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에,
가야산을 다녀왔고...
오늘은,
같은 장소에서,
대전행 버스를 기다립니다.
목적지는 무주이지만,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경유지로 선택했습니다.
대전에 도착해서,
무주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침을 안 먹는 나에게는,
너무 이른 아침이지만,
산행을 위해서 해장국집을 찾아왔고...
대전 복합터미널에 있는 서울식당에서,
6천 원을 지불하고 기분 좋게 아침 식사를 즐겼네요.
아침 6시에 집을 나와서,
6시 40분에 대전행 버스에 탑승했고...
대전에서 9시 버스를 타고,
무주에 도착하니 9시 50분입니다.
그런데,
터미널이 너무 인상적인 것은,
고추 모종을 판다고... ㅎㅎ
10시에 무주 터미널을 출발하여,
치목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참고로 10시 차를 타지 않으면,
산행이 불가능해서 이른 아침부터 고된 여행을...
암튼,
적막한 마을을 출발하여,
적상산으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적상산인 줄 알았으나,
저산을 지나야 정상이 있었고...
그나저나,
봄이 찾아왔다고,
조그만 시골 마을은 온통 빈집뿐이고...
아니,
한 해 농사를 위하여,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어제는,
산 입구에서,
진달래가 바로 반겨 줬는데...
오늘은,
진달래는 고사하고,
우거진 잡목만 가득하고...
더구나,
적상산이 유명한 산이 아니라 그런지,
등산객은 고사하고 다람쥐 한 마리도 없었고...
5분 남짓 올랐더니,
역시나 진달래가...
우리나라 어딜 가든,
가장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진달래는,
커다란 즐거움으로 다가오고...
이제 시작했지만,
잠시 쉬면서 나 홀로 진달래 감상을... ㅎㅎ
한참을 올랐는데,
진달래는 드문드문 피었고...
그런데,
산이 조금 특이한 점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
길도 좋고,
적상산도 100대 명산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을 줄을 몰랐고...
등산로는,
가파른 구간을 지나고 나니,
편한 구간이 나타나는데...
산에는,
여기저기서 새들 울음소리뿐이고...
그리고,
조금 특이한 점은,
나무들이 고목은 아닌데 키가 엄청 크다는 것...
고요한 등산로를,
저벅저벅 걸어가는데...
맞은편에,
절벽이 펼쳐지고...
아직은,
멋도 모른 채,
저길 들렀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등산로는,
절벽으로 한참 내려가더니,
조그만 삼나무 숲이 나타나고...
폭포가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
물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더구나,
등산로는 나무다리와 계단으로...
통나무를 넘어서,
폭포가 있는지 자세히 살폈는데...
폭포라 하기에는,
너무나 미약한 모습인데,
'송대폭포'라는 이름까지...
암튼,
행여나 하는 마음에,
계곡까지 들어가 봤으나,
그냥 그랬고...
정상으로 가는 길은,
험한 바위를 오르고도,
꾸준하게 오르막이 계속되는데...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등산로는 완만한 오르막이 나타나고...
이른 봄 햇살과 함께,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오로지 나 홀로 산행을...
이 고개를 지나면,
커다란 호수가 있고...
호수를 지나면,
비로소 정상이 나오는데...
아무렴,
100대 명산인데,
사람은 고사하고,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했고...
적상호는,
자주 찾던 호명호수 보다 훨씬 넓네요.
참고로,
이런 양수발전소는 7곳이 있고,
지금도 계속 건설 중이라고...
지리산 고운호(산청), 호명산 호명호(청평),
적상산 적상호(무주), 천태산 천태호 (삼랑진),
점봉산 진동호(양양), 용문산 어림호 (예천),
노래산 노래호(청송)까지 총 7곳이 있다고...
(찾느라고 힘들었는데, 왜 찾았는지 모르겠음)
적상호 주변 상수리나무에는,
겨우살이가 엄청 많이 살고 있고...
몇 개 주워오고 싶었으나,
나무가 너무 높아서,
엄두를 내지 못했고...
암튼,
적상호를 지나서,
전망대를 찾아가는 중인데...
눈앞에 나타난 전망대는,
커다란 시멘트 구조물이네요.
내 생각에는,
근사한 정자라고 생각했는데...
암튼,
여기까지 왔으니,
저길 올라가 보려고 합니다.
전망대 정상에서,
덕유산 방향을 바라보니,
슬로프에는 아직도 눈이 가득하고...
참고로,
내가 서있는 전망대는,
좌우에 난간은 있지만,
땅까지 뻥뚤린 담장이었고...
이로 인해,
얼마나 떨면서 걸었던지,
지금 생각해도 오금이 저리네요. ㅠ.ㅠ
난간을 부여잡고서,
적상산 정상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이 사진 찍으려고,
한 손은 난간을 붙잡고,
다른 손은 전화기를 들고서 어렵게 한 장...
참고로,
전망대가 아니라,
커다란 수조의 난간을 걸으며 정말 어렵게 찍었고...
아래 저수지에서,
밤새 물을 끌어올린 후,
낮에 전기를 만든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너무 어지러워서,
이렇게 멋지다는 것을 상상도 못 했는데...
심지어,
사진 한 장 찍다가,
오줌을 지릴 뻔... ㅎㅎ
호수를 지나고,
적상산으로 부지런히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바라보니,
조그만 멧돼지 삼 형제가 산성 아래에서 놀고 있고...
어딘가 어미가 있을 듯해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보이지 않았고...
여기는,
안국사의 일주문입니다.
절이 크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고...
참고로,
승용차로 여기까지 올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
안국사는,
광해군 때 사고를 만들고,
사고를 지키기 위하여,
승병과 관군이 주둔하던 곳이라 하는데...
오늘 바라보는 절은,
완연한 봄기운으로 인해,
군대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너무나 평온한 모습으로...
산을 조금 더 올라가는데,
등산로에는 제비꽃이 활짝 피었고...
이른 봄에,
제비가 돌아올 때 피는 꽃이라서,
제비꽃이라 한다고 하는데...
중요한 것은,
제비꽃 종류가 한국에만 60종이 넘고,
꽃이 다양한 시기에 핀다고 하니,
제비가 어느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추어 돌아올지... ㅎㅎ
여기가,
적상산의 정상입니다.
흔한 표지석도 없고,
그렇다고 주변을 조망할 공간도 없고...
암튼,
정상에 왔는데,
다소 황망스럽기만...
적상산은,
정상에 보안 시설이 있어서 접근이 어렵고,
주변에 안렴대라는 곳이 유명한데...
그곳을 찾아가다가,
멀리 보이는 향로봉을 바라보면 한 장...
참고로,
내려가는 길에,
향로봉도 들려보기로... ㅎㅎ
주변을 조망하기에는,
안렴대가 제일 좋았고...
낭떠러지 위에는,
오래된 나무도 있고...
그런데,
절반은 죽어있지만,
새로 난 가지는 이제 새싹이 올라오고...
드디어,
안렴대에 도착을...
간판에 뭐라고 쓰여 있었는데,
정확한 기억은 없고...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적상산성의 망루 역할을 했다는 기억이...
덕유산은,
적상호수 전망대에서 보는 것보다,
여기에서 보는 것이 훨씬 가깝게 느껴졌고...
더구나,
전망대에서는 공포감을 느꼈지만,
여기에서는 편하게 감상을,..
암튼,
아직도 스키를 즐기는 사람을 바라보며,
나는 산행을 즐겼고...
이제는,
향로봉을 향해서 발길을...
적상산은,
정상을 오르고 나면,
완만한 능선이 계속되는데...
특이한 점은,
나무들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키가 엄청 크다는 것...
이 나무는,
참나무로 보여지는데...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혹이 엄청 많이 달렸고...
오래전에는,
부엉이가 방귀 뀐 나무라고 했는데,
정말인지 궁금했고...
이 사과는,
나의 소중한 점심입니다.
초코과자 한 개와,
사과 한 알,
그리고 시원한 물 한병...
암튼,
조촐한 점심은,
아무도 없는 숲에서...
적상호수는,
정상까지 차를 타고 놀러 온 사람이 있었는데...
향로봉을 가는 길은,
오로지 키 큰 참나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 봄기운을,
나 홀로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향로봉인데,
역시나 여기에도,
사람의 흔적은 없고...
여기 앉아서,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이후 일정을 고민해 보는데...
2시면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는데,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고민이...
내려가는 길은,
완만한 경사라서,
생각보다 빨리 내려가는데...
산이 1,000미터도 더 되는데,
급한 경사도 없이 이런 길이 계속된다니,
조금은 의외였습니다.
암튼,
산을 후다닥 내려가서,
서울 가는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아무것도 없는 숲에서,
이런 횡재를.,..
정말로,
멍하니 넋을 놓고서,
20분 가까이 즐겼네요.
요즘 세대들의 말로 표현하면,
노란 복수초를 바라보면서,
꽃멍을 했다는 표현이 맞을 듯... ㅎㅎ
산성터에 도착했는데,
지금부터는 엄청난 내리막이 기다렸고...
이걸 모른 채,
잠시동안 완만한 길을 걸으면서,
적성산을 얕잡아봤고...
이제,
적상산성 서문지를 지나서,
본격적인 하산을...
오래된 산성에는,
고목이 다소곳이 자릴 잡았고...
흙도 없는 바위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지만,
수백 년의 기운이 느껴지고...
앞으로,
천년을 살라하고,
산을 내려가는데...
절벽에 가까운 바위틈으로,
등산로는 이어지고...
만일,
여기로 올랐다면,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을 듯...
어째튼,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서,
스스로 코스 선정이 탁월했다고... ㅎㅎ
절벽을 따라서,
하산길은 계속되는데...
조금 특이한 바위에는,
장도 바위라는 별명이...
최영이라는 장군님이,
바위를 쪼개서 길을 만들어서,
장도 바위라고...
1Km 남짓 이어진 등산로를 지나고,
다시 평온한 길이 이어지는데...
산속 나무들은,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고 있고...
아마도,
땅이 좋아서,
나무들이 높이 자라고 있는지도...
등산로가 완만해진 것을 보니,
산행도 거의 마무리되었고...
원효봉에서,
한 시간 반쯤 걸렸는데...
시간이 너무 일러서,
복수초와 조금 더 놀다 올걸 하는 생각이...
민가가 가까워지니,
쭉쭉 자란 소나무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랐고...
이렇게 좋은 산에,
산객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의아하지만,
홀로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한기자 흠이 있다면,
중간에 진달래가 많이 있었지만,
꽃은 아직 멀어 보였고...
하산길에는,
이 녀석이 가장 활짝 핀(??)...
이 정도라도,
넘 좋아서 한참을 즐겼고...
암튼,
지금부터 5월까지는,
진달래를 마음껏 즐겼으면...
하산은,
서창마을로 내려가는데...
경치 좋은 곳은,
온통 펜션을 만드느라고,
여기저기에서 굴삭기 소리가 요란하고...
이 마을도,
결코 예외는 아니었고...
여기는,
의병 장지현 장군의 묘역인데,
엄청 큰 소나무가 눈에 들어와서 찾아왔습니다.
임진왜란에서 전사한 장군과 함께,
지금까지 자라고 있는 소나무는,
400살도 더 됐다고...
암튼,
임진외란부터 지금까지,
장군의 묘역을 지키고 있다고 하니,
대단하게 보였고....
서창마을에서,
향로봉을 바라보니,
이런 풍경입니다.
즉,
정상부근을 내려올 때는 완만했는데,
중간 바위 부분을 내려오면서는,
정말 가파른 구간을 지났고...
다시,
마을 가까이에는,
완만한 소나무 숲이 있었네요.
지금부터는,
의외의 생고생을...
서창마을에서 무주로 가는 버스는,
한 시간에 2~3개 정도 다니는데...
내가 산을 내려온 시간이 1시 50분인데,
1시 35분 차는 떠나고 다은 버스는 2시간 뒤에 온다고...
그래서,
아스팔트 길을 걸어서,
적상면까지 고난의 행군을...
적상면에 도착했는데,
아직도 이런 정미소가 있고...
나무로 지어진 정미소가,
아직도 돌아간다는 것이 놀랍기만...
어째튼,
적상면에 홀로 남아서,
무작정 버스를 기다려 보는데...
시골 마을이라서 택시도 없는데,
사진에 보이는 직행버스가 구세주처럼 나타나서,
무주 터미널까지 데려다줬네요.
너무 고마워서,
큰절까지는 아니지만,
진심으로 고맙다고 인사를 드렸고...
어째튼,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서울행 버스를 타고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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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여행의 묘미는,
대중교통에 있는 듯...
산을 가기 위하여,
버스를 4번 타고 찾아가고...
돌아오는 길도,
차가 없는 곳에서,
구세주를 만나 집으로...
물론,
산객 없는 산에서는,
멧돼지 삼 형제가 반겨주는 즐거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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