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생각보다 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진짜 말로만 위협, 위험이 아닌 현실화되고 있는 중입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유통시장에 나온 32GB DDR5 D램 모듈은 CXMT의 16Gb(기가비트) DDR5 D램 16개로 구성됐다”며 “CXMT의 최신 16㎚ ‘G4’ D램 기술이 적용됐다”고 밝혔습니다.
DDR5 D램은 전 세대인 DDR4보다 용량이 크고 전송 속도가 약 두 배 빠른 특징이 있습니다.
중국이 DDR5 D램을 생산한 것에 많은 사람들이 탄식을 내뱉고, 경악하는 이유는 D램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불과 몇달 전만하더라도 중국이 전 세대인 DDR4을 양산하면서 공정 기술 격차는 5년으로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활용한 16㎚ G4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1년 본격 양산한 10나노 3세대(1z·15.8~16.2㎚) 공정과 같기 때문에 D램 기술격차가 3년으로 좁혀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진짜 턱 밑까지 쫓아온 것이죠.
게다가 중국이 미친듯한 저가공세와 더불어 첨단 D램을 자급자족에 성공하면서, 우리는 반도체 업계의 가장 큰 손인 중국이라는 고객을 잃고, 중국이라는 경쟁사와 치킨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즉 손님인 줄 알고 테이블에 앉혔는데, 무장강도였던 셈이죠.
그리고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만큼 미친듯한 속도와 비용으로 반도체를 찍어내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더욱더 압박을 받을 예정입니다.
여기에 정치 혼란까지 더해지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대책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거 뭐... 진짜 까딱 잘못하면 D램 부문에서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중국 기업들은 미국 제재로 EUV 노광 장비를 수입할 수 없어, 국내 기업들의 제품에 비해서는 성능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문제는 가격이죠.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41.1%, SK하이닉스 34.4%, 마이크론 22.2% 순입니다.
여기서 CXMT가 DDR5 대량생산에 나서게 된다면 중국 내에선 당연히 자국 제품을 쓰게 될 것이고 이 제품들이 세계 각국으로 공급되면서 시장 점유율 변동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