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없이 두 개로 쪼개봅니다...--
- 군북역
한 편에 한 역씩 했다가는 한도끝도 없겠고... 이번처럼 사진이 비교적 적은 경우는 두 역을 한꺼번에 뭉쳐 올리...려 했는데, 안되어서 쪼갭니다... 힝~ 함안 다음은 군북역입니다.

군북가는 길
역시 버스. 진주가는 버스인데 중간에 내렸네요.

군북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석교천을 건너야 합니다. 이 곳을 관장하는 도~지사양반은 곧 사퇴하시겠네요.

조 아래에 군북역으로 들어가는 철교가 보입니다. 다리는 다리이되 내 다리로 갈 수 없는 다리라는 점에서 철교라는 것은 제게는 나름 로망이 있습니다. 당산철교를 걸어서 건너고 말꺼라능!

작고 깨끗하고 예쁜 시골 하천 석교천

철길 건널목이 있네요. 준위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라던데... 심재곤 준위님 축하합니다.

아까 그 철교입니다. 슬쩍 건너가보고 싶네요. 소래가서 소래철교라도 건너가 볼까나...

철교 반대쪽은 군북역입니다. 아지매 한분이 철길따라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가십니다.

철교를 건널만큼도 대범하지 못한 소심꾸러기 저는 건널목에 올라서서 석교천이나 찍습니다.

철교 근접샷

기찻길옆 + 개울옆 이라는 어떤 의미에서는 환상의 입지를 지닌 집입니다. 동네아이들도 모여서 놉니다.

소심꾸러기 저지만 씩씩한 아지매를 따라 저도 철길따라 군북역으로 걸어가봅니다. 아지매는 제가 주춤주춤 하는 사이 저 멀리 가고 있네요.

아지매는 역으로 가는건 아니었고, 역 너머의 자기 논밭? 집? 으로 가는 길이었던 모양입니다. 안녕히 가세요 아지매.

군북역 승강장으로 올라갑니다. 아지매는 아직도 보입니다...--

사실 기차역이란 것도 기본적으로는 표준화가 잘 되어 있는 시설인지라, 함안역과 크게 달라보이진 않네요. '근대' 라는 것을
상징하는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그중에 하나가 철도일 것이고... 근대가 표준화 규격화(의 결과로서 비인간화)의 시대였다고 한다면,
그 첨병인 철도가 예외일 수는 없겠죠... 물론, 대기실 너머 보이는 꼬꼬마는 근대보다도 보편적인 "인간" 의 모습이지만
말이지요~

군북의 심장을 찍었따!!!

조용한 군북역

멀리보이는 아까의 건널목. 경차가 지나갑니다.

대기실내에서 바깥을 찍을라니 늠름한 나무가 버티고 있습니다.

군북역의 랜드마크로서 손색이 없는 근사한 나무입니다. 사람들이 많네요?

괜히 많은게 아니겠죠. 이 너마는 김해가는 겁니다. 순천가는건 아까 말씀드린대로 아직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옵니다.

열차 행선판. 진영역이 종점인건 하루에 이거 한 편입니다.

놓칠새라 부지런히 타는 사람들. 동네가 동네인만큼 열차가 오래 서 있지도 않습니다. 물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이 타기에, 승하차를 관리하는 여객전무가 잘 배려해주긴 하지만 말이죠.

군북역사. 함안역의 직원양반은 저한테 관심도 많고 친절했는데, 군북역 직원양반은 무뚝뚝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철길따라 몰래 들어온 저만 혼자서 켕깁니다.

부산히 떠나가는 진영행 열차. 무사히 도착했겠죠?

역내에 이런게 붙어있더군요. 경전선에 딱인 노래인거 같습니다~ 음감 있으신 분은 함 따라불러보시는 것도? 낄낄~~

깔끔한 역사입니다만, 때마침 열차도 떠나간지라 인걸은 간데없습니다. 역무실불마저 꺼져있...

광활한 군북역전광장. 가야보다는 작은 동네인지라, 차도 인적도 적습니다.

군북역 전경

군북역을 떠납니다. 잘 있어야돼. 흙흙~

역전의 농민회 사랑방. 여기도 전농의 영향이 미치겠죠... 기갑이 형한테 힘좀 팍팍 실어봐...

군북역앞에서는 여기저기 동네를 좀 돌아다녔습니다. 갈래길은 언제나 나그네를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합니다.

한갖진 군북의 거리

이런 건물 참 예뻐라 합니다. 안에만 깨끗하게 고치고 살아보고 싶어요. 이층 방에서 자다가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일어나고 싶네요. 물론 이 집이 서향이라는 것은 잊기로 합니다~

군북시장의 모습. 그러나 영업하는 가게는 없습니다. 아마 이 장도 5일장이어서 아닌가 싶네요. 경전선 일대에는 아직도 5일장들이 많습니다.

골목을 돌아가는 할매를 쫓은 시선이 정작 꽂힌건 골목 한가운데를 지나는 배수로네요. 배수로를 저렇게 놓고 덮개로 덮어놓는 골목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거 같습니다. 저 소시적에 하수도 시설이 잘 안되어 있는 동네들은 서울에서도 저렇게 하수도를 놓곤 했었는데
말이죠. 수십년만에 본 모습이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군북에선 고양이가 찍혔군요. 오른쪽 너마는 포스가 좀 있어 보입니다?


이런 건물들도 제 생각같아선 근대문화유산으로 남기고 싶습니다만... 일제시대는 이제 완전히 역사라 그때의 건물들은 유물로
여겨지지만, 개발시대의 건물들에 대해선 아직 그렇게까지 여겨지지는 않는거 같습니다. 이런 건물들도 한 20~30년 지나고
희귀해지면 '현대' 문화유산 같은게 될 날이 올까요?

그래도 진주가는 큰 길은 번화합니다.

번화한 길 한 귀퉁이의
"공터"
저 어렸을때만해도 동네 여기저기에 공터가 있어서 아이들이 말뚝박기도 하고
다방구도 하고 짬뽕도 하고 그랬었는데... 이제 서울에서는 공터라는 것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물론, 여기저기 작은 공원들이
많이 생기긴 했습니다만... 요즘 시대에 서울같은데서 나고 자란 젊은 분들은 공터라는 것을 알까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뭐랄까... 낀 세대로서 갈 곳을 잃는 저의 향수들을 안쓰러이 여겨봅니다...
다음 행선지는 원북인데...
원북가는 버스는 한시간이 있어야 온다는군요. 걸어도 한 시간이니 걸어가라고 버스표파는 아재가 말하는데... 아재요, 지는 원북부터
반성까지 걸어야 하거등녀? 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까짓거 좀 더 걷지 뭐~ 하고 그냥 묵묵히 걸어가기로 합니다.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댓글 확실히 철로라던가 철도 시간표를 보면 자연적인것에 벗어나 딱딱해진 근대의 모습이 잘 드러나긴 합죠(..)
그것을 말랑말랑한 한갖 추억으로 만들어버리는게 또한 시간의 힘이지요~
크로노스는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것 같군요 허허
삭제된 댓글 입니다.
으으으으으읔... 그런 만행을 저지르다닛... 진짜 뭘 놔두는 꼴을 못보겠군요... 마인드들이 썪었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