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위의 선크림이 없어졌습니다.
순간 슁경질이 나면서 남편을 의심합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진정하고 전화를 합니다.
"화장대 위 종이컵 버렸어?"
"응, 커피를 마셨으면 버려야지. 그냥 두면 어떡해?
그건 또 뭐고? 배 갈라놓은 건. 그냥 곱게 버리면 되지."
"그 화장품 앞으로 열흘은 더 쓸 수 있는 건데 버리면 어떡해?"
"뭐가 화장품이고?"
"병은 엎어놓으면 되지만 튜브는 깨끗이 짜 쓸 수가 없잖앗.
그러니까 가운데 잘라 퍼 쓰려는 거지. 컵은 마를까봐 덮어논 거굿."
"쓰레기봉투 뒤지바라. 밖에 내놨다."
"됐어. 찝찝해서 어떻게 써. 끊어."
튜브에 담긴 썬크림이 더 이상 짜 지지가 않아 가운데를 잘라 퍼 쓰던 중이었습니다.
내용물이 마를까봐 커피 마신 뒤 종이컵을 덮어놓았구요.
욕실에서 쓰는 세안제도 간혹 이런 몰골인 걸 봤을 텐데......그냥 버렸다는 거죠.
아까워 죽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고 더군다나 쇼핑할 시간도 없는데.
유독 병이나 튜브에 집착하는 거 같아요.
누구나 그렇지만 화장품은 다 써가면 거꾸로 세워 끝까지 쓰고
세안제든 치약이든 샴푸 린스든 바닥 싹 비워 헹궈낸 거품까지 쓰는 습관이 있습니다.
(치약 중간을 눌러 짜는 식구들 때문에 매일 씩씩거리면서요)
내용물이 아깝기도 하고 그냥 버리기엔 찜찜하지 않습니까?
분리수거해야 하는데 내용물이 없어야 하니까요.
간장통도 고추장통도 싹 닦아 깨끗한 채로 버리거든요.
제가 매사에 이렇게 알뜰살뜰한 건 아닙니다.
화장실 갈 때 휴지는 남들 평균 쓰는 거에 두 배는 쓰고(우리집 식구들 특히)
믹스커피는 잔 보다 종이컵에 타 먹는 게 더 맛있으므로
믹스커피는 반드시 종이컵을 고집하고
현금 뽑아 쓸 때도 길 건너 하나은행 있는데 길 건너기 귀찮아(심지어 같은 라인에 있어도 걷기 싫어)
좌르르륵~ 수수료 떨어지는 소리에 이런 도둑넘들! 왠 수수료가 이리 많은 거야? 하면서도
근처 타은행이나 편의점에 들어갈 때가 다반사입니다.
(푼돈 아끼는 습관 드리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 ㅜ.ㅜ)
어쟀거나 이틀 째 샘플로 받은 선크림들 집합시켜 놓고 쓰는 중입니다.
백화점에 사러갈 때까지는 쓸 수 있을 양입니다.
한달은 쓰겠네요.ㅋㅋㅋ
첫댓글 맞아요 셈 비싼 화장품 뚜겅도 열수없게 되어있는것 버릴려면 아까워 죽것어요 그 안에 몇일 바를것 들어있는데 전 투브는 중간 조금 잘라내고 맞물려 놓습니다
저도 이렇게 쓰는데 누가 궁상떤다고 뭐라 하더군요.... 깨끗이 쓴 빈통을 버릴때의 그 개운함....그 때문인데 ... 정말 궁상인가 기죽었었는데 갑자기 동지를 만난듯한 이기분....^^*
저도 이렇게 쓰다가도 어떤 날은 궁상스럽고 짜증이 나서 확 버릴 때도 있어요.절약보다는 어릴 때부터 엄마가 하던거 봐온 습관으로다가요.지금은 아들들한테는 환경을 위해서라도 절약하고 아껴쓰자고 교과서 적으로 말합니다.
각자 필에 꽂혀 꼭 고수하는 것들이 있지요. 이렇게 건설적이거나 재생산적인 일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울집 남자는 많이 고치기는 했지만 죄다 흔적을 남깁니다. 화장실 갔다 불켠채로 나오고 속옷 갈아입고 서랍 삐죽 덜 닫고 핸드폰 충전하고 충전기는 냅둡채 자기 핸드폰만 쏙 빼가고... 휴우 아이같음 때려서라도 가르칠텐데 서커스 곰보다 말귀를 못알아 듣네요.
달해샘 남편이 나랑 똑 같아~~~ 신난다. 더해서 튜브용품 허리에서 꼭 짜기, 내가 지나간 자린 꼭 표내기, 신발 아무렇게나 꼭 벗어 던지기 , 물건 제자리에 꼭 안두기 ~~~~ 쭉 많다 많아. 더하고 더해서 반성안하기 까지....... 엄마가 몽둥이 들고 다니다 힘들어 말았고... 남편은 세상 여자는 다 그런줄 알고 잘 살고 있다오.
리베라메님은 신나고 저는 혈압 상승중... 제자리에 안 둔 물건은 꼭 저한테 와서 찾는다능...(이것도 같아여 )
흐 미 환장할 노릇이구만요
울애들 지들이 쓰고 냅둔거 난 본적도 없는데 전화해서 나한테 찿아요. ㅋㅋ 샘 튜브잘라논거 샾에도 하나 컵으로 덮어논거 있어요.
달해샘 같다오. 내가 안둔 물건 찾다 내머리에 김나고, 김나다보면 머리속이 하예지면서 소리를 빽빽 지르지. 어디 있냐고.... 그러면 주위 반응이 ' 저거 또 미쳤구만' 하며 옆집 개 짖는거 귀찮아 하는 그정도로 받아들이지. 달해샘 우리같은 인간들도 이쁘게 봐 주면 안돼~~~~~~ 나름 고충이 많다오.
공감 백배에요 정리 정돈을 못하고 주위에 어질러져 있어도 제물건은 잘 찾아요 근데 랑이가 청소한다고 치워 놓으면 그담날 저는 물건 찾으러 다니다 열받아요 나름 고충이 많지요
저두 공감 백배 어릴적 8남매가 방한칸에서 자라다보니 정리정돈이 어디었어요 벗어 놓은자리가 그자리지 단체 생활을 안해봐서 그런지 정리정돈에 약해요 결혼해서는 정말 신랑 잔소리에 스트레스 받아 못살겠더라구요 하루는 선전포고를 했지요 난 이거 고치지 못하니까 당신이 포기하라고 그래야 둘다 편하다 이걸로 맨날 싸울건야고요 지금은 남편도 포기 하닌까 편하다고해요 여자인 우리도 고치기 힘들거든요 닥달 하는것보다 포기하심이 편할텐디 울 남편 하는말 누가 당신이 이러고 산줄 알까 아무도 안믿어줘 억울하되요
저도 공감 백배에요 정리정돈의 우리 남편은 쉬는날 내사무실 정리와 청소까지 해준답니다.저도 남편이 보기엔 대충 사는 것 같아도 나름 정리하는 것인데 눈에 차지를 안나봐요.책상위가 말끔하면 악소리나죠 월요일날 오전에 바로 쓸거라서 냅뒀는데 어디에 꽂아 놓았는지.....
전 한방제품 폼이 다쓴듯 안나와서 가위로 중간을 싹둑 해봤더니....한 달 쓰고도 남을 만큼 용량... .나중에 그렇게 쓰는것도 지쳐갈정도...
다들 .. 고수분들 저는요. 튜브자르면 그렇게 많이 남아있는지도 모르고 걍.... 다 버렸답니다. 에고....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