다음날은 쫌 늦장을 부린다
더구나 휴일인 일요일은 더욱더 늦장을 부리기 일쑤다
그런데 새벽 6시 톡이 울렸다
막내여동생이다
마당에 불을 피워 놓았다고
삼겹살 파티를 할 것이라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족들은 아직 한반중인데
부랴 부랴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가는 길에 세째 언니도 태워야 하고 엄마도 태워야 한다
밖은 조금이긴 하지만 하얀 눈발이 날리고 있고
최적의 날이다
그림도구를 챙기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아침을 차려 놓았다
알아서들 먹겠지
그리고 도착한 동생네 마당에서는 이미 연기가 굴뚝을 타고 잿빛 하늘로 날고 있었다
가끔 눈발이 날리고 있어서 분위기는 더욱더 감미로웠고
쌓아 놓은 땔감은 이틀을 때고도 남을 정도였다
이미 난로불은 훈기가 가득해서
마당에 서 있어도 추운줄을 몰랐다
앞에는 황구가 뒤에는 백구가
황구옆에는 노랑 냥이가
동생네 집은 천국이다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는 천국.
가족들은 난롯불에 이런저런 먹거리를 구워 먹고
난로 옆에 앉은 나는 붓을 들고 그림삼매경에 빠져 버렸다
삼겹살 내음에 김치 구워지는 내음에
김밥이 철판위에서 익어가는 내음에
그림이 따로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뒤에 있던 백구는 언제쯤 고기 한점 얻어 먹을까 전전긍긍해대고 있고
앞쪽에 있는 황구는 백구만 주지 말고 나도 달라고 징징대고
앞산에 폴폴 날리는 눈 알갱이는 그러든지 말든지
바람에 날리고 날리다가 난롯불에 떨어져 사라져버리곤 했다
그리고 이시간
정신이 너무도 배부른 나는 저녁먹는 시간도 잊어 버리고 앉아 있다
난 정신이 고플때 배가 고프다
정신이 풍족하면 입은 바짝 바짝 타 들어가도 먹고픈 것이 없다.
오늘이 딱 그런날이다
정신이 배부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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