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데도 뭔가 '삶의 흐름'이 있는 건가요?
제 최근의(1주일- 열흘 사이) 삶에 뭔가 예사롭지 않은 흐름이 있어서,
거 참 이상하네? 하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쓰게 됐고,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려고 합니다.
1
그 발단은 열흘 쯤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제 멕시코에 사는 친구 K씨로부터 '보이스톡'이 왔드라구요.
그 일이야 뭐, 특별하다고 볼 이유가 없는 일이었지요. 우리는 이따금 한 번씩 그렇게 통화를 하곤 하니까요.
다만, 제가 이미 그 친구에게도 보내려고 '매화' 사진을 찍어두었었는데, 어영구영 하루 이틀 그 시기를 놓치고 있던 참이라서,
그렇잖아도 나도 연락하려고 했었는데, K형이 한 발 빨랐네요! 하면서 웃었고,
그렇게 통화를 한 다음에 바로 그 사진을 보내주었답니다.
사실 그 이전에도 저는 그에게 연락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설 이후에 잠깐 공백상태가 됐던 것으로,
거기 날씨에 대한 얘기와 그 집 식구들 안부 등으로 한참을 떠들었는데요,
특히 작년에 제가 멕시코에 머물 때, K씨 처의 '한국 음식'으로 신세를 톡톡히 진 입장이라,
그런 얘기도 곁들여 가면서요.
2
그 이튿날이었던가요?
좌우간 그와 엇비슷한 날짜일 겁니다.
제가 우연히 핸드폰을 살피다가, 카톡 친구 연락처를 죽- 훑어보게 되었는데요,
거기에 이상한 이름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 지인의 이름을 석자 다 적어놓는 대신(만약을 위해), 그냥 앞 두 자만 적어놓는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홍 길동'이라면, '홍 길'만 적어놓는 식입니다.(다른 특수한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게만 적어두는데요.)
거기서 '신씨' 성 중에, '신 0'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아니, 이 이름이 왜 여기에 있지? 저는 깜짝 놀라면서, 그 사람 이름이 맞은가? 하게 되었는데요,
저 자신도 마지막 글자가 맞은지는 확실치가 않아서(제가 모르는 사람이거나, 이름의 앞 글자만 같고 마지막 글자가 다른 사람도 있을 수가 있어서),
분명 반갑긴 했지만,
도대체 이 이름이 왜 있(존재하)는지(그 전에는 없었거든요.), 이름이 있다고는 하나, 내가 찾는 사람이 맞은지...... 헷갈리기도 했지만,
이걸 어떡한다지? 하고 스스로도 갈등에 젖기까지 했답니다.
근데요, 이 '신 0'라는 이름의 사람이,
제가 제법 오랫동안 찾고 싶었던 사람이기도 하지만, 바로 제 25-6년 전 멕시코 시절 때 저를 도와줬던 사람이어서,
멀리 갈 것도 없이 그 즈음에 전화를 받았던 K씨와도 서로 알고 지내는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신 0'라는 사람 역시 멕시코 시절과 연관되는데,
작년에 제가 멕시코에 갔을 때도(그 이전부터도) K씨와 그 사람을 찾으려고 꽤나 수소문을 했는데도, 끝내 찾지 못했었거든요?
그 '신 0'라는 사람 역시 우리와 엇비슷한 또래로,
젊은 시절(3-40대) 멕시코 제 2의 도시 '과달라하라'에서 사업을 한 뒤, 제법 돈을 벌었던 사람으로,
제가 1996-7년 멕시코에서 고전할 때, 별로 내색도 하지 않고 저를 도와줬던 은인인데,
그 이후 제가 독일로 가면서(1998) 그 분도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도 하고 새로운 사업도 했다는데,
그런 뒤 잘 안 돼 다시 멕시코에 갔다가, 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는데,
저하곤 제가 독일로 가면서 연락이 끊긴 뒤,
간간히 그 분 소식은 제 3자로부터 흘려 듣긴 했지만,
제가 다시 그 분을 찾으려고 했을 땐, 그 분은 이미 다른 사람들하고 거의 연락이 끊긴 상태여서,
10여 년을 찾았는데도(작년 멕시코에 갔을 때도) 못 찾고, 지금도 찾기는 진행 중인 사람이었는데요,
어쨌거나 카톡 연락처에 '신 0'란 이름이 존재한다는 게 너무 놀랍고 반갑기도 해서,
('페이스 북' 같은 데서도, 우리가 원하든 그렇지 않든, 별의 별 사람들 연락처가 다 있잖습니까? 하다 못해 옛날에 단 한 번이라도 전화를 걸었던 사람들도 존재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이 '신 0'라는 이름도, 어떤 경로를 통해 내 연락처에 그 기록이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통화했던 흔적은 있을 거라서 연결돼 있을 가능성도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만약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니까요.)
일단 카톡으로 연락을 취해보기로 했지요.
밑져봐야 본전일 테니까요.
안녕하십니까?
혹시, 성함이 '신'자 '0'자 '0'자 (00)이십니까? 멕시코에 사시던...
저는 '남궁 문'이란 화간데, 절 아시는지요?
설레는 마음으로 그렇게 문자를 남겼고,
이제나 저제나... 그 걸 읽을까?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기다렸는데,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도 아예 문자 자체를 읽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
아닌가? 하기도 했지만,
아무리 아니라 해도, 문자를 확인조차 않다니... 뭔가 석연찮은데...... 하다가,
결국엔, 직접 통화를 해보기로 했답니다.
그런데요,
조심스럽게 예의를 갖춰서 전화를 걸었는데,
바로 그 분 아니었겠습니까.
아,
세상에 무슨 이런 일이!
그동안 10여 년을 그렇게 찾아도 전화번호조차 아는 사람이 없었는데, 그 번호가 제 '카톡 연락처'에 남아 있다니!
이건, 마치 속은 기분이었답니다.
등잔 밑이 어두워도, 이렇게 어두울 수가!
(허긴, 그 전엔 없었던 것 같았거든요. 분명히... 그렇다면 어떤 경로로 그 번호가 제 계정에 기록된 건지는 저도 모르지만요.)
지금 한국에 살고 있고 자식이 셋인데, 셋이 다(막둥이가 올해) 대학에 들어갔다 하고......
그렇게 한 사람을 찾았답니다.
3
아, 이 '신 0'라는 분을 찾기 이틀 전인가? 그럴 겁니다.
저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사람인데, 자다가 전화 소리에 깨어(어떤 때는 아예 '진동'으로 놓고 자기도 하는데) 전화를 받았는데,
군산의 후배였습니다. 조각하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는...
그런데 그가,
형님, 이 전화 좀 받아 보세요. 해서 받았더니,
문이 아저씨! 저, 00예요. 멕시코에 사는......
응? 니가 웬일이냐? 이 밤에, 군산에서?
예, 제가 아버지 일로 군산에 왔다가, 00 오빠가 저녁을 사줘서 지금 먹고 있거든요....
그래? 오랜만이구나...
근데, 왜 이리 일찍 주무세요?
응? 내가 원래 그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데, 자정 쯤 일어나 한밤중에 일을 하지...
그렇게 '00'이와도(지금은 돌아가신 옛 선생님 딸. 그런데 지금은 거기서 자리를 잡고 잘 산다고 함) 10여 년 만에 통화라도 하게 되었던 건데요, 얘기를 하다 보니,
00아, 나 작년에 멕시코에 갔었는데...
예에? 근데, 왜 연락 안하셨어요?
난, 멕시코 시티엔 안 갔고 한 달 가량 '몬떼레이'에만 처박혀 있다 떠나왔거든...
아이, 다음에 오시면... 멕시코 시티에 오셔서 절 찾으세요!
글쎄다, 그럴 상황이 올지......
그렇게 '아닌 밤 중에 홍두깨'라고,
잠을 자다 전화를 받았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멕시코에 사는 지인이었던 등,
이거 무슨 일이지? 뜬금없이, '멕시코'가 나에게 한꺼번에 몰아닥치는 기분이네!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물론, 새롭게 연락이 닿은 사람들과도 교류는 (앞으로도 계속)이어지겠구요,
모든 일에는 그 이유와 결과가 있기 마련이듯, 이 일 역시 제가 살아왔던 흔적과 관계가 있지만요......
첫댓글 엄청 반가워 겠내요
반갑다 뿐이었겠습니까?
조만간 만나 술 한 잔 하기로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