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납공간은 주거공간의 효율성과 사용 능률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 요즘 주택에서 수납은 가구와 가전제품이 대신하고 있지만 벽과 천장, 바닥을 활용해도 효과적인 수납을 할 수 있다. 부실별 수납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취재/남창균․자료/‘더불어 사는 주거 만들기’(경실련 도시개혁 센터)
집안에서 차지하는 살림살이의 양을 따져보면 웬만한 집도 작은 방 2곳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다. 이사를 해 보면 살림이 얼마나 많은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금방 이사를 한 집에 가보면 제자리를 찾지 못한 살림이 방마다 가득해 집인지 창고인지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수납은 집을 집답게 만들어준다. 수납이 잘되어야만 기거하는데 불편이 없고 생활이 편해진다. 수납은 효율과 편의성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깔끔하고 세련된 수납은 그 자체가 인테리어이다.
잘된 수납은 숨길 것은 숨기고 드러낼 것은 드러내는 것이다. 모든 살림살이를 수납장 속에만 넣어두면 깨끗하기는 하겠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또 깊숙하게 쟁여만 놓으면 금방 찾아 쓸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눈에 잘 띄고 찾기 쉬워야만 활용성도 높아진다.
벽과 천장, 바닥을 활용하는 적극적인 수납아이디어를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요즘 주택은 옥외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실내에서 수납을 해결해야 한다.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큼의 기회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뜻과도 같다. 강남에서 30평짜리 아파트에 산다면 수납을 위해서만 1억원 이상을 쓰는 셈이다. 아파트 값이 평당 1000만원을 웃돌기 때문이다. 공간을 확보하는데 1억원이 들었지만 정작 그곳을 차지하는 살림살이는 1000만원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허투루 낭비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납공간을 알뜰하게 찾아내야 한다. 벽과 바닥은 버려져 있는 수납의 ‘보고’이다. 과천에 사는 반쪽이 최정현씨는 버려져 있던 벽과 바닥을 활용해 13평 짜리 아파트를 30평형대 아파트처럼 사용하고 있다. 벽에 각종 선반과 책장을 붙박이로 짜 붙이고 베란다 바닥은 50cm가량 높여 그 속을 수납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부실별로 체크해야할 수납방법
주택은 부실들이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방, 부엌, 화장실 등은 독립된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있다. 따라서 수납을 할 때는 기본적으로 해당 부실의 기능과 역할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해야하지만 다른 부실과의 관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거실은 온 가족이 모이는 가족실의 역할과 손님들이 머무는 응접실의 기능을 해야 하므로 밝고 깔끔해야 한다. 따라서 키가 큰 수납장은 피하는 게 좋다. 좌식생활에 맞게 작은 장을 배치하고 식구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건은 서랍 한 곳에 모아서 보관하면 좋다. TV는 거실의 크기에 맞는 것을 설치해야 한다. 시커멓고 덩치 큰 TV가 거실 한쪽을 장악하면 보기에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에어컨은 여름 한철에만 사용하므로 별도의 박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 에어컨이 재산 과시용으로 폼을 잡던 때는 지났기 때문이다. 거실 한쪽 벽면에는 가족 모두가 알아둘 사항을 기록해 두는 보드판을 걸어두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보드판이 있으면 각종 영수증과 학교나 관리사무소로부터의 연락사항. 전화메모, 우편물 등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부엌은 주택에서 가장 바쁜 곳이다. 매일매일 사용하는 집기가 대부분이다. 국그릇 밥그릇 등 매일 사용하는 그릇은 주부의 작업공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두어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ㄱ’자로 꺾인 수납장의 경우 꺾이는 곳이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시스템 수납장으로 교체를 하는 게 좋다. 손이 닿지 않는 상부장보다는 키 큰장을 설치하는 것이 더 요긴하다. 또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드럼세탁기를 마련하는 것도 공간을 넓게 쓰는 방법이다. 다용도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탁기를 드럼세탁기로 교체하면 그 만큼의 여유공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에는 문이 있는 수납장을 설치하는 게 좋은데 변기 위쪽은 피해서 달아야 한다. 수건이나 헤어드라이기를 변기 속에 빠뜨릴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 공간이 부족할 때는 코너 쪽에 보조 수납장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중에는 코너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수납용품들이 나와 있다. 또 수납공간을 넓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욕조를 철거하고 샤워부스를 설치하는 것도 좋다.
침실에는 침대만 두고 다른 가구는 없애는 게 좋다. 다만,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넣어둘 수 있는 작은 장 하나쯤은 놓아둘 필요가 있다. 침대 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수납아이디어. 침대 밑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때는 바퀴가 달린 서랍장을 이용하면 좋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과 둘 곳이 마땅치 않은 집기는 침대 밑이 안성맞춤이다.
아이방에는 키가 작은 수납장을 놓아두어야 아이들이 손쉽게 꺼내 쓰고 담아둘 수 있다. 가구는 씀씀이가 큰 다용도가구를 사용하는 게 좋다. 침대 겸 책상, 책장 겸 책상 등을 사용하면 공간을 줄일 수 있다. 서랍은 쉽게 열리고 닫혀야 하며 가능한 한 밑 부분에 있는 것이 좋다.
수납을 위해 각 공간별로 체크할 내용
수납 체크 포인트
거실
*키가 큰 가구는 공간을 좁아 보이게 하고 시야를 막으므로 낮게 배치한다.
*가족 공동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장식효과가 있는 수납방법을 연구한다.
*신문이나 잡지 등은 한 곳에 모은다.
*모두가 사용하는 물건은 서랍 한 곳에 모은다.
*아이가 있는 집은 거실에도 장난감 수납장소를 만든다.
*TV의 크기는 거실의 크기에 맞춘다.
*에어컨은 수납장을 만들어 눈에 띄지 않게 한다.
부엌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손이 닿는 곳에 둔다.
*크고 무거운 것은 아래쪽에 둔다.
*깊숙한 곳은 서랍 등을 이용해 버려진 공간을 줄인다.
*칼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수납한다.
*강판, 껍질 벗기는 기구, 깡통따개 등은 조리대 옆에 보관한다.
*그릇은 크기가 같은 것끼리 낮게 쌓아둔다.
*랩이나 호일류는 냉장고와 가까운 곳에 둔다.
*접시는 꽂이를 만들어 세워서 보관한다.
침실
*침대에서 손이 닿는 곳에 수납장을 마련해 둔다.
*화장품 소품류나 악세서리 등은 작은 서랍을 이용한다.
*자주 입는 옷은 모두 보이게 진열한다.
*스웨터나 셔츠는 속이 보이는 망바구니를 이용한다.
*침대 밑 사장공간은 서랍에 바퀴를 달아 옷을 수납한다.
*물건을 상자나 주머니 등에 놓아둘 때는 겉에다 내용물 목록을 써서 붙인다.
*계절이 지난 옷은 깊숙이 쟁여 둔다.
어린이 방
*키 작은 수납장을 둔다.
*하나에 여러 가지 기능이 있는 다용도 가구를 사용한다.
*서랍은 쉽게 열리고 닫혀야 한다.
*장난감은 꺼내기 쉽고 정리하게 쉽도록 큰 바구니나 박스에 수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