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인공인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제성이는 세상의 ‘비스킷’들을 볼 수 있다. 비스킷들은 3단계로 나누어지며 올라갈수록 희미한 정도가 심해진다. 시현이 언니가 쓴 글도 있고 내 기준 내용을 다 말해주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오늘은 나의 생각들을 말해보겠다. 처음 책을 봤을 때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책 내용 중에서 ‘ 구운 과자인 비스킷처럼 그들은 쉽게 부서지는 성향을 지녔다, 비스킷은 잘 쪼개지고 만만하게 조각나며 작은 충격에도 부스러진다 그렇게 자신만의 세상에 고립된 비스킷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라며 과자 비스킷과 사람 비스킷의 유사점을 표현하고 있다. 사람을 음식에 빗대어 책을 쓴다는 것과 사람과 과자 모두 쉽게 바스러 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쉽게 부스러진다는 표현을 책 제목에 깨진 것처럼 표현한것도 재미있었다.
사실 책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면서 70%는 다 먹는 비스킷이어서 다른 사람의 평을 찾는데 자꾸 스콘이랑 비스킷만 나와서 힘들고 짜증이 났다. 사실 한편으로는 자꾸 비스킷 비스킷 하니까 진짜 비스킷이 먹고 싶어서 비스킷을 먹으면서 비스킷을 읽었다. 일단 내가 비스킷이라는 존재를 읽고 생각난 것은 속된 말로 찐따들이 떠올랐다. 찐따를 생각하면 그리 좋은 외모를 가진 편은 거의 소수이며 냄새가 나고 인싸들 무리에 끼지 못하는 사람. 무엇보다 존재감이 없는 사람들. 아웃사이더 (:outsider)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아웃사이더와 찐따는 다르다. 아웃사이더는 외부인으로서 주류 집단의 일원이 아니거나 굳이 소속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한다. 쉽게 극 I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찐따는 '어수룩한 사람', '찌질한 사람',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 둘의 차이는 무리에 끼는 것을 피하는 것과 끼지 못하는 것의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반을 보니 책에 나오는 ‘비스킷’과 비슷한 친구들이 많았다. 남의 눈에 잘 띄지 않고 존재감이 없는 그런 친구들이 대다수였다. 정말 나쁜 친구들은 비스킷과 같은 친구들을 놀림감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그런 상상을 하면 나는 되게 불쌍할 것 같다. 나도 정말 싫은 친구들은 속으로 얼굴만 봐도 싫다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학교는 공동체 생활이니까 모두 다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은 생기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을 밖으로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스킷 같은 친구들이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인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어쨌든간 우리가 그런 친구들을 위해 손을 내밀어 더 선명하게 보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버려야 할 편견은 모든 비스킷 같은 사람이 이상하고 오타쿠 같은게 아니다. 비록 말이 없어 보이고 겉이 아웃사이더 같아도 친해지면 재밌어 보이는 면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의외로 본인의 성격과 잘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나도 초등학생 때 까지는 그런 일종의 편견 같은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중학교에서 굉장히 말이 없어 보이고 I같던 친구와 친해져서 많이 친해져서 행복했다. 존재감이 없는 아이들, 자존감이 낮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런 저런 사연으로 낯선 환경에 쉽게 발을 뗄 수 없는 사람 모두에게서 소외된 사람. 모두 다 각자의 성격이며 사람마다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오직 나를 기준으로 꼽아 다른 사람와의 ‘차이’를 ‘틀린 것’이라고 단정 지으면 안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좋고 나쁘고 다양한 사람들이 많기에 서로 존중해줘야 하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말한 사람 비스킷과 과자 비스킷이 잘 부서진다는 점. 어쩌면 사람 비스킷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들에게 해당되는 점이라고 난 생각한다. 아무리 자칭 강철 멘탈이라고 해도 인생에 칠십 만 시간 중에서 한번이라도 무너지고 부서지는 상황이 없겠는가. 아무리 긍정적이고 운이 좋다고 해도 세상을 살아가는 순간 좌절하고 불행한 순간이 한번쯤 오리라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절망적인 순간이 언제인지 무엇에 의해서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생각하며 넘기는 마음가짐이 다음의 부스러짐을 피하고 나 자신 비스킷을 더 단단하고 깨지지 않게 충분히 다질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실 최근에 예전 초등학교 친구들과 중학교가 떨어지고 나서 왠지 모를 소외감과 나 자신이 정말 ‘비스킷’이 된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며칠 생각하고 보니 어차피 나는 지금 현재에 있고 중학교에 왔기 때문에 내가 그 친구들과 인연을 이어가봤자 언제까지 갈까라는 생각 덕분에 그 친구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다시 시작 하는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 이래서 가끔 엠비티아이 티가 좋은 것 같다.... 가끔은 세상을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사실 극 에프였는데 조금씩 t가 되니까 사회 생활을 더 효율적이고 현실적으로 판단할수 있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방금 한 말도 생각해보면 t,f 둘다 사람들의 성격이고 다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물론 몇십 억명의 사람들을 두 개의 성격으로 나눌 수는 없다. 그래서 내가 비스킷이든, 쿠키든, 식빵이든 세상에는 몇백 만개의 빵 종류가 있다. 자신이 비스킷이 될 수도 있고, 크림빵이 될수도 있고 아무튼 우리는 지구 중 하나의 빵 종류인 것이다. 누가 맛이 어떻고 생김새가 어떻든 서로 존중해주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