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3. 8. 4. 금요일.
연중 가장 덥다는 8월 초순.
일흔여섯살 먹은 내 경험으로는 8월 초순 특히나 4 ~5일이 가장 무덥다.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에서 사는 나.
내 아내는 수시로 내 방안에 들어와 물컵을 내민다.
무더위에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거실로 나가면 에어컨을 켜서 조금은 시원하다.
하지만 내 방은 에어컨바람이 직접 들어오지 않는다.
나는 이상하리만큼 에어컨의 찬바람과 선풍기 바람이 별로이다.
더워서 참지 못하고는 내 방 옆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세면대에 찬물을 받아놓고서 수건에 물 적셔서 온몸을 닦는다.
오늘만 해도 벌써 8번이나 샤워했다. 샤워하면 잠깐동안은 덜 더웁다.
내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서해안 산골마을에 가 있다.
내 시골집은 함석집이다. 낡은 초가지붕의 짚누리를 벗겨내고는 그 위에 함석으로 지붕을 이었다.
1956년 보수한 함석집이기 뜨거운 태양의 계절인 여름철에는 함석지붕이 후끈후끈 달아오른다.
더위를 식히려면 앞마당에 있는 샘물(우물)에서 트레박으로 물을 떠서 큰 물통에 퍼 담았다.
찬물로 등멱이나 샤워를 하면 온몸을 오돌돌하게 떨어야 했다. 추워서 벌벌거리고. 그만큼 샘물이 차거웠다.
시골집에서 잠 자려면 커다란 모기장이 있어야 한다. 사방이 나무와 텃밭으로 둘러싸였기에 왜그리 쇠파리, 모기 등의 날벌레가 많았던지.
모기장 안에서 잠을 자려면.. 이따금 모기에 물려서..... 파리채를 휘둘러서 때려잡고, 모기약도 품어대야 했다.
그런데 말이다.
지금은 서울 아파트 안에서 산다.
23층이라서 그럴까. 우리집에는 모기장이 하나도 없다.
지금 한여름철인 서울에서는 없는 것이 바로 '모기장'이다.
한 열흘 정도만 더 참으면 무더운 여름철이 조금은 가실 게다.
8월 15일 광복절을 지나면 날씨는 변해서 점차로 초가을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바닷가 갯물에는 찬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늘 시골에 내려가 있다. 아쉽게도 그 시골집에서는 아무도 안 산다. 오랫동안 텅 빈 집이라서 지금은 무척이나 낡았다.
내 어머니가 집나이 아흔일곱살을 난 지 며칠 뒤에 이 세상을 뜬 뒤로 나는 서울로 되올라왔기에 내 시골집은 텅 빈 집이 되었다.
텃밭 세 자리에 가득 찼던 과일나무, 조경수목 등은 제멋대로 웃자라고, 야생식물들이나 가득 들어찼다.
그러하니 오죽이나 모기, 쇠파리 등 해충이 득실벅실거릴 게다.
오늘 아침에 충남 대천시내에서 사시는 큰당숙(집나이 86살)한테서 전화가 왔다.
'언제 산소 벌초하느냐'고.
해마다 8월 말이나 9월 초에는 산소 벌초행사를 벌렸다.
일가친적들이 모여서 벌초꾼을 사서 함께 집단산소의 풀을 깎았다.
올해도 8월 말이나 9월 초순에 시골로 내려가서 집안행사인 산소 벌초를 해야 할 터.
현지 읍내에서 사는 사촌동생이 벌초꾼 인부들을 구할 게다.
뜨거운 태양의 계절이지만 큰당숙이나 당질인 나는 벌써부터 초가을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잠시 쉰다.
단숨에 썼더니만 은근히 지친다.
나중에 '모기장'에 대해서 더 보완할 예정...
1.
내 아파트 실내 베란다에는 화분 130여 개가 넘는다.
밤중에 전등불을 켠 뒤에 베란다에 나가서 화분 속을 들여다보면서 징그러운 벌레인 민달팽이를 잡아낸다.
봄철에는 무척이나 많았던 해충이 여름철이 되면서부터는 별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요즘 7월 말부터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8월 초인 지금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등껍질이 전혀 없는 맨숭맨숭한 살갗을 지닌 민달팽이가 한여름철을 맞이해서 다른 곳으로 피서여행을 떠난 것인지...
민달팽이 이외에도 눈에 자주 띄던 공벌레, 작은 거미의 활동도 크게 줄었다. 이따금 눈에 띄기는 하나 그다지 심각하지는 않았다.
작은 거미는 공벌레를 거미줄로 옭아서 죽인다. 아마도 공벌레의 피를 빨아먹는 것 같다.
비좁은 아파트 실내에서 화분농사를 짓는 체하는 나. 이 짓이라도 하면서 세월을 보낸다.
덥다. 더워....
피곤하면 귀에서 이명이 크게 웅웅거리고, 발바닥이 뜨겁게 화끈거린다.
나중에... 쉬자.
첫댓글 윤환님 아파트 베란다 사진 한번 올려 보시지요 130개의 화분이 장관 이겠네요 보구 싶네요
댓글 고맙습니다.
저... 거짓말 아닌대유... 사실이어유. 믿어주셔유.
그 물증으로 사진을 올리라니....
덜덜덜덜....
@최윤환 참내 그건 아니구요 그냥 보구 싶어서요 나도베란다에 화분몇개 키우는데 그많은 화분 을 어떻게 배열하고 키우시나 궁금해서죠 물증 이라뇨?
우리집은 24평 아파트인데
30여개의 화분이 봄 여름 가을엔 발코니를 가득 채우고 겨울엔 거실로 들어옵니다.
살림살이로 가뜩이나 좁은 집이 화분으로 더 비좁아 보여
아내가 아끼며 애지중지 잘 키우며 꽃도 피우던 화분 30개는 천안 병천의 처형댁에 몇 개 갖다 주고
나머지는 아파트 이웃사촌, 화분을 좋아하는 분들 나누어주어 지금은 한 개의 화분도 집에 없습니다.
최 선상님댁엔 130개의 화분이라니
얼마나 큰 평수의 아파트인지는 모르지만 저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많네요.
그 화분 가꾸는 재미도 쏠쏠하다고들 하지요.
댓글 고맙습니다.
아내가 아끼며 손봐주던 화분 30개는 처형댁, 아파트 주민 등한테 선물하셨다는 이야기는 전에 들었지요.
잘 하셨군요.
소유하는 물건이 많으면 그 물건에 집착하는 경향도 있지요.
올 여름철에는 유난히 더 더운지 화분 속의 식물이 더러는 죽대요. 아무래도 환경이 나쁜 탓이겠지요.
바람, 햇볕, 이슬, 비..... 친자연 현상이 있어야 하는데도 아파트 안에는 거의 불가능. 고작 수돗물이나 부어줄 뿐.....
식물 잎사귀에 먼지 등이나 잔뜩 쌓일 터.
제비란 등은 증식시키지만 선인장 류는 많이도 죽이지요.
텃밭농사를 짓다가 서울로 되올라왔더니만... 무엇이라도 꼼지락거리면서 움직이어야 하는 촌사람 습성이겠지요.
할일이 없는 무기력한 도시 아파트 주민이 된 늙은것, 늙은이가... 바로 나.
자다가 일어나서 찬물을 끼얹고는 댓글 답니다.
아이구 화분이 130여개가 넘다니
대단 하시네요
그걸 어찌 다 관리 하시는지요
종일 물을 줘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꽃이피면 완전 동산 같을
것 같아요
댓글 고맙습니다.
아파트 실내에서는 화분에 물을 자주 많이 부어주면 물빠짐 현상이 지극히 불량하겠지요.
식물뿌리가 물속에 잠겨서 질식사합니다. 제가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가 수분과다이지요.
화분은 도자기, 플라스틱 고무로 되었게 수분발산기능이 아주 불량하지요.
아내가 주는 쌀뜨물을 아껴서 조금씩 부어주어도 수분과다로 화분속의 식물을 곧잘 죽지요.
베란다 수돗가에서도 허드렛물을 아껴서 활용하지요.
화분 속의 벌레 해충을 잡으려고 살충제를 뿌릴 수도 없기에 벌레가 정말로 많이 꼬물거리고, 자잘한 거미류는 방안에 까지 기어들지요.
빗자루로 방을 쓸다보면 이런 벌레가 보이대요.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그게 탈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지요.
적당히, 알맞게, 자기분수에 어울리도록 가져야 한다는 논리, 철학을 또 배웁니다.
많은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지요.
식물한테는 자연환경이 훨씬 낫겠지요.
아파트 실내에서는 비싼 도자기화분? 그거 식물한테는 하등의 가치가 없겠지요.
화분을 보면서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어리석은 인간의 허례허식의 하나라고요.
요즘 폭염 때문 인지 울집 대문 밖 담장 밑 화분에 심겨 져 잘 자라고 있던 아스타가 죽어가고 있어 속이 상합니다.
더워도 더워도 넘넘 덥네요.
폭염 속 건강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
댓글 고맙습니다.
아스타 식물이 시들어서 죽어가고 있군요.
저도 얼마 전까지는 아스타가 있었는데.. 지금은 빈 화분만 남았지요.
아파트 실내에서 화분으로 식물을 키운다는 게 무척이나 어렵겠지요.
제가 사는 잠실 아파트 쓰레기장에는 늘 크고 작은 화분이 엄청나게 많이 내다버려졌지요.
죽은 식물도 많고.
아파트 실내에서는 식물 키우기가 어렵다는 증거이겠지요.
제가 가지고 있는 도자기형태의 화분... 거의 다 쓰레기장에 내다버린 화분을 주워서 가져온 것이지요.
재활용한다는 뜻이지요.
널널한 시골집 주변을 에워싼 텃밭에서 농사를 짓다가 서울로 올라온 지금..
정말로 답답하게 합니다. 그 작은 화분 흙속에 어린 식물을 키우려니 답답하기도 하고, 숱하게 죽이며.... 덕분에 공부를 더 하지요.
왜 화초를 그렇게 쉽게 죽였을까?
수피 님에 담장 밑에 있는 화분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부럽군요.
햇볕 바람 비 눈 등의 자연상태로 재배하는 식물이기에 무척이나 싱싱하겠군요.
땡볕 무더운 날씨 때문에 이따금씩 죽어가는 식물도 있겠지만서도...
수피 님의 댓글 고맙습니다.
우아~~식물 150개 좋아요.
윤환님
늘
박식하고 유익한 글 잘 읽고
감히 댖글을 못달았어요.
그중에서 저위에 누가 댖글단것처럼
님의 베란다 화초가 늘 보고싶었어요.
절대로
못믿어서는 아니고
베란다나 옥상에서 키우는 꽃이나
채소들 크는 모습은 넘
귀엽고
그 주인의 정성이 깃들어서 구경하는걸 좋아해서요.
텃밭이나 특히 베란다에서 꽃을 피우는 정성을
너무나 잘알기 때문입니다.
저도 한때는 베란다에서 가지.방울토마도 고추등을 심어서 따먹곤 햇는데
그럴러니 베란다 창문을 열어서 바람.햇볕.공기를 주어야 하니
모기 도 들오고.
아무리 관리해도
거실에 벌레도 들오고.
특히
거름냄새등 불편함.특히 객지의 애들이 찡그러서.
그런건 다 없에고
거실에서 행운목.꽃을 키웟더니
행운목이 얼마나 꽃을 잘 피우든지 그향기에 취해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
자랑햇지요.
근데
그것도
어느날 갑자기 모든것귀찮아서
다
없에고
몇개가 베란다에서
구박받고.
제
눈치만보고
자라고 있어요.
찻아보면.
행운목 꽃사진이 어딘가에
있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