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심리학>
조직의 규범에 기초한 리더십
조직 규범 위한 리더십… 성공 키워드는 ‘인간 중심’
?해병대1사단 초급 부사관들이 주한 미 해병대의 부사관 리더십 교육과정에 참가해 미 해병대원들과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국방일보 DB
|
조직의 구성원들을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그 조직의 규범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항시 이 규범을 중심으로 서로 엄청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판단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규범은 특정 조직의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수행하는 행동의 전형적인 기준이며 마땅히 따르고 지켜야 할 가치 판단의 기준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기준과 비교해서 자신이나 타인을 평가하고, 모두가 이 기준에 부합하게끔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 영향력은 매우 강력해서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거의 벗어날 수 없다.
훌륭한 리더십도 조직 규범 중시해야<
이에 어느 조직에서든 리더십의 성공 여부는 그것이 추구하는 가치나 행위를 그 조직의 보편적 규범으로 만드는 데 달려 있다. 아무리 훌륭하고 뛰어난 리더십도 조직의 규범을 고려하지 않으면 그 효과는 단명하기 마련이다.
리더는 일정 기간 조직에 머물다가 지나가는 존재이다. 그러나 그 조직은 구성원이 달라져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특성을 유지하는 실체이다. 그러한 안정성의 핵심이 조직의 규범이다. 그래서 진정으로 조직을 바꾸고 싶다면 그 조직의 규범을 바꿔야 한다.
리더가 바뀌면 그동안 해오던 일들이 모조리 바뀌는 현상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외견상 이러한 현상은 리더가 마음만 먹으면 어떠한 변화도 가져올 수 있는 그의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 중에 제대로 바뀐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을 이 현상은 동시에 보여준다.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 조직이 시시때때로 바뀐다는 것은 그 조직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 목표 그리고 행위가 안정적 규범이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즉 이런 조직을 움직이는 규범은 조직의 진정한 발전이나 성취를 위해 바람직한 것은 전통으로 계승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창조적으로 바꾼다는 식이 아니다. 대신에 모든 것을 바꾸는 리더의 뜻에 무조건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규범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규범을 만드는 데는 다름 아닌 그 리더가 가장 크게 기여한다. 이런 조직에 합리적인 기준이나 장기적인 비전이 있기 어렵다. 이런 조직이 리더십의 특성에 따라 보이는 변화는 진정한 변화가 아닌 변덕이거나 눈가림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그 조직의 규범은 이전과 비교해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규범 만드는 데는 리더가 크게 기여
이처럼 규범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고 타당한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행동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지역에 쓰레기가 없으면 사람들은 그곳에는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쓰레기가 있으면 버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 한 연구에서 지저분한 곳에 누가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본 사람들은 그와 같은 식으로 쓰레기를 버렸지만 깨끗한 곳에서는 그와 같은 행동을 덜 따라 했다. 이것은 각각의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규범이 작동한 결과다.
특히 규범이 자신과의 유사성을 반영하고 있을 때 그 효과는 더 크다. 가령 호텔에서 ‘75%의 손님이 수건을 재사용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손님들에게 주었을 때 ‘환경을 보호합시다’와 같은 전형적인 메시지를 주었을 때보다 더 많은 손님이 이 규범에 따랐다. 특히 ‘이 방을 사용한 사람의 75%가 재사용했습니다’라는 식으로 손님과의 유사성을 강조했을 때 재사용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사람들은 자신과 친숙하거나 비슷한 대상에 대하여 더 큰 호감을 느끼고 따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는 암묵적 규범도 많이 작용
조직의 규범에는 겉으로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위의 두 사례에서처럼 암묵적으로 작동하는 것들도 많다. 또한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작동하는 암묵적인 규범을 다양한 단서를 이용해서 추론하거나 판단한다. 그래서 그들이 어떤 규범에 주의하고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그것이 무엇이든 무조건 교육하거나 홍보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말하자면 교육이나 홍보가 그 반대의 규범을 강하게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청소년들의 마약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또래의 리더들로 하여금 그들의 성공적인 거부 행동을 또래들에게 알리도록 추천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마약 사용이 매우 보편적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함께 준다. 이것이 청소년들의 마약 사용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실제 몇몇 연구자들은 실제 이와 같은 부메랑 효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그래서 가장 효과적인 접근은 마약을 하지 않거나 거절하는 방법과 전략 그리고 실제로 마약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자료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규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규범 결정엔 구성원에 기회·여지 줘야
그러면 어떻게 규범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일까? 사람들은 자신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관여하고자 한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과 의견을 표현할 기회를 가진 사람은 그 결정에 더 만족해하고 더 순응한다. 이것을 발언효과라고 한다.
흥미롭게도 자신의 발언이 의사결정에 거의 혹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더라도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 이것이 함축하는 바는 리더가 모든 것을 자신의 명령이나 권위로 결정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이 직접 결정할 기회나 여지를 주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조직원들은 리더의 일방적인 결정에는 덜 개입하지만 자신이 관여한 결정에는 더 헌신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리더의 일방적 지휘에만 의존한다면 그런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의사소통해서 자신들의 행위와 판단에 관한 기준을 만들 수 없다. 이런 조직에서 부하는 조직을 개선하고 수행을 높일 수 있는 정보나 의견을 의도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함구효과를 보인다.
조직침묵이 심화되면 조직 혁신을 저해하거나 건설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반대로 구성원들이 주어진 범위 안에서 자율적으로 행위의 기준을 만들면, 그 기준은 집단지성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 기준에 맞게 행동하게끔 하는 자발적 동기와 사회적 압력도 강해진다.
이와 관련된 사례는 군에도 많고 앞으로 실행 가능한 것들도 다수 있다. 개인 스스로 결정하는 규범의 사례로 입영대상자가 자신의 입대 날짜를 결정하는 것, 친구와 함께 복무할 수 있는 동반입대제도, 외박과 외출 및 휴가 날짜의 자율적 결정 등이 모두 구성원들의 참여를 반영하는 규범들이다. 이외에도 군사작전에 관해서도 얼마든지 조직 차원의 토론과 의견을 유도할 수 있다. 그 의견의 수용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러한 과정을 거침으로써 구성원들의 동기와 주인의식을 높일 수 있다. 국가관, 안보관, 군인정신도 이처럼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리더의 치적은 가치 있는 규범 세우는 것
어떤 규범은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고 부정적인 습관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지만 또 다른 규범은 진정한 변화의 가능성을 줄이고 갈등과 분노를 촉발한다. 그래서 리더십의 핵심은 건전하고 바람직한 조직의 규범을 만들고 유지함으로써 그것을 그 조직의 전통으로 보전하는 것이다.
훌륭한 리더는 조직과 그 구성원의 입장에서 지킬 것과 버릴 것을 잘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의 진정한 치적은 지킬 가치가 있는 규범을 세우는 것이다. 그러한 규범은 곧 그 조직의 아름다운 전통과 다름없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Songs From a Secret Garden |
|
시크릿 가든: Songs From a Secret Garden
Secret Garden 1995–present
No.1 - Nocturne |
|
Album Title: Songs From a Secret Garden - Secret Garden
Studio/Live Studio Mono/Stereo Stereo Audio CD (April 16, 1996) Label: Polygram Records / PHILIPS (P) 1995 PolyGram A/S Norway (C) 1996 Philips Classics Marketed in the UK by Philips Classics
|
|
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UP↑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