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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속의 지리산(칠선봉-덕평봉능선)
산행일시:7월1일(토)
함께 하신분:들풀님.산미인님.그리고 뽓 때(3명)
걸어간길:의신-대성골-대성동-큰.작은 세개골합수
점-칠선봉능선-지리산주능선-선비샘-임걸
년 못-덕평봉능선-덕평초막-다시 덕평봉
능선-의신마을
일정정리:의신마을 08:18
대성골 08:55
대성동 09:00
막걸리 한잔
원대성 09:45
합수점 09:48
원대성독가 갈림길 09:55
경주김씨묘 10:35
조망좋은곳 11:48
지리산 주능선 12:32
식사12:40-14:30(1시간30분)
선비샘 14:37
임걸년 못 15:09
오토바이능선 갈림길 15:20
덕평초막들머리 15:25
덕평초막 15:32
다시덕평봉능선 15:50
큰소나무 16:06
고사리밭 16:57
의신마을 17:18
총산행시간 9시간(휴식.식사시간 포함)
장마철에는 일기예보가 잘맞지 않읍니다.
정확히 말하면 주간예보가 잘 맞지 않는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주에도 토욜까지 비가 온다해서 일욜 산행계획을 잡았더니 정작 토요일에는 비 한방울 내리지 않더니 일요일에 엄청 많은 비가 내려서 힘든 산행을 하게 만들더니 이번주는 주초에 발표하기를 금욜 오후부터 비가 개여서 토요일은 비가 오지 않는다 하여 토요일 산행계획을 하여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기상정보가 바뀌더니 가끔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고 하던 날씨는 급기야 금요일 발표에 따르면 토요일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 주의보가 발표되겠다고 합니다.
산미인님과의 전화통화로 일단 날씨에 관계없이 지리산 의신마을 현장까지는 이동하여 이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하고 계획되로 산행준비를 마치고 금요일 밤하늘을 바라보니 달이 휘영청 떠있고 이따금 있는 구름사이로 별빛이 반짝이고 있읍니다.
도데체 기상청의 기상예보 적중율이 몇%라 될까..예보가 엉터리여도 좋으니 내일 제발 비가 오질않았으면 좋으련만...
새벽 알람소리에 눈을 떠니 한 두방울씩 비가 내리고 있기에 큰비는 아니어서 퍽이나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자리에 일어나 길을 나섭니다.
들풀님과 만나고 통영으로 이동을 하는데 빗줄기는 점점 굵으지고 차안 라디오에서는 오늘 오전 9시부로 남부지방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하겠다고 합니다.
그 많은 날들중에 하필이면 오늘 날씨예보가 정확하게 맞을게 뭡니까...?
통영에서 산미인님을 만나서 이동하는데 바람과 함께 점차 비가 많아지고 있읍니다만 일단 의신마을까지 가는데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읍니다.
의신마을에 도착하여 차를 주차시키고 아래를 바라보니 빗점골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평소보다도 엄청 많은량이 요란스럽게 내려 오고 있읍니다.
비는 오더라도 일단 가는데까지 가보려고 산행준비를 합니다.
떠나기에 앞서서..비가 오는데에도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호우주의보가 내리면 입산을 통제할것으로 믿고 왔는데 관리인께서 아직 출근을 하질 않았는지 아니면 비수기에는 근무를 하질 않는지 통제소에는 아무도 없읍니다.
설사 있다해도 우리는 갈수 있읍니다마는..
통제소를 지나서 산길을 걷고 있는데 오른쪽아래의 대성골에서는 요란한 계곡의 물줄기소리가 거침없이 들리고 잠시후 계곡으로 내려서니 성난 물줄기는 무엇인가를 집어 삼킬듯이 으러렁거리고 있읍니다.
애초에 생각했던 계곡산행의 일정은 불가피하게 수정하여만 하고 만약 수정하질 않으면 생명을 보장받을수 없읍니다.
40여분 걸어서 도착한 곳이 대성동이고 이곳까지 이동해 오는 동안 비는 본격적으로 내리는지 무척이나 많이 내리고 있읍니다.
잠시 쉬어 갈겸 해서 막걸리 한되 시키는데 막걸리 맛이 여느 막걸리보다 누룩향이 그윽한것이 참 맛있읍니다.
비가 오는데에도 산에 갈것이냐는 집주인의 말에 잠시 올라가면서 땀이나 몇방울 흘리고 내려 올것이라고는 하지만 돌아오는길에 이 양반을 만나지는 못할것이라는 생각은 말은 하질 않았지만 우리 셋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것입니다.
다시 길을 나서는데 엄마를 잃은 멧돼지 새끼가 몹시 굶었는지 비틀거리며 길을 걷고 있길레 의견을 한마디씩 합니다.
자연의 순리를 그대로 놔두는것이 옳다는 나의 의견에 들풀님께서는 준비한 밥을 좀 나누어주는것이 옳지 않는냐..?불쌍하지 않느냐..?는 의견 산미인님께서는 구해주자면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차라리 먹어버리면 어떨까요,,,?의 의견에 들풀님 으악...기겁을 하시고 그렇게 폭우속에서도 마냥 큰 웃음이 쏟아 집니다.
숲속으로 사라지는 새끼 멧돼지는 자연속에서 운명을 결정 지을수 있을 것입니다.
원대성입니다.
오른쪽의 큰세개골과 왼쪽의 작은 세개골이 합쳐지는 합수점이고 오늘은 이 두골짜기를 끼고 있는 능선인 칠선봉 능선으로 오르기로 하고 계곡산행은 포기를 합니다.
작은 세개골을 바라보면서 칠선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왼쪽으로 가면 독가가 있는 지점이고 직진을 하면 칠선봉으로 오르는길인데 독가를 둘러 보고 주변에서 놀다 갈것인지 아니면 계속 산행을 할것인지의 산미인님의 질문에 들풀님 계속 산행을 하자는 말씀에 아무도 이견이 없읍니다.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우장을 하였으나 이미 옷가지들은 모두 젖었고 신발도 찔퍽이기 시작합니다.
평평하던 길은 해발 1200을 지나면서 심한 경사를 이루고 있고 그 경사는 60도 정도 되는 곳이 제법있을뿐만 아니라 앞의 무언가를 잡아야만 오를수 있도록 비에 젖은 산길은 미끄럽고 힘이 듭니다.
제법 운치가 있고 조망이 좋을듯한 위치에 도착을 하여 휴식을 취해보지만 비구름속에서는 아무것도 바라볼수가 없을정도로 뿌우옇게 가려 있읍니다.
맑은 날 이곳에서 바라보면 주변의 많은것들이 눈으로 바라 볼수 있을것입니다.좌 우의 큰.작은 세개골 과 지리산의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각종의 봉우리.남부능선.저아래 대성골과.삼신봉...등
휴식을 마치고 계속하여 오르는 능선길은 지리산의 어느곳과도 다르지 않는 산죽길입니다.
심한편의 산죽길은 아니며 몇군데 급경사를 제외하면 오르기에 큰 무리를 주질않는 길이기에 데체로 오르기가 쉽읍니다.힘을 쓸때 바짝 한번 쓴다생각하면 쉽게 와 닿을듯 합니다.
저위 칠선봉이 눈앞에 있읍니다.
지리산 주능선에 도착을 하여 칠선봉으로 연결된 등로를 배경으로의 산미인님.
능선에 도착을 하니 비의 량이 좀 적어 진 듯하나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읍니다.
플라이를 치고 점심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산미인님께서는 칠선봉 능선에서부터 배가 고파서 혼났다고 하시기에 왜 말을 하질 않았느냐고 오히려 구박을 받읍니다.
그래도 용케 굶주린 배를 참고 여기까지 오셨는데 난 배가 고프면 몇발짝 옮기는 것조차도 견디기 힘들어 하는 타입입니다.
삼겹살에 준비한 야채와 함께 메실주와 더불어 빗속산중의 만찬이 굶주린 배를 채우는데 어찌 이맛을 글로서 표현 할수 있으리오..
아쉬운것이 있다면 이제는 곰취도 없고 참취도 없는것일뿐 세상에 부러운것이 없읍니다.
평소때 같으면 주 능선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서 바라볼텐데 오늘은 단 한명의 산꾼들을 만날수가 없읍니다.
들풀님께서 땡초를 몇개 드실때까지 아..! 맛있다하시더니 아주 독한놈을 물어셨는지 아.아..아.. 오늘 완전히 넘어 가십니다.평소 매운것이라면 대경실색을 하시던 분께서 독한 땡초를 크게 물어셨으니..물도 소용없고 연신 비명만..이런 표정 2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는 표정입니다.
절묘한 찬스에 한장 찰-칵.형님 저 한테 찍히셨읍니다.
뽓 때 너 두고 보자...제발 사진 올리기 없다..
하지만 이렇게 재밌는 사진 여럿이 보면 얼마나 재밌다구요..형 님 고마 이해하이소...
식사를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서는데 이놈의 비는 또다시 퍼붓기 시작하네요..
허 참 비가 참 많이도 오네...! 이젠 별로 신경이 쓰이질 않는군요..
오늘 산에서 단 한명의 산꾼을 선비샘에서 만났읍니다.
경주에서 오셨다는 이분 오늘은 세석까지 가셔서 주무시겠다고 하시고 성함을 아르켜 주셨는데 잊어 버렸읍니다.
언제 또 산에서 만날수 있을것입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시길 바라면서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선비샘의 유래를 적어 봅니다.
옛날 상덕평(이곳은 선비샘 아래 널따란 수초가 있는 부분을 일컫는 것으로 추정되며 임걸년 못 주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봄)에 사는 한 노인이 사후에라도 선비 대접받기를 바라던 끝에 그 자식에게 유언을 합니다. 이 노인은 자식에게 이곳 샘터 위에 무덤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지요. 샘터 위에 무덤을 만들면 결과적으로 샘터의 물을 뜨려는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엎드려야 하기 때문에 죽어서라도 사람들로부터 절을 받는 선비가 되고픈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선비가 되고 싶었던 가난하고 천대받았던 한 노인의 애틋한 심정은 그 옛날 우리네 하층계급 민중의 애환을 잘 묘사해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름모를 꽃이 있길레 찍어 올렸으니 쉬블링님 보시고 가시면서 꽃이름 달아 놓겠지요...?
선비샘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덕평능선은 그냥 편안하다해야 할정도로 길이 좋읍니다.
오늘 비를 많이 맞으셔서 실성들을 하신것은 아니겠지요..
무척 즐거우신지 연신 만세..입니다.
왼쪽으로 가면 덕평봉 주능선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임걸년못입니다 내친김에 임걸년 못에 가보기로 하고..
임걸년 못입니다 과거에 이곳에 임걸년이라는 사람이 살았다는데 그분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인지는 모르지만 주능선의 임걸령과는 이름과 성격이 다른 곳입니다.
왕등재의 습지대처럼 많은 량의 습지를 이루고 있어서 감히 못이라는 이름을 붙일정도로 물이 많읍니다.
다시 덕평능선으로 나와서 조금 내려가니 오토바이 능선으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오고
또 잠시 내려 가면 덕평초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오고(오른쪽)산미인님께서 이곳에 시그널 한장 붙이고 초막으로 내려 가보기로 합니다.
7분정도 내려 오면 초막이 하나 나옵니다.
언제 누가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초막 오른쪽(사진에서 바라보는 방향으로)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고 그바위 아래로는 맑고 차가운 석간수가 흘러서 생활하는데에는 안성 마춤입니다.
초막 내부에는 이부자리와 취사도구.카셋트 테이프.타다남은 양초.라면봉지..등과 함께 고리타분한 냄새가 흐르고 있읍니다.
밖으로는 알미늄샤시로 창문을 만들었고 온도계도 달려 있는데 현재 18도이고 대충 맞는것을 보니 고장은 아닌듯 합니다.
다시 능선으로 돌아 나와서 길을 내려 가는데
무척이나 커다란 소나무가 능선 가운데에서 자라고 잇읍니다.
산미인님께서 사진 한장 찍으려 포즈를 취하다 미끄러져 넘어져서 하마터면 구를뻔 하다가 간신히 중심을 바로 잡을수 있을 정도로 길이 비에 젖어 무척 미끄럽습니다.
아이고 식급하겠네 다시는 사진 안찍어야지..!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줄 알았답니다.
뽓 때 나는 사진 안찍는다..후다닥 도망가시는 들풀님..
미끄러운 바위를 잘못 밟아서 큰대자로 누우십니다.
덕평봉 주능선은 왼쪽으로 가는것을 비로 인해 시야가 가린탓에 앞서 가시던 들풀님께서 우측으로 난길로 접어 들어셨는지 기나긴 너덜 지대가 나타나면서 위험과 지루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몇번씩 미끄러 지고 넘어 지지만 다치지 않아서 무척이나 다행스럽습니다.
위험한 구간이 끝나고 이젠 사람들의 흔적이 있는곳으로 내려 서고 고사리가 지천으로 깔려 있는것을 보니 이곳이 고사리 밭인 모양입니다.
아직도 새순이 올라오는 고사리가 있는것을 보니 한창때는 무지무지 많을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저위 능선에서 골짜기를 따라 내려 왔는데 사진으로 보니 그래도 조금은 완만한데 실제로는 무척이나 가파르고 골짜기가 된탓에 바위가 미끄럽고 자칫 이끼라도 밟으면 많이 다칩니다.
조금씩 흐르던 물줄기가 모아져서 어느듯 큰 물줄기가 되어 흘러 내려 갑니다.
드디어 의신마을로 내려 서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마을 노인께서 산미인님의 군용색 판쵸우의를 입은것을 보시고 오늘 작전하고 오느냐고 묻는것을 보고 많은 웃음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분명 이 큰비에 등산을 다녀오지는 않았을 터이고 군인이 작전수행이 아니면 도저히 산을 갈 엄두가 나지 않는 날씨 였으므로 작전수행차 산에 갔다 오는것일거라고 생각 하셨을것이고 또한 군용색 옷이어서 당연 하다는듯이 물어 왔을 것입니다.
빗점골에서 흘러 내리는 물줄기는 아침보다도 더 강력히 화를 내며 으러렁거리고 계곡물줄기위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흘러 내리고 있읍니다.
계곡으로 내려서서 물에 빠진 듯한 옷들을 벗어버리고 몸을 깨끗히 씻고는 마른 옷으로 갈아 입으니 그래서야 사람같은 느낌을 받읍니다
산악인의집에서 맥주한잔으로 하산을 정리하고 차를 몰고 화개천을 따라 내려 오면서 콧노래를 불러 봅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에 걸어간 산길이 오랜동안 기억이 될것이고 무엇보다도 다행스러운것은 아무런 사고없이 다녀와서 산행기를 쓸수 있다는것입니다.
들풀님 산미인님 그리고 많은 산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폭우 산행이라 두배는 힘 든 산행이였지만 그래도 멋지고 좋은 동행들이 있으서 더 즐겁웠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산행 --차량..
제가 보았더라면 빨치산 한명 나타났다고 신고라도 할껄요..... 마을 노인네께서 무척이나 순한 어르신네인 모양입니다. 또 뽓때님게서 제게 숙제를 주시네요. 저 꽃은 노루오줌풀을 많이 닮았으나 지리산이므로 지리터리풀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잎도 넓은죄로.....
역시 쉬블링님이시네요.. 감사 합니다.
요즘 하체가 풀렸나봅니다.집에와서 보니 온 몸이 상체기네요.전장터에 다녀온사람 마냥....두배로 즐거었습니다. 길잃은 새끼 멧되지는 어미를 찿아을란가?
성님 미끄럽고 힘든길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입니다.. 항상 조금더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마지막에 웃을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을 아끼지말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시간만 있었더라면 멧돼지 바베쿠 한번 하는건데 두고 두고 아숩네요.. 우중충한 날씨에 건강 신경쓰시고 주말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토요일엔 비소식이 없네요.시루봉의 별밤은 어떨런지....?
우천으로 지리산은 입산통제 되었는데......사진만보아도 가슴이 설내이네요;이번주는 대구찍고 부산으로 날아갑니다 .소문에는 시루봉 별밤보러 간다던데 좋겠다.......
오늘도 시루봉 에 비가 많이오겠지요 ?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