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라는데....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 것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라는데, 온통 풀냄새를 널어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김춘수 詩/ 서풍부西風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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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이예요, 누가 이렇게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어 놓았을까요, 영화 '데이지' 생각 나요, 목소리를 잃은 그녀가 다시 천상의 소리같은 아름다운 목소리를 찾아서, 꽃들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 주며, 꽃들이 들려 주는 아름다운 속삭임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만 같은 곳, 이 꽃을 나는 바로 옆에 있는 하우스안에서 풋고추 따는 품일을 하다가, 똥누고 싶어서 나왔다가, 발견했어요,
나오려던 똥도 들어 가고, 나도 그녀 옆에 앉아, 그녀와 꽃들과 소통을 함께 하며, 이 아름다운 느낌을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전해 주기 위해,빈센트 반고흐처럼 열정적으로, 그녀에게 기본 터치를 배우며, 그리고 싶어요, 얘들을 모르는 이들도 볼 수 있게,
왜냐하면, 얘들이 나를 부른 것 같거든요, 낯설고도 낯설지 않은 이 곳에, 오라고, 와서, 진실을 보고, 듣고, 우리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대신 전해 달라고, 그리고, 함께 행복 하자고, 함께 웃자고,
나는 아홉살 때, 군대 제대한 동네 삼촌이 자신의 방에서 새까만 성기를 내 보이며 빨아 달라고 해서 놀랐는데, 그때 기분을 표현 하자면, 오줌이 지린데 나오지 않아서 괴로운,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그런 괴로움이었는데, 나중에 그것을 성추행,이라고 명명한다는 걸, 알고는, 충격받았어요, 그리고 누군가 읊조린 이론처럼, 그런 경험들이 결혼 생활을 힘들게 했어요, 다 그때 생긴 제 초능력 때문이예요, 그런 에너지를 알아 채는,
이 곳은 아이의 아빠가 어린 시절을 자란 곳이예요, 밀양시 하남읍 명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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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예요, 꽃처럼 웃고 있는, 어느 눈부신 날, 집 뒤에 있는 공무원 연수원 뜰이예요, 창원시 사림동에서 삼년 가까이 아이와 아이 아빠와 살 무렵이예요, 더 살고 싶었는데, 주인에게 주는 달세 십오만원이 드라큐라에게 피 빨리는 것 처럼,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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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다섯 살 여름 이예요, 파도처럼 웃고 있는, 창원 사림동을 떠나기 한 달전, 아이 아빠를 보내고, 아이가 바다가 보고 싶다 길래, 파트 타임 일 한 돈을 다 털어 간, 부산 해운대예요, 나는 저승을 가는 듯, 그렇게 갔는데, 아빠가 없어도, 아이는 천국에 도착했네요, 저도 아이의 천국에 전염되어 다시 행복해 졌어요,
신혼집을 뭣 모르고, 큰 시누가 있는 부산 북구 구포동에 얻었는데, 큰 시누네의 칙칙하고 어두운 삶에 전염되기 싫었어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부산 국제 영화제에 갔다가 골목길에 나 뒹구는 쓰레기만 보고 오면서 부산은 희망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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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우리 아이가 그려 준 그림이예요, 엄마 결혼식이래요, 아이 아빠를 보내고 한 달 기다렸는데, 오지 않더군요, 살림을 다 나누어 주고, 배낭 하나 메고 아이 손 잡고, 진북면 대티리에 있는, 아버지 산소 찾아 갔어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죽을 거 같은데, 죽기 전에 아버지 산소 벌초 한 번 해야 한이 안남을 거 같아, 아이랑 간이 정류소에 쪼그리고 자며, 이틀을 벌초 했어요, 별들이 아름다운 밤, 낮과 달리 쌀쌀한 날씨에, 아이가 쉴 곳을 찾아 떠나야 겠더군요,
그래 도착한, 마산시 회원2동, 나는 이 곳을 똥다리밑이라 혼자 이름 지었어요, 엄마한테 진 빚을 다 갚는 시간들이라고, 평생에 할 시집 살이를 다 한 시간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그때 선배의 남편이 우리가 불쌍했는지, 그들이 낳지 못하는 아이가 이뻤는지, 아이에게, 아빠라고 불러 라고 농담을 했어요,
그때 아이가 그려 준 그림이예요, 조금 씁슬해졌어요, 부부의 인연이 될 사람이었다면, 그 전에 되었겠지, 하는 생각에, 그래도 저 그림은 버리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의 쓱싹 쓱싹 순수한 마음의 터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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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진 성사 받는 날이예요, 창원 반송 성당에서, 친정 엄마 돌아 가시고, 너무 마음이 마음이 아니라 그만 그 자리에 돌이 되고 싶을 때, 아이가 자꾸 보채서, 정신을 차릴 려고, 머리를 빡빡 밀었어요, 우연인지 필연인지, 성사를 주시는 분이, 이 곳 성지에 와 계신 우리 신부님이예요,
전 감리 기독교가 모태 신앙이예요, 엄마가 싫었어요, 내 가정 환경이 지긋지긋하고 싫었어요, 아버지 아픈 거, 엄마 아픈 거, 아버지 엄마 싸우는 거, 모두 지긋지긋 했어요,
저거는 천지도 모른다, 엄마는 말했지만, 이제와 보니, 엄마도 천지를 반 밖에 몰랐던 거 같아요, 아버지와 엄마가, 내가 엄마와 그토록 싸웠던 게, 종교 맹신, 이라는 걸, 이제야 알겠어요, 엄마는 목사님이 하나님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목사님만 보면 행복해 했죠, 나한테는 괴물로 보였는데,
다음 편에....
첫댓글 김영신님 12폰트가 아니네요..
김영신님 글은 언제나 마찬가지 이군요...
남이사 보던 못보던 ..오로지 작은 폰트군요
본인 취향이신거 같은데.. 문제는 본인취향이 먼저인지..
남이사 글을 보던 못보던 관심없다는 태도이신지 모르겠지만..
글꼴을 키워 주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