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수요일] 사도행전 13장 13~31절

[노희태]

[사도행전 13장]

13 바울과 및 동행하는 사람들이 바보에서 배 타고 밤빌리아에 있는 버가에 이르니 요한은 그들에게서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  14 그들은 버가에서 더 나아가 비시디아 안디옥에 이르러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앉으니라  15 율법과 선지자의 글을 읽은 후에 회당장들이 사람을 보내어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만일 백성을 권할 말이 있거든 말하라 하니  16 바울이 일어나 손짓하며 말하되 이스라엘 사람들과 및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아 들으라  17 이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님이 우리 조상들을 택하시고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된 그 백성을 높여 큰 권능으로 인도하여 내사  18 광야에서 약 사십 년간 그들의 소행을 참으시고  19 가나안 땅 일곱 족속을 멸하사 그 땅을 기업으로 주시기까지 약 사백오십 년간이라  20 그 후에 선지자 사무엘 때까지 사사를 주셨더니  21 그 후에 그들이 왕을 구하거늘 하나님이 베냐민 지파 사람 기스의 아들 사울을 사십 년간 주셨다가  22 폐하시고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고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리라 하시더니  23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이 사람의 후손에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구주를 세우셨으니 곧 예수라  24 그가 오시기에 앞서 요한이 먼저 회개의 세례를 이스라엘 모든 백성에게 전파하니라  25 요한이 그 달려갈 길을 마칠 때에 말하되 너희가 나를 누구로 생각하느냐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내 뒤에 오시는 이가 있으니 나는 그 발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리라 하였으니  26 형제들아 아브라함의 후손과 너희 중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아 이 구원의 말씀을 우리에게 보내셨거늘  27 예루살렘에 사는 자들과 그들 관리들이 예수와 및 안식일마다 외우는 바 선지자들의 말을 알지 못하므로 예수를 정죄하여 선지자들의 말을 응하게 하였도다  28 죽일 죄를 하나도 찾지 못하였으나 빌라도에게 죽여 달라 하였으니  29 성경에 그를 가리켜 기록한 말씀을 다 응하게 한 것이라 후에 나무에서 내려다가 무덤에 두었으나  30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그를 살리신지라  31 갈릴리로부터 예루살렘에 함께 올라간 사람들에게 여러 날 보이셨으니 그들이 이제 백성 앞에서 그의 증인이라 

[설교]

   사도행전 13장에서 본격적으로 선교 여행을 시작한 바울 일행은 소아시아에 있는 비시디아 안디옥이라는 곳에 이르게 됩니다. 비시디아 안디옥은 오늘날로 치면 튀르키예의 얄바츠라는 지역입니다. 지금도 가보면 흔히 바울 기념교회라고 불리는 옛 터가 있습니다. 후대 성도들이 바울을 기념하며 건축한 옛 예배당 터입니다. 바울의 1차 선교 여행에 있어서 이곳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얼핏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지요. 특별히 오늘 본문은 바울이 이곳에서 어떻게 자신의 사역을 감당했는지, 그 원리를 대략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우선 본문에서 바울 일행은 이곳에 있는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바울 일행은 다른 유대인들과 똑같이 안식일 규례를 지켰지요. 당시 전 세계에는 유대인들이 많이 흩어져 살았기 때문에 자연히 세계 각지에는 회당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바울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때, 어느 곳에서든지 먼저 회당에 들어갔습니다. 왜 하필이면 회당이었을까요? 왜 바울은 곧바로 이방인들에게 가지 않고 유대인들에게 갔을까요?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복음은 그 당시 유대인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친숙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방인들에게 복음은 사실 굉장히 낯선 것입니다. 특히 이방인들은 구약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구약이 말하는 메시아가 누구신지, 저들이 알리 만무했지요. 그러나 유대인들은 어땠습니까? 유대인들에게는 구약 성경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유대인들은 구약이 말하는 메시아가 누구신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기다리는 메시아가 곧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러한 유대인들을 위해 구약성경을 펼쳐놓고 주로 강해를 했습니다. 도대체 구약성경이 말하는 메시아, 그리스도가 누구신지를 회당에서 전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이 바로 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바울은 안식일에 회당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회당에서 독경사가 율법과 선지자의 글을 읽자, 자연스레 바울이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회당 안에 공식적인 설교자가 없었습니다. 성경 본문 자체를 읽는 것이 주가 되었기 때문에 따로 설교자가 없었을 뿐더러, 세계 각지에서 우수한 설교자를 발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때문에 종종 회당에서는 예배를 드릴 때는 회당장이 임의로 낯선 방문자로 하여금 설교를 하도록 권하였는데, 이런 경우에 속한 것이 바로 오늘 본문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아주 자연스레 복음을 전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바울은 가장 먼저 유대인들에게 친숙한 구약성경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본문 17절 이하에서 바울은 아주 간략히 구약의 역사를 약술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바울은 단순히 사람의 역사를 진술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역사를 말하기 시작하지요. 도대체 하나님께서 지금껏 이스라엘 백성들을 어떻게 인도하셨는가? 그것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본문 17절부터 하나님께서는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첫째,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조상들을 택하셨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저들을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셨습니다. 이후 이어진 말씀에서도 매한가지입니다. 하나님이 백성들의 소행을 참으셨고, 하나님이 가나안 일곱 족속을 멸하셨고, 하나님이 백성들에게 그 땅을 기업으로 주셨습니다. 이후 하나님이 선지자 사무엘 때까지 사사를 주셨고, 하나님이 사울과 다윗이라는 두 왕을 주셨으며, 나아가서 하나님이 다윗의 후손으로 그리스도 예수를 자기 백성의 구주로 세우셨습니다. 모두 다 하나님이 하신 일입니다.

   이처럼 구약의 역사는 사실상 하나님의 역사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단순히 사람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너희 조상들에게 행하신 일이 무엇이냐? 그것을 보라!’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바울이 최종적으로 이른 지점은 무엇일까요? 본문 23절입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이 사람의 후손에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구주를 세우셨으니 곧 예수라.”

   하나님의 원대한 구원 계획의 최종 지점은 무엇입니까?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지금껏 수 천 년에 걸쳐 쓰였던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이처럼 예수에게서 완결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깨닫는 것이 유대인들에게 있어서는 얼마나 놀라운 일이겠습니까? 지금껏 저들이 목 놓아 기다렸던 메시아께서 이미 오셨습니다. 그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니 어떻습니까? 이 사실을 듣고 믿는 자에게 주어질 복은 한없이 큰 것입니다.

따라서 바울은 이러한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복음으로 잘 녹여내어 회당에 모인 사람들에게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들은 유대인들, 그리고 회당 예배에 참석한 일부 이방인들은 곧장 바울과 바나바를 좇아 복음의 더 깊은 의미를 듣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연속되면서 자연히 소아시아 지역에 처음으로 교회가 탄생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통해 시작하신 구원이 마침내 세계를 향하여 뻗어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오늘 본문을 통하여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이 이처럼 중단 없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잘 기억해야겠습니다.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역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미 완성된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효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그러니 어떻습니까? 우리는 이러한 구원 역사가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삶 속에 가득하길 위하여 기도하며 간구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