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명**
일평생 고독,고독하였으나
생명의 장미꽃 가드윽 품었고
독신의 땅엔 늘 5월,늘 사슴 머물고
신비감 도는 애수는 점잖기만 해
노(怒)도 욕(慾)도 다 건넌 저 언덕에서
천명(天命)과 더분 서정의 호흡 남실남실
명철한 별빛으로 환생하여 현대의 공허를 비추네
**윤동주**
민족의 별 윤동주
족쇄의 일제에 의해 28세로 숨졌으니
의롭고 한 점 부끄럼없는 양심으로
별과 바람과 하늘을 노래한
윤동주의 순결한 향기여 저항의 등불이여
동쪽 해뜨는 나라 대한민국의 앞날을 염려한
주인공의 이름이여
오늘밤도 순이의 눈가에 별빛이 스치운다
**김춘수**
처처에서 눈 내려도 무의미의 꽃 피워내고
용기의 자의식으로 허무까지 안아버린
단아하고 검박한 우리시단의 신사
장광설폭력성역사를 향해 아름다움으로 응전한다
김지이지들까지 그의 꽃을 보고 그의 꽃을 들었다
춘하추동도 그 이미지만으로 새 활로를 찾았고
수사학을 초월한 새 리듬을 빚어낸 뜻은!
**서정주**
시의 감칠맛 시의 관능
의미심장한 혼의 울림
지금도 들려오는 삶의 예찬의 음성
존재감의 유량도 풍부하여 20세기를 관류하였으니
미치고,벗어나고,항거하면서
당당히 세계문학의 봉우리에 닿았다
서명된 곳에 꽃이 있었고 여자가 있었고
정치한 마력 앞에 피가 뜨거워져 옴
주술의 언어로 이 시간까지 드라마의 전율을 불러냄은
**한용운**
님의 향기로운 말소리로,꽃다운 님의 얼굴로
의심했지만 염려했지만 경계했지만
침묵 속에서 사랑노래 요동쳐옵니다
묵상 속에서 다시 만날 님을 확신합니다
한평생 타오르는 님 향한 나의 등불,결코 꺼질 수 없습니다
용렬하고 결핍된 나를 끝까지 옹호하시는
운명과 죄를 이겨낸 무궁한 나의 님을
길이길이 나의 시 속에 담아봅니다
**한하운**
인간세상에 파랑새의 시인 있어
간다면서 가는 곳,구름 흘러 가는 곳,바람 불어오는 곳
한(恨)을 시와 사랑으로 이겨낸
하운(何雲)! 천형을 이겨냈음이여!
운명의 계단엔 그의 시와 사랑의 등불로 환하구나
詩 대표작 보리피리,보리피리사건이 되었으니.....
인간 한하운 57세로 파랑새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로 날아갔으니
**이상**
천공(天空)까지는 아니지만 다만 날개폄의 날기를 시도한
재능과 자의식의 작가,이상
작품의 천재성으로 고독탑을 쌓아올리고
가히 선각자적 정신,그 정신의 신화성 내지 교훈성
이국땅 일본에서도 작품발표
상당한 항거성,난해함,내시적추구의 시
날자 날자 한 번더 날자꾸나
개울 위로,자의식 위로,어쩌면 아내 모가지 위로
**이육사**
청포도 주저리 주저리 열리는 곳,내 땅인가 아닌가
포도알 톡 터짐은 그의 비애 터짐이라
도피하지않고 반일제,반봉건,민족해방의 선봉에 서서
의식의 토양 위에 꿋꿋한 지사의 꽃을 피웠으니
작위함 없이 애국애족의 진실성으로
가망성과 확신을 가진 탓에 17회의 옥고를 치룬 그!
이 뜻을 알고 그의 시를 읽으리니
육정(六情)을 뒤흔드는 남아의 신념과 의지로다
사방 친일문학 속출하였으나 그는 절정의 지조로 일관하였으니
**박남수**
새를 화두로 하여 시와 시인을 재발견한 새의 시인 박남수
의심 대신 상상력으로,침묵 대신 시와 노래로
시인이 죽는 법이 없듯이,새도 죽는 법이 없어
인습을 관통한 새와 시인의 아름다운 교감
박탈할 것 하나 없는 새를 두고 포수는 그 순수함을 겨냥하지만
남는 것은 피에 젖은 한마리 상한 새 일뿐
수평선 가로지르며 오늘도 새가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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