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김경욱 단편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이 비판하는 인간의 속물근성
민병식
김경욱(1971 - ) 작가는 광주광역시 출생으로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아웃사이더'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단편 '장국영이 죽었다고?'로 한국일보문학상을 그외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작가소개 - 네이버 발췌)
주인공이 스물아홉 번째 면접시험장에서 만난 중년 남성 면접관들을 보며 옛 여자 친구들의 아버지들과 만남을 회상한다. 면접 질문은 이렇다.
“만약 성전환수술을 받는다면 맨 먼저 뭘 하고 싶습니까?”
"여자가 된다면 말씀이십니까?"
'별 거지 같은 면접관의 질문에도 주인공은 "여자가
되어서도 이 회사에 지원할 겁니다”라고 답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딱하다는 눈빛과 값싼 동정의 기색 뿐 바로 다음 면접자에게로 넘어간다.'
-본문 중에서
세 번째 여자 친구의 아버지가 떠오른 것도 바로 이 질문을 들었을 때다.
여자친구 들의 아버지들의 직업은 다양했다. 별명이 '살모사'였던 수학 선생, 또, 직업군인도 있었다. 면접관의 질문을 듣고 떠올린 세번째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젠틀하고 다정한 영어를 섞어쓰는 분이셨다. 여자 친구의 집에서 여자 친구와 은밀한시간을 보내던 중 동남아 골프 여행을 떠나 내일이나 귀국한다던 여자 친구의 아버지가 갑작스레 집에 돌아와 그녀의 아버지와 갑작스럽게 맞닥뜨리게 되고, 뜻밖에 시작된 그와의 술 대작 과정에서 주인공은 여자 친구의 아버지에게 추행을 당한다.
면접을 본 날 여자친구를 찾아간 남자는 그날의 다른 이야기와 마주하게 되는데 여자친구가 싫다는데도 범했다는 것이다. 술에 취했다고 해도 아무리 서로 알 것 다 아는 사이라고 해도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주인공은 설마하면서 자신이 그런 일을 했다고 생각하려하지 않는다. 술에 취했는데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있는데라고 하며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고 있다.
주인공을 성추행한 아버지나 성희롱식의 면접질문을 한 중년의 심사위원 들이나 여자친구에거 원치않는 성관계를 해놓고 심사위원들의 무례를 욕하는 주인공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 작품은 남은 더럽고 자신은 깨끗하다는 속물근성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내로남불을 지적하며 남의 눈에 티는 남의 허물을 보기 전에 나부터 똑바로 보라고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주문하고 있다. 나의 부족함은 없는지 스스로를 엄격하게 들여다보기 요즘 시대를 살면서 꼭 필요한 명제다.