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둘째 외손녀 학교 가까운 곳으로 이사한딸~~
정리할 것이 많아서 며칠간 퇴근후엔 딸네집으로~~~
새로들인 책상 조립도 해주고 책꽂이도 정리 해주고.....
망가진 전기 콘센트며 샤워꼭지......제가 할수있는 것들도 꽤 됩니다~~
어지간히 정리도 끝나고 이틑날
딸아이가 엄마아빠 너무 애 쓰셨다며 집에서 음식 배달 시켜서 먹자고 부르네요~~~
아내는 낮에 미리 갔구요
일마치고 딸네집에 갔는데~~~~ ^^
거실에 들어서니 외손녀들 둘이 범인 연행하듯 우르르 달려들어 양쪽에서 팔장을 끼고
강제로 소파에 앉힙니다~~ ^^
식탁에서 책을 읽던 딸아이 웃으면서 하는말 ~~~ < 할아버지 큰일 나셨네~~ ! >
의아해 하는 내게 외손녀들 하는말 < 할아버지 , 할아버지~~ 할머니랑 할아버지 누가먼저 고백 했어요 ? >
< 응 ? > 무슨일 인가 싶어 아내얼굴 보니 눈을 꿈뻑꿈뻑 ~~ ^^
< 할아버지 는 할머니 처럼 오래돼서 기억 안난다고 하시지 말고 ~~ ! >
다시 아내 표정을 보니 사실을 말 했다가는 ~~~~ ^^
< 물론 할아버지가 먼저 좋아 한다고 말했지~~~ >
< 할아버지는 할머니 어디가 그렇게 좋았는데요~~~ ? >
그시절 아내의 얼굴을 생각해 냅니다 ~~~ < 그때 할머니 정말 이뻤거든 ~~ ! >
ㅎ~~ 두녀석 깔깔대며 웃어 댑니다 ~~
< 할아버지 그때 이야기좀 해주세요~~ > 요즘애들 이렇습니다 ㅎ
기억나는 그시절 뜨거웠던 여름날의 추억하나~~
장래를 약속한뒤 서울 직장으로 가버린 아내를 보지 못하면 죽을것 같아 어떻게 어떻게
서울로 올라 가게되고...... 마포 대흥동의 열명도 채 안되는 공장...... 밤늦도록 일을해도
한달월급 육천원~~
그래도 정말 좋았습니다 둘째 , 네쩨 일요일 쉬는날 이면 그사람을 만날수 있었거든요~~
덕수궁 돌담길도 걸어보고 고궁에도 가고 영화도 보고......
돌이켜 보면 참 꿈같았던 시절.....
한번은 아내가 남산구경을 시켜준다 하더라구요~~ ㅎ
남산으로 오르는 넓고 긴 계단..... 그시절 남녀의 만남이 대부분 그랬듯 나는 대여섯 계단 앞에서 오르고......
한참을 오르다가 이상하다 싶어 뒤돌아 보니 저만큼 아래에서 그사람이 고개는 숙이고 두주먹을 꼭 쥐고
서 있습니다 가만히~~ 웬일인가 싶어 달려 내려가서 < 왜 그래요 ? 어디 아파요 ? >
한참을 가만히 있던 아내가 나를 올려다 보며 쏘아 붙입니다 ~~ ^^
< 다른사람들 올라 가는거 안보여요 ~~ ? 힘들어 죽겠구만 손도 안잡아 주고 ~~ >
더위에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그사람 ~~ 그말에 둘러보니 정말 함께 오르는 젊은 사람들
대부분 손을 잡고 오르 더라구요~~
그때가 서로 약속한지 1년이 조금 못되었을 때인데 처음 손을 잡았더니 좋기는 하더라구요~~ ^^
손녀들이 거실바닥에 데굴데굴 구릅니다 ^^
큰 외손녀 하는말 < 아~~ ! 할아버지가 순진 하셔서 결혼까지 하신거네~~ >
< 당신은 쓸데없는 얘기를 애들한테 하고 그래~~ ! >
< ,자 ! 오늘은 여기까지 ~ ! 더하면 할아버지 할머니 한테 혼나~~ >
아들이 열 여섯살때 수학여행 가서 씨앗으로 사온 문주란이
꽃을 피웠습니다 올해도~~~
첫댓글 그 때
그렇게 인연되서
착한님이랑 다복한 가정 잘 이루셔서
인생 성공하셨습니다
처음이 어려웠지 그 다음 만날때 부터는
꼭 손잡고 다녔습니다 ^^
조선시대 연애담 같네요.
약속하고도 사계절이 지나고 나서야 손을 잡으셨다니.
믿기진 않지만 믿어드릴게요.ㅎ
제가좀 맹한구석이 있었습니다
요즘도 가끔 그시절 이야기하며 아내는 말합니다
ㅡ 당신 그때 정말 모자라는 사람 같았어~~~ ^^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손녀들이 할머니를 한참동안 괴롭혔다고 하더라구요 ^^
그때 아내의 나이가 지금 큰외손녀 나이였습니다 ^^
@효현 시작을 했으니 이젠 만나면 손녀들이 후속 이야기를 채근할것 같습니다 ^^
언젠가 제가 이야기 했듯이 사실은 먼저 좋아한다 말한것은 아내 였습니다만 ㅎ
아내의 자존심을 지켜 주어야 겠기에 제가먼저 고백했다 말 했습니다 ^^
집에와서 아내가 , < 당신 그래도 눈치는 있으셔~~~ >
잘했다는 이야기 겠지요 ?
저랑 같은 연배인데
너무 순진 하셨네요
꼬들빠구님~~~
처음 손 잡을때 하늘이 노랗게 보이는건 필수겠지요? ㅎㅎ
^^ 하늘이 노랗던 것은 기억에 없구요~~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던것은 기억에 있습니다 ^^
ㅎ~~ 실제의 제 나이는 조금더 많습니다 골드훅님 ~~~ !
제가 보기엔
여기 삶방에서 제일 행복한 분인 듯 싶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옛날에 사 온 화초를 지금껏 가꾸신 성품은 본받을 수 없는 거의 위대함입니다.
고맙습니다 도깨비 불님 !
깐마늘 같은 씨앗 열개를 아들이 제주공항에서 할머니가 파시는것을 사왔다는데
열개중 한개만 싹을 틔우더라구요
벌써 삼십년도 더 되었네요
아들이 군에 있을때는 아내가 아침저녁으로 잎을 닦아내며 아들생각으로 눈물짓던........
해마다 기특하게도 꽃을 잘 피웁니다
은은한 향이 얼마나 좋은지 한포기 만으로도 아침이면 온집안에 향이 가득 하답니다~~~
ㅎㅎㅎ
참 다복한 가정입니다.
처음 만나는 고들빼기님 글..
참으로 맑고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가을이 오면 님 !
더위에 건강 하십시요
하하하~~~
참 다복(多福)한 가정(家庭)입니다.
정겨움이 그득하네요.
정말이지, 고들빼기님 사모님과 더불어
행복미소(幸福微笑) 함께 하시라고
힘차게 3번쨰 추천(推薦)드립니다.
사진감상도 참 좋네요., ^&^
고맙습니다 삼족오님 !
삼족오 님 이시야 말로 사모님 바라기 시지요 ^^
저게 문주란 꽃!
보기 드문 꽃 아닌가요?
제주에 가면 자생지도 있던데
육지에서는 화초로들 키우지요~~~
한 달에 육천원 월급의 그 시절이
그래도 지금보다는 물가가 덜 비싸고
살만 했던 같습니다
문주란이란 꽃이 희얀하게 생겼네요
나름 멋있어요
ㅎ~~ 그날 남산 아래서 하드를 오십원씩 주고 두개사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
육천원 중에서 얼마는 적금도 넣고 그랬던 생각이 나네요~~~
문주란꽃은 보기보다는 향이참 좋습니다
추억은 아름답습니다.
문주란꽃 처음 봐요.
정말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절대로 거름을 주면 안된다는 야생화 문주란을
아내가 몇해전 친구에게 얻었다는 비료를 아주소량 주었다는데
거의 죽음까지 갔었습니다
뽑아서 보니 뿌리도 거의다 썩고 잎은다 타버리고~~
아들이 가져온 것이라서 아내가 제일 아끼는 화초 거든요
어쩔쭐 모르는 아내를 달래놓고 시골에 사는 지인에게 가져가서
밭 한쪽에 심어놓고 그늘막도 만들어 놓고....
꼭 살려야 한다고 부탁하고 또 부탁하고~~~ ^^
석달만에 살아나긴 했는데 당시 제 팔뚝만 하던 문주란이 칼자루 만 해졌습니다~~ ^^
다시 우리집에 가져 왔을때 아내가 얼마나 좋아 하던지요 ^^
아름다운 문주란 처럼이나 고운 추억입니다.
그 때는 정말 순수 했습니다.
제가 이십 대 무렵 데이트 했던 모 공대생 과는 손도 잡아 보지 못했었던 추억이 제게도 있습니다. ^^~
요즘 젊은이 들은 이해 못할겁니다
그냥 지켜주고 싶었던.......우리들의 마음을 요~~~
꽃도 청초하여라~ 고들님의 청춘시절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허접한 연애소설 저리 가라입니다
너무도 순수하고 가난한 연애 가난한 청춘들 그래도 사랑의 감정 만큼은 로미오 줄리엣 못지 않고 가난도 그 사랑을 갈라 놓지 못한 .. 잘읽었어요 두 분 사랑 얘기 손자들 보다 저희들이 더 재미지게 들었다요~^^
더벅머리 시골촌놈이 거의 매일 주고받는 편지 만으로는
그리움을 어쩔수 없어 무직정 서울로 갔습니다
일주일씩 돌아가며 밥당번을 해야하고 작업 환경도 참 열악한 공장 이었지만
그사람 가까이 있고 2주마다 만날수 있어서 더 바랄것이 없었지요~~~~ ^^
네 순진한 사랑 입니다.
고맙습니다 자연이다 2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