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문학동네 작가상(공동수상,)
김영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1996년 제1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 김영하 씨의 장편소설『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개정판. 소설 속 캐릭터, C와 K, 미미와 유디트, 자살안내인 '나'의 모습에서 '죽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을 안내하는 자살 사이트들이 곳곳에서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바로 오늘의 우리 내면의 황폐함을 읽으며, 십년 전의 '판타지'가 우리의 현실이 되어 있는 오늘을 발견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게 한다. 문학평론가 류보선의 새로운 해설과 함께 죽음의 미학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품을 새롭게 만나는 자리.
조경란, 식빵굽는시간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식빵 굽는 시간>은 풍요롭게 부풀어오르는 빵 이미지를 배경으로 주인공 강여진의 출생비 밀이라는 하나의 축과 한익주라는 남자를 사이에 둔 두 여자의 미묘한 관계라는 또 하나의 축이 빠른 전환의 기법으로 전개되는 장편소설이다.
제2회 문학동네 작가상 (전혜성, 마요네즈)
제2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수상작 『마요네즈』. 남편과 두 아이를 가진 36세의 주부이자 남의 전기대필을 하는 주인공을 통해 애증의 가족관계를 그린 장편소설이다. 헌신과 희생으로 요약되는 전통적인 어머니상을 파괴하고 전혀 새로운 형태의 어머니상을 형상화했다.
제3회 수상작 없음
제4회 문학동네 작가상 (이신조, 기대어 앉은 오후)
제4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삶의 다의적 진실을 꿰뚫어보는 섬세한 감성, 연민과 관용, 정밀한 심리 묘사 등과 같은 여성적 미학으로 현대 사회에서 훼손된 영혼들 사이의 교신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90년대 여성주의 문학의 계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적이고 독백적이며, 특히 소통 가능성에 관한 한 부정적인 기존의 여성소설들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도전의식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작년에 단편 '오징어'로 등단, 첫장편이자 두번째 발표작으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거머쥔 스물 다섯의 이신조 씨. '일상의 인간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존재의 감동적 친밀화를 담담하게, 비명도 아우성도 없이, 고도의 절제된 서술 스타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다.
제5회 문학동네 작가상 (이지민, 모던보이-망하거나 죽지않고 살수있겠니)
제5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수상작. 낭만의 화신, 불륜의 여왕, 카페의 여왕, 한중 연합테러단 특수요원, 이십세기모던이미지댄스구락부일원 등 여러 얼굴로 살아가는 조난실과 그런 그녀를 일방적으로 사랑하는 이해명의 코믹한 연애이야기. 1930년대 일제 식민지 경성, 그 모던타임즈의 막힌 회로 속에서 붕붕거리는 남녀의 실존을 파격적으로 그렸다.
제6회 문학동네 작가상 (박현욱, 동정 없는 세상)
제 6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수상작. 공부는 죽어도 하기 싫고 어떻게 하면 여자하고 한번 자보나, 오로지 동정 딱지 떼는 일에만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골몰하는 고 3 십대의 성의식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 한 얼뜨기 십대의 총각 떼기 작전을 소재로 성인들 세계의 요모조모를 경쾌한 문체로 흥미있게 담았다.
제7회 수상작 없음
제8회 문학동네 작가상 (박민규, 지구영웅전설)
제8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수상작. 다소 가볍게 다가오는 만화라는 양식을 착용해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 미국이 창조한 지구적 영웅들의 활약상 속에 담긴 미국의 패권주의를 폭로하고 문제점을 고발한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바나나맨'은 '겉은 노랗지만 속은 희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작명으로, 미국인과 백인만이 될 수 있던 영웅으로 간택되지만 결코 백인사회에 편입되지는 못한다. 진정한 지구방위대원이 되지 못하고 언제나 수퍼맨, 배트맨의 햄버거와 원더우먼의 생리대 심부름을 하며 영웅을 보조하는 역할이나 하는 그의 모습은 미국을 선망하고 끌려다니기만 하는 제3세계에 대한 작가의 냉소로 비춰진다.
제9회 문학동네 작가상 (전수찬, 어느 덧 일주일)
제9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입담으로, 연상녀 연하남 커플의 유쾌한 일 주일을 그린 소설이다. 저자는 서른일곱 유부녀 기연씨와 이제 막 서른이 된 나 준태의 이야기를 하루하루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일 주일은 기연씨의 남편이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되고, 특별한 사건 없는 나른하고 지겨운 일상이 되풀이된다. 그 안에는 인물들 각각의 가정사와 개개인의 실존적 고뇌가 무겁지 않게 녹아 있으며, 당대에 대한 예민한 촉수가 있고, 인간 내면을 확대해서 선명하게 보여주는 현미경이 존재한다.
제10회 문학동네 작가상 (안보윤, 악어떼가 나왔다)
2005년 제10회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인 안보윤의 장편소설 『악어떼가 나왔다』.
아마존의 밀림, 허리까지 올라오는 수풀 사이에서 보일 듯 말 듯, 악어떼가 지나간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늪 속에서 소리도 없이 거대한 악어떼가 지나간다. 스물다섯 덩치 큰 신예 안보윤은 그렇게 소리도 없이 나타났다.
'실종', '열대어의 무덤', '늪지대에 선 사람들', '악어떼가 나왔다'의 각각 독립된 네 개의 이야기들이 다시 하나로 엮이는 이 소설은 얼핏 끔찍하게만 보이지만, 작품 곳곳에서 실소를 머금게 한다.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만들어내는 이러한 웃음은, 그래서 씁쓸하다. 더없이 끔찍한 이런 상황들은 모두 가공의 현실이지만, 지금의 현실이 그보다 낫다고 자신할 수 없다는 점. 작가는 눈부신 상상력으로 인간 본성의 모순, 우리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풍자하고 조롱한다.
제11회 문학동네 작가상 (이상운, 내 머릿속의 개들)
2006년 제11회 문학동네작가상 당선작인 이상운의 장편소설 『내 머릿속의 개들』. '뚱뚱한 여자'와 '돈 없는 남자'로 대표되는 사회의 패배자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신랄하게 선보이고 있다.
반지하 방에서 뒹굴고 있던 백수 고달수에게 잘나가는 대학 동창 마동수가 해괴한 제안을 한다. 지나친 의부증으로 인해 설탕중독에 고도비만이 되어버린, 자신의 아내를 꼬셔 달라는 것. 어엿한 직업과 경제능력을 갖추고 있는 마동수는 아내 장말희를 자신에게서 떠나도록 하기 위해 천만 원이란 거금을 내놓는데….
소설은 고달수가 정신과의사에게 고백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특별한 지문 없이 따옴표로만 묶어 서술해 소설이라기보다는 희곡 대사에 가깝게 느껴진다. 작가는 연극적인 캐릭터와 대사 사이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온갖 모순과 가치관을 세련된 문장과 희극적인 풍자로 들려주고 있다.
제12회 문학동네 작가상 (정한아, 달의 바다)
취업준비생인 '나'의 이야기와 우주비행사 고모가 보내온 편지가 교차하며 '현실과 환상'을 촘촘히 엮어낸 정한아 장편소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짜임새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와 흡입력 있는 묘사, 그 속에 담겨 있는 삶에 대한 통찰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애정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당선작이다.
언론사 입사시험에 번번이 낙방해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 '나.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막막함에 머리카락마저 한 움큼씩 빠지는 우울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나는 할머니로부터 깜짝 놀랄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십오 년 전 소식이 끊긴 고모가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가 되어 있다는 것.
그 동안 다른 식구들 몰래 할머니에게 보내온 고모의 편지에는 생경하기만 한 우주의 풍경과 우주비행사로서의 일상생활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미국으로 가 고모를 만나보고 오라는 할머니의 말에 나는 단짝친구 민이와 함께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편지에 적혀 있던 주소 하나 달랑 들고 플로리다로 날아간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고모를 만나게 되는데….
제13회 작가상 수상작 없음
제14회 작가상 수상작 (장은진,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제14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장은진의 장편소설『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며 주목을 받고 있던 기대주 장은진이 이번에는 감칠맛 나는 문장과 여운을 남기는 압축적 구성의 소설을 선보인다. 눈먼 개와 모텔을 전전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고독한 삶에 대한 아픔과 추억 속 슬픔을 따뜻한 문체로 그리고 있다.
여행자인 '나'는 발길이 닿는 대로 어디든 여행한다. 3년 동안 길 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나'는 만난 사람을 일련번호로 호칭한다. 친구를 밀어서 식물인간으로 만든 아이 239, 바닥에 버려진 껌딱지로 예술을 하는 사람 99, 첫사랑을 잊지 못해 기차에 머무는 사람 109 등등. '나'는 길 위에서 다양한 슬픔을 보고, 모텔로 돌아와 그들에게 편지를 쓴다.
'나'는 맹인안내견이었지만 사고로 시력을 잃어버린 개 와조와 여자 소설가 751과 함께 여행을 한다. 와조와 '나'가 그 여행에서 하는 일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편지를 쓰는 것뿐이다. 타인의 슬픔을 어루만지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나'는 때때로 가족에게 편지를 쓰지만, 가족 누구 하나 '나'에게 답장을 하지 않는데….
제15회 문학동네 작가상 (김유철,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제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으로,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이 당선되어 등단한 김유철의 장편소설이다. 그저 산책하듯 살아가는 이 시대 젊은이의 일상을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서술로 따라가는 소설은, 길 잃은 고양이와 보낸 한 철을 소소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함께 살던 여자친구 S마저 떠나간 뒤 완벽히 혼자가 된 '나'.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어느 날 아파트 베란다로 찾아든 고양이 한 마리. 마치 제집인 양 익숙하게 거실과 베란다를 오가는 모습답게 그 고양이는 자연스럽게 '나'와 동거를 시작한다. 바로 '사라다 햄버튼'.
사라다 햄버튼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때쯤 동거인이 또 한 명 늘어나게 되는데, 바로 어머니와 이혼한 뒤 캐나다로 떠났던 새아버지이다.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친아버지에 대해선 함구했던 어머니. 엄마는 왜 새아버지와 이혼했는지, 왜 친아버지의 존재를 감춰왔는지, '나'는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홀연히 떠나버린 여자친구 S와의 이별 또한 마찬가지.
단지 남아 있는 기억을 떠올리며 생각하고 또 생각할밖에, 도리가 없다. 소설은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그들의 선택을 원망하지 않고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되는 일인지도 모른다고.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한 시도는 그 사람이 온전히 사라지고 난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을, 또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제16회 문학동네 작가상 (황현진,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
기발한 발상, 신선하고 개성 넘치는 문장으로 패기만만한 세계를 펼쳐 보였던 작가를 발굴해온 문학동네작가상이 열여섯번째 수상작으로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를 선보인다. 불량한 듯하면서도 어리숙한 용화공고 삼학년생 '태만생'을 앞세워 성년과 미성년의 경계를 통과하는 한 소년의 성장을 과장된 상처 없이, 자기연민 없이, 신선한 리듬이 살아 있는 위트 있는 문장으로 이야기한다.
"최근 한국문학에 오랜만에 도래한 놀라울 정도로 개성적인 세계임에 틀림없다."(문학평론가 류보선), "이 소설의 주인공 용화공고 삼학년 태만생군은 근래에 만난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다."(소설가 윤성희) "탄력 있는 문장들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탄력과 재치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공을 들여 다듬으며 보냈을 시간도 함께 느껴지는 문장들이다."(소설가 한강) 등의 평가를 받았다.
제18회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 (홍희정,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
사랑하고 사랑받는 건 몇 살을 먹어도 좋은 법이야!
홍희정 장편소설『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 경장편소설 분야에서 한국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 문학동네작가상의 열여덟번째 수상작으로, 우리 시대 청년들의 아릿한 성장담을 그린 책이다. ‘나 좀 좋아해줘’라고 말하면서 ‘시간 있으면’이라고 전제를 다는 이 소설 속의 인물들은, 거침없이 살기에는 너무 거친 이 시대를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나이든 소년, 소녀들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매력적인 인물들이 여린 마음을 어르고 눙치며 마침내 서로 감싸 안는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